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깨어져도, 깨어진 채로 살아갈 수 있다”
문 안쪽에 웅크리고 있는
우리가 모르는 청년 존재에 대한 또렷한 시선
『웅크린 마음이 방 안에 있다』는 상처 입은 마음을 안고 방 안에 숨어 든 우리 사회 고립·은둔 청년들을 조명하는 책이다. 은둔형 외톨이 전문가, 상담심리학자 김혜원 교수가 다양한 청년·청소년 문제를 상담해온 25년여의 시간, 그중에서도 고립·은둔 청년을 집중적으로 만나고 연구해온 10년의 경험과 통찰을 담아 내놓는 ‘청년 보고서’이다. 저자는 상담자로서, 연구자로서 고립·은둔 청년들을 만나며 ‘사회 부적응자’라는 세간의 낙인 너머, 오해 속에 조용히 웅크린 청년 개개인의 구체적인 모습을 펼쳐 보인다. 고립·은둔 청년들을 만드는 사회 구조적 문제를 짚어내고, 이들을 도울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한다. 증오 범죄가 일어날 때마다 ‘은둔형 외톨이의 일탈’로 간단히 진단하는 사회에서 고립·은둔 청년들은 오해와 자극을 피해 방 안으로 더 깊숙이 몸을 숨긴다. 최소 10만 명, 최대 50~60만 명. 방 안에 있는 ‘은톨이’는 어떤 존재일까? 있지만 없는 존재들, 보편 바깥에 있는 청년들은 닫힌 문 안에서 어떤 시간을 보낼까?
‘대학에 다니지 않는 청년들은 뭘 할까?’라는 질문을 시작으로 학교 밖, 사회 밖 청년들의 삶을 살펴보게 되었다는 김혜원 교수는 이 책에서 사회가 부여하는 당위적 잣대에 맞지 않는 청년들의 존재를 확인하고 그들에게 이름을 붙여주고 싶었다고 이야기한다. 모르는 것, 모르는 존재를 이해하기보다는 위험한 것으로 여기고 낙인찍는 사회에서 고립·은둔 청년들의 찬란한 청춘은 빛나기도 전에 바래고 만다. 저자는 저마다 다양한 이유로 고립되고 은둔한 이들의 실제 이야기를 통해 이런 사회의 통념을 반박한다.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히키코모리’, 즉 은둔형 외톨이들은 청년들에게 시도하고 실패해볼 기회를 주지 않는 사회에서 마음의 힘을 잃은 이들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저자는 이런 청년들에게 “우리는 깨어져도, 깨어진 채로 살아갈 수 있다.”라는 위로의 말을 전한다. 우리는 무엇이 되지 않아도 되는, 있는 그대로 괜찮은 사람이며, 네가 방 안으로 들어간 것은 ‘나답게’ 살고 싶은 간절한 마음 때문이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은둔형 외톨이 문제를 특수하고 희소한 것으로 보던 기존의 인식을 넘어, 은톨이들 역시 우리 곁의 한 사람임을 이야기하고 싶다고 저자는 말한다.
“시도하고, 실수하고, 실패할 수 있는 기회를 청년들에게 넉넉히 제공하는 것.
‘그럴 수 있음, 그래도 됨, 그렇게 해도 손가락질 받지 않음’이
이들을 얼마나 자유롭게 하고 건강하게 할지 상상해본다.”
이 책에서 저자는 회복하거나, 그러지 못한 청년들, 그들을 바라보는 부모와 주변 사람들, 이들을 지원하는 조력자들의 이야기를 한데 엮는다. 사회적 편견 속에 위기에 빠진 고립·은둔 청년들과 가족의 실제 사례를 전해 청년 개개인에게 구체성을 부여하고, 연구와 실례에 기반해 문제에 대한 정확한 접근법과 해결책을 제시한다. 그러면서 고립․은둔 청년들에 대한 사회적 인식 전환을 촉구한다.
『웅크린 마음이 방 안에 있다』는 오해 속에 조용히 자리 잡은 은둔형 외톨이 청년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 사회의 여러 존재를 열린 눈으로 바라보기를 자극하는 책이다.
“방 안에 갇힌 청년들이 자신만의 속도로 세상과 연결될 수 있도록,
우리의 믿음 위에 내디뎌지는 ‘한 걸음’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는 책.”
-김태련(사단법인 아이코리아 이사장, 이화여대 명예교수, 심리학 박사)
“한국에서 은둔형 외톨이를 가장 많이 만나온 저자의 책.
고립·은둔 청년 문제의 해답이 되어줄 모두의 지침서.”
-백희정(광주광역시은둔형외톨이지원센터 센터장)
“긴 은둔의 시간을 지나 만난 이 책은
스마트폰과 전자사전이 없던 시절 우리가 의지했던 사전 같다.”
-유승규(은둔형 외톨이 지원 단체 ‘안무서운회사’ 대표)
상처 입고 안으로 물러난 학교 밖, 사회 밖 청년들
닫힌 문 너머, 오해 속에 조용히 자리 잡은 ‘은톨이’들은 누구일까
‘사회적 시계’의 끊임없는 째깍임 속에서
강해지기도 전에 무너진 청년들 이야기
그리고 그들에게 전하는 ‘나다움’의 위로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 알콜 중독과 약물 중독으로 인한 사망인 절망사(deaths of despair)가 늘고 있다는 시대, 정도는 다르지만 청년들은 저마다 마음의 병을 앓는다. 더 잘살고, 더 잘되어야 한다는 세상의 기대를 떠안고 휘청이고 자책에 빠지거나, 삶의 과제들이 벅차게 느껴져 회피하거나, 불현듯 찾아오는 우울감과 의욕 저하를 경험하고 위축되기도 한다. 그리고 스트레스가 큰 경우 은둔형 외톨이가 되어 모든 문제와 사회적 자극을 피해 방 안에 숨기도 한다. 진학, 취업, 결혼, 승진, 노후 준비… 나이마다 주어지는 과제가 있는 한국 사회에서, 뒤처지지 말라고 압박하며 우리를 재촉하는 이 사회적 시계(Social Clock)는 청년들이 시도하고 실수하고 실패하면서 자신만의 다채로울 경험을 쌓아갈 기회를 가로막는다. 경험을 통해 나를 알고, 나다운 모습대로 스스로를 펼쳐보기도 전에 ‘나는 틀렸다, 부족하다’라고 자책하며 방 안으로 숨어 들게 만든다. 그렇게 최소 10만여 명, 많게는 최대 50~60만 명의 청년들이 지금 문 안의 세상에서 작게 숨을 쉬며 살아가고 있다.
『웅크린 마음이 방 안에 있다』에서 저자 김혜원 교수는 ‘마음먹은 대로 뭐든 할 수 있는 빛나는 청춘’이라는 2030 청년들에 대한 고정된 이미지 너머, 학교에도, 사회에도 속하지 않은 청년들, 상처 받은 마음을 안고 방 안에 머물러 있는 우리 사회 고립·은둔 청년들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상담심리학자로서 저자는 ‘은톨이’, 즉 일반에는 은둔형 외톨이라는 표현이 흔히 알려져 있지만 공식적으로 고립·은둔 청년이라 불리는 이들과 그 가족을 만나고, 연구자로서 이들을 살핀 경험과 통찰을 펼쳐 우리 사회 ‘청년’의 다른 모습을 독자에게 전한다.
내가 나대로도 괜찮다는 것을 믿지 못하는 이들
은둔형 외톨이, 즉 고립·은둔 청년들은 이렇게 말한다. “나에게 맞는 것이 뭔지 모르겠다.”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잘 모르겠다.” “내가 누군지 모르겠다.” 저자는 고립·은둔 청년들을 두고 “누구보다 자신의 색깔을 찾아 나답게 살고 싶었던 사람들”이라고 말한다. 경제적 어려움, 학교폭력, 가족 관계의 위기, 기대했던 성취의 실패 등 고립·은둔을 야기하는 여러 가지 원인들이 있지만, 이 모든 요인을 통합하면 결국 그 자신 그대로, ‘나다운’ 모습으로 세상에 수용되지 못한 경험이 쌓인 탓이라는 것이다. 은톨이들에게는 고립·은둔 전에는 조용하고 순응적이었고, 비교적 자기 욕구를 잘 드러내지 못하는 편이었다는 평이 따른다. 위험하고, 폭력적이고, 무서운 사람들이라는 인식과는 달리, 이들은 다른 사람들과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는 나 자신을 드러내기를 어려워한다. 은톨이들은 나 자신이 세상에서 환영받을 만한 사람인지를 거듭 고민하며 자기주장을 미루고 또 미루다가 침잠한 이들이다.
“이들은 ‘내 생각과 다르다. 나는 하고 싶지 않다.’를 말하기 어려워한다. … 자신이 상대에게 맞추지 않으면 대인 관계에서 문제가 생길까 두려운 것이다. 좀 더 깊이 들어가 보면, 결국 나의 특성(생각, 감정, 취향, 바람 등)이 별로 내세울 만하지 않고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에 타인들에게 주장할 만하지 못하다는 지점과 연결된다. 즉, 자신에 대한 자신 없음, 나다움에 대한 불신임과 불수용이 그 안에 있는 경우가 많다.” (45쪽)
다만 좀 더 여렸던 사람들
그리고 어쩌면 나를 포기하지 말아달라는 메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