새로운 오독이 거리를 메웠다

이수명 · Po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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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동네의 신간 시집 시리즈인 문학동네시인선이 어느덧 150번째 시집을 눈앞에 두고 있는 가운데 출범하게 된 문학동네의 구간 시집 시리즈인 문학동네포에지는 복간의 기저를 비단 문학동네에 적을 두었던 시집만을 필두로 하지 않는다. 문학동네포에지는 시간을 거슬러 찬찬히 행하는 시로의 이 뒤로 걷기를 통해 파묻혀 있을 수밖에 없었던 시집을 발굴하고, 숨어 있기 좋았던 시집을 골라내며, 책장 밖으로 떨어져 있던 시집을 집어 서가에 다시 꽂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음으로써 한국 시사를 관통함에 있어 필요충분조건이 되는 시의 독본들을 여러분들에게 친절히 제공한다. 언제나 가장 낯선 목소리, 한결같이 시의 최전방에 복무하는 시인 이수명의 첫 시집 『새로운 오독이 거리를 메웠다』가 문학동네포에지로 새롭게 출간되었다. 1994년 『작가세계』를 통해 등단한 시인은 지난 26년간 7권의 시집을 펴냈다. 결코 적지 않은 숫자다. 시인이면서 평론가, 연구가이기도 한 그가 시를 향해, 시로부터 밀고 나아가기를 그치지 않은 단단한 자취다. “오늘날의 한국시에서 가장 완강하게 독자적인 길”(신형철)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분명한 개성”(이혜원) “단어 하나, 문장 하나가 미지의 세계에 발을 내딛는 자의 첫발”(박상수). 이수명을 일컫는 말들은 그저 수식이 아니라 우리 문학의 빛나는 선봉, 그곳에서도 탈피를 거듭하며 끊임없이 갱신되는 첨단을 향한 찬탄일 것이다. 그 첫머리, 극지로 향할 부단한 여정의 효시인 이 시집 『새로운 오독이 거리를 메웠다』를 다시 펴낸다.

"우리가 사랑한 마법의 공간"

35주년 기념 재개봉, 극장에서 다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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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랑한 마법의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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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of Contents

시인의 말 개정판 시인의 말 제1부 슬픔 / 천장이 낮아진다 / 내게 남은 하늘 / 전화 / 마을 / 파업 / 나를 따라 들어온 의자들 / 새벽 세시 / 강 / 뚫린 지붕 / 밤길 / 봄 / 나는 너무 오래 살았다 / 늦은 아침 / 봄이 가는 비 / 세밑 / 화물차 / 한 예각 속으로 제2부 우리는 이제 충분히 / 생의 다른 가지 / 너의 노래 / 슬퍼하지 말아라 / 생활 / 아스팔트 / 문을 열고 / 십 년 후 / 깨어진 화병 / 너의 집을 쳐들어라 / 토요일 오후 / 너럭바위 / 마주잡은 손이 / 길 건너 유리창 / 소도시 / 창 / 그 배는 조난신호를 보내오지 않았다 / 몇 해가 지나고 제3부 탈출기 / 계단 / 이듬해의 이듬해 / 시간을 미는 일만 남았다 / 새벽안개 / 구름 / 당신의 뼈는 휘어져버렸다 / 날마다 더 멀리 / 1990년대 / 가시 / 네가 알지 못하는 곳에 / 여행 / 이력서 / 뒷모습 / 어떤 관습 / 초상

Description

■ 문학동네포에지를 시작하며 “어떤 시집이 빠져 있는 한, 우리의 시는 충분해질 수 없다.”-문학동네 복간 시집 시리즈 문학동네포에지를 시작하며 1. 2020년 11월 문학동네 복간 시집 시리즈인 문학동네포에지를 시작합니다. 1차분 열 권을 우선으로 선보입니다. 문학동네는 일찌감치 이 작업을 시도한 바 있습니다. 1996년 11월 ‘포에지 2000’ 시리즈의 펴냄 아래 황동규, 마종기, 강은교의 청년기 시집들을 복간하며 그 명맥을 이어나가던 바 있습니다. “예민한 감성과 날카로운 직관으로 시대의 혼돈과 상처를 노래했던 젊은 영혼의 생생한 울림이 담긴 추억의 명시들을 독자 앞에 다시금 제시함으로써 빛나는 시의 정수를 확인하고자” 하려 함이라는 취지의 글이 떠오르는데, 그때로부터 근 24년이 흘렀습니다. 그 정신은 온전히 두고 그 매무새를 새로이 다지는 과정 가운데 문학동네포에지의 첫 행보를 내딛기까지 시간이 오래 좀 더디 걸린 것도 사실입니다. “옛 시집을 복간하는 일은 한국 시문학사의 역동성이 현시되는 장을 여는 일이 되기도 할 것”이다, 우리 스스로 선언한 책임과 의무의 말이 실은 얼마나 큰 무게인지 모르지 않은 까닭입니다. 시라는 무한과 시집이라는 열림을 끌어안으려는 데 있어 한껏 오므라들었다 힘껏 펼칠 줄 아는 시리즈라는 줄자, 이를 가능케 하는 힘은 아무려나 사랑에 있음을 이제는 깨닫고 온전히 그 순정에 기대어 용기를 낼 수도 있게 되었습니다. 2. 문학동네의 신간 시집 시리즈인 문학동네시인선이 어느덧 150번째 시집을 눈앞에 두고 있는 가운데 출범하게 된 문학동네의 구간 시집 시리즈인 문학동네포에지는 복간의 기저를 비단 문학동네에 적을 두었던 시집만을 필두로 하지 않는다는 점을 특징으로 합니다. 반드시는 아니더라도 이왕이면 읽어둬도 참 좋으련만, 이런저런 사정으로 오랜 시간 서점에서 찾아보기 힘들었던 시집들이 우리에게는 꽤 있었습니다. 문학동네포에지는 시간을 거슬러 찬찬히 행하는 시로의 이 뒤로 걷기를 통해 파묻혀 있을 수밖에 없었던 시집을 발굴하고, 숨어 있기 좋았던 시집을 골라내며, 책장 밖으로 떨어져 있던 시집을 집어 서가에 다시 꽂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음으로써 한국 시사를 관통함에 있어 필요충분조건이 되는 시의 독본들을 여러분들에게 친절히 제공해드릴 참입니다. 출발의 본거지는 제각각 달랐으나 도착의 안식처는 모두 한데로, 문학동네포에지 안에서 유연성 다해 섞이고 개연성 있게 엮인 가운데 한 차에 열 권씩 펼쳐질 시의 병풍은 저마다 다양한 개성으로 저마다 독특한 양식으로 저마다 특별한 사유로 시리즈라는 줄자에서 보다 큼지막한 테두리로 우리를 시라는 리듬 속에 재미 속에 미침 속에 한껏 춤추게 할 것입니다. 특히나 귀하디귀하다 싶은 것이 시인들의 첫 시집임을 알아 그 최전방에 첫 시집들을 앞서 배치한 것인데 김언희, 김사인, 이수명, 성석제, 성미정, 함민복, 진수미, 박정대, 유형진, 박상수 시인에 이어 출간될 2차분 역시 김옥영, 이문재, 염명순, 안도현, 정은숙, 조연호, 김민정, 최갑수, 이영주, 이현승 시인의 첫 시집임에, 복간에 있어 첫 시집을 앞서 염두에 둔다는 원칙 역시 말씀드리는 바입니다. 3. 문학동네포에지는 문학동네시인선과 책 사이즈가 같습니다. 세상의 시계와는 완연히 다른 시의 시간 속에 이 두 시리즈가 맘껏 뒤섞이는 난장 속에 시집 시리즈의 건강함을 기대하였고, 맘껏 뒤섞이는 자연 속에 시집 시리즈의 무구함을 기약한 것도 애초의 기획 의도 중 하나이기도 했습니다. 표지 디자인의 중심을 컬러에 놓은 것도 둘의 공통점입니다. 문학동네시인선이 핀 꽃이거나 필 꽃이라 할 때 문학동네포에지는 꽃이 있다 떨어진 꽃자리이거나 꽃 없이 진 꽃을 기억하는 등산로 앞 의자라 할 적에 그 컬러의 생겨먹음이 필시 달라야 할 것이라는 짐작이 내내 따라붙었습니다. 힘을 빼고 또 뺐습니다. 등을 펴고 또 폈습니다. 그렇게 비우고 그렇게 꼿꼿해지는 과정 속에 문학동네포에지는 파스텔톤의 열 가지 컬러와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해설이 따로 실리지 않는 시집 시리즈, 추천사도 따로 박히지 않는 시집 시리즈, 시인의 약력과 시인의 자서와 시인의 시로만 꿰는 시집 시리즈, 시인의 시 가운데 미리 보기로 어떠한가 싶어 고른 한 편의 시를 책 뒷면에 새기는 일로 시집의 단장을 마치고 시집의 장단을 맞춘 시집 시리즈, 이에는 색보다는 물의 수위가 높아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한 차에 열 권씩 출간하려는 작정은 예의 과정에서 비롯한 작정이기도 합니다. 4. 구석구석 모자람도 클 것입니다. 걸음마에 넘어짐은 자석 근처의 철심 같은 것, 하여 많은 분들이 넘어질 적마다 넘어졌구나 가리키시고 가르쳐주셔야 오랫동안 지치지 않고 씩씩하게 걸어나갈 수 있음을 압니다. 모쪼록 새롭게 시작하는 문학동네포에지를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그저 사랑으로 지켜봐주시면 여한이 없을 성싶습니다. “사랑이란 죽은 이도 거의 소생시킬 수 있는 것”이란 에밀리 디킨슨의 시에 힘입어 “사랑이란 죽은 시집도 거의 소생시킬 수 있는 것”이란 우리만의 변주로 그이가 부추긴 ‘사랑의 함대’를 비유 삼아 오늘 이렇게 문학동네포에지라는 배를 물위에 띄워보는 바입니다. ■ 편집자의 책소개 언제나 가장 낯선 목소리, 한결같이 시의 최전방에 복무하는 시인 이수명의 첫 시집 『새로운 오독이 거리를 메웠다』가 문학동네포에지로 새롭게 출간되었다. 1994년 『작가세계』를 통해 등단한 시인은 지난 26년간 7권의 시집을 펴냈다. 결코 적지 않은 숫자다. 시인이면서 평론가, 연구가이기도 한 그가 시를 향해, 시로부터 밀고 나아가기를 그치지 않은 단단한 자취다. “오늘날의 한국시에서 가장 완강하게 독자적인 길”(신형철)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분명한 개성”(이혜원) “단어 하나, 문장 하나가 미지의 세계에 발을 내딛는 자의 첫발”(박상수). 이수명을 일컫는 말들은 그저 수식이 아니라 우리 문학의 빛나는 선봉, 그곳에서도 탈피를 거듭하며 끊임없이 갱신되는 첨단을 향한 찬탄일 것이다. 그 첫머리, 극지로 향할 부단한 여정의 효시인 이 시집 『새로운 오독이 거리를 메웠다』를 다시 펴낸다. 네가 알지 못하는 곳에 있는 너는 1994년 등단한 시인의 이 첫 시집은 이듬해인 1995년 출간되었다. 이토록 빨리 시집을 묶을 수 있었던 것은 등단 이전에 쓴 시들이 적지 않게 포함된 덕이다. 황현산 평론가가 시집 초판에 부쳐 “자신의 방법과 주제를 확고히 지니고 나타났다”고 평했던 이유이기도 할 터다. 때로 주체의 자리를 옮겨가거나 대상의 가까이로 한 발 다가서기도 하며 그의 시 또한 외양을 달리하지만, 시가 향하는 방향만큼은 오래전 출발로부터 완고하게 변치 않았다. 제12회 현대시작품상 심사평에서 조강석 평론가 또한 “이미 완주된 길을 하나 내었고 그 길 위에 많은 후배 시인들이 운동하고 있”다 힘주었으니, 시인은 이미 그 시작에서 길을 내었고, 기어이 그 길의 끝까지 나아갔으며, 그럼에도 여전히 길의 너머가 있음을 믿는다. 무구한 미지의 세계로 한 걸음 더 내딛겠다는 그 부절함으로 시인은 간다. 이 시집을 통해 진정한 의미에서 이수명의 시원(始元), 결코 낡지 않는 첫 장을 만나볼 수 있으리라. 언제나 나를 떠나게 하는 삶 오늘 시의 독자들에게 이수명 읽기는 그 자체로 지적 고양을 일으키는 일이다. 흔히 ‘난해하다’ 일컬어지는 세간의 평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짐작하기 어려운 것은 시에 숨겨진 속내가 아니라 앞으로 얼마나 더 나아갈 수 있을지 가늠조차 어려운 그 투명함이다. 정작 그의 시는 무엇도 숨기고 있지 않다. 언어는 모든 것을 드러냈고, 시는 그 함의가 아니라 ‘표면’에서 이루어진다. 시가 비밀을 숨겨둔 갱도라는 편견을 안고서 시의 속으로 들어가려는 노력은 이 시들의 ‘주름 없는’ 표면에서 자꾸만 걸음을 미끄러트린다. 위로받고 싶은 사람이 생길 때 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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