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이 간질간질

강병융 · Novel
22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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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베니아의 수도 류블랴나 대학교에서 한국문학을 가르치는 소설가 강병융의 네 번째 장편소설. 를 낸 지 꼭 1년 만에 작가는 전작과는 너무도 다른 느낌의 사랑스러운 성장 판타지를 들고 돌아왔다. <손가락이 간질간질>은 평범한 열아홉 살 고교 야구 구원투수 '유아이'의 이야기다. 어느 날, 아이의 가운뎃손가락 끝에 물컹한 콩알 같은 것이 잡히더니 눈이 생긴다. 눈이 세 개가 되어버린 아이는 이 사실을 주변에 어떻게 알려야 하나 고민한다. 작가는 '손가락 눈'이라는 독특한 상상에 인간적인 유머를 더해 '차이'와 '다름', 그리고 '용기'에 대해 말한다. 본문에서 등장하는 '언니네 이발관'의 노랫말은 소설에 온기를 더해주며, 표지에서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듯이 소설의 끝에서 밝혀지는 주인공 유아이의 비밀은 이 책의 주제의식을 심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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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of Contents

1부 01.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02. 브라더, 시스터 그리고 백이 03. 코 막힌 자들의 도시 04. 닭발을 시켰어요 05. 손가락의 끝 06. 보여주고 싶었어요 07. BE의 옆구리 08. 놀라지 않았어요 2부 09. 1회 초 무사 10. 사람들이 봤어요 11. 복도의 끝 12. 붕 뜨게 했어요 13. 기막힌 자들의 도시 14. 시스터도 닭발을 사 왔어요 15. 세상 밖으로 16. 이상하지 않았어요 에필로그 1 에필로그 2 ‘작가의 말’ 대신 ‘작가가 받을 편지’

Description

“손가락에 눈이 생겼을 때는 어떤 병원에 가야 할까?” 슬로베니아에 사는 소설가가 보내온 사랑스러운 퀴어 성장 판타지 슬로베니아의 수도 류블랴나 대학교에서 한국문학을 가르치는 소설가 강병융의 네 번째 장편소설 《손가락이 간질간질》이 출간되었다. 희대의 ‘복붙소설’이자 ‘이명박 전 대통령 저격 소설집’인 《여러분, 이거 다 거짓말인 거 아시죠?》를 낸 지 꼭 1년 만에 작가는 전작과는 너무도 다른 느낌의 사랑스러운 성장 판타지를 들고 돌아왔다. 《손가락이 간질간질》은 평범한 열아홉 살 고교 야구 구원투수 ‘유아이’의 이야기다. 어느 날, 아이의 가운뎃손가락 끝에 물컹한 콩알 같은 것이 잡히더니 눈이 생긴다. 눈이 세 개가 되어버린 아이는 이 사실을 주변에 어떻게 알려야 하나 고민한다. 작가는 ‘손가락 눈’이라는 독특한 상상에 인간적인 유머를 더해 ‘차이’와 ‘다름’, 그리고 ‘용기’에 대해 말한다. 본문에서 등장하는 ‘언니네 이발관’의 노랫말은 소설에 온기를 더해주며, 표지에서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듯이 소설의 끝에서 밝혀지는 주인공 유아이의 비밀은 이 책의 주제의식을 심화한다. 《손가락이 간질간질》은 누구나 마음 편히 웃으며 볼 수 있는 소설이자, 소설을 읽는 모두의 마음을 순수하고 따뜻하게 바꿔줄 ‘착한 소설’이다. “당신의 몸 어딘가에도 세 번째 눈이 있나요?” 웃기고, 다정하고, 뻔하지 않은 성장소설 9회 말 2사 만루, 1점 차 벼랑 끝 승부 앞에 아이가 서 있다. 그런데 아이가 마지막 공을 던지려는 순간, 손가락 끝이 살짝 간지럽다. 아이는 이를 악물고 가려움을 참으며 경기를 끝낼 마지막 공을 던진다. 주 무기이자 결정구인, 투심 패스트볼. 하지만, 공은 아이의 생각과는 다르게 한없이 느린 속도로 회전 하나 없이 홈플레이트로 날아간다. 그래도 다행히 평소와 똑같은 투구 폼에서 날아오는 어이없는 직구에 상대 타자의 배트가 돌아간다. 그렇게 경기는 종료되고, 아이의 학교가 우승하고, 아이는 최우수 선수상을 받는다. 하지만 손가락은 우승 인터뷰 중에도 간지럽고, 우승이 끝나고도 계속해서 간지럽다. 무엇보다 우승을 했건 말건 손가락만 간지러울 뿐 아이를 둘러싼 세상은 하나도 달라지지 않는다. 그리고 어느 날, 이젠 좀 쉬고 싶다고 생각하는 아이의 손가락 끝엔 작고 귀엽고 콩알만 한 세 번째 눈이 생겨버린다. 그럼 이제 변신이 끝났으니, 소설에선 본격적으로 손가락에 눈이 생긴 아이의 파란만장한 이야기가 펼쳐질까? 하지만 정작 소설의 주인공이자 고교 야구 최고의 투수인 아이는 손가락에 눈이 생기자마자 야구를 그만둔다. 공을 힘껏 쥐고 던져야 할 왼손 가운뎃손가락에 다른 것도 아닌 눈이 생겨버렸기 때문이다. 그리고, 누구에게 말해야 할지도 어느 병원에 가야 할지도 몰라 학교를 빼먹은 채 그저 동네를 돌며 방황하고야 만다. 《손가락이 간질간질》은 손가락에 눈이 생겨 특별한 사람이 되는 주인공의 성장 이야기가 아니다. 손가락에 눈이 생겼다는 이유만으로, 별 노력 없이도 보통 사람보다 나은 사람이 되는 이야기가 결코 아니다. 작가는 그저 다른 것은 틀린 것이 아니고, 그냥 다른 것이라고 말할 뿐이다. 웃기고, 다정하고, 기발하고, 따뜻한 목소리로 넌 보통 사람이지만 사실 넌 늘 너다웠기에 원래 특별하기도 해, 그렇지만 그걸 받아들이는 건 결코 간단하지 않다고 말할 뿐이다. 간단한 걸 받아들이는 건 결코 간단하지 않으니까. 손가락에 생긴 세 번째 눈을 감추지도 부끄러워하지도 않고 세상 밖으로 당당하게 내미는 아이를 통해, 그리고 아이의 주변 사람들을 통해 우리는 어제와 오늘,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물러나지 않는 사람들을 응원하게 된다. 당신의 몸 어딘가에 세 번째 눈이 있더라도, 코가 없거나 엉덩이에 돼지 꼬리가 달렸더라도, 아침만 되면 갑충으로 변하게 되더라도 그게 우리가 틀렸다는 이유는 될 수 없다고. ‘나쁜 놈’들이 등장하지 않는 ‘좋은 용기’만 주는 착한 소설 나쁜 놈들이 등장하지 않는 소설도 있을까? 나쁜 놈들을 물리치지 않아도 우린 성장할 수 있는 걸까? 《손가락이 간질간질》에는 나쁜 놈들이 등장하지 않는다. 작가의 소설적 모토가 ‘나쁜 놈들은 멀리, 좋은 사람들은 가까이’라도 되는 것처럼 주인공 아이의 주변 인물들은 모두 ‘대단히’ 착하다. 굳이 나쁜 쪽으로 찾아보려 해도 아이에게 시련을 주는 건 손가락에 생긴 (심지어 사람도 아닌) 세 번째 눈 ‘핑거 아이’ 정도다. 아이의 남자 형제인 무뚝뚝한 ‘브라더’와 브라더의 아내이자 엄마처럼 다정하게 아이를 챙겨주는 ‘시스터’, 아이의 소꿉친구이자 첫사랑인 ‘백이’, 고등학교 때는 ‘앙마’들에게 괴롭힘을 당했지만 지금은 포르투갈어를 전공하는 씩씩한 친구 ‘WILL’, 더러운 유머를 즐기는 속 깊은 아이의 야구부 ‘감독’, 방송에 출연해서 만나게 되는 ‘가수 겸 배우인 소녀’와 ‘최고의 엠시’ 모두 아이를 아끼는 좋은 사람들이다. 소설을 읽고 있으면 이들 모두가 아이의 가족인 것처럼 느껴진다. 그들에게서 우린 낙담과 자학이 아닌 기묘한 희망과 다정한 믿음을 믿게 된다. 《손가락이 간질간질》이 건네는 건 올해 우리가 받게 될 첫 번째 간질간질한 ‘용기’일 것이다. 한 번도 숨기지 않지만, 한 번도 고려되지 않는 유쾌한 퀴어 로맨스 소설의 정체성 《손가락이 간질간질》에서 ‘아이’는 소설 내내 ‘백이’를 너무너무 보고 싶어 한다. ‘아이’는 자본 없는 애정은 존재할 수 없는 세상에서, 그래서 쉴 틈이 없는 세계에서 애정과 우정으로 ‘백이’를 좋아하지만, 정작 ‘백이’는 사회적 시선 속에 숨어 사랑과 우정 사이의 애매한 감정을 감추기만 한다. 그리고 소설의 끝에서 아이의 세 번째 눈 ‘핑거 아이’를 통해 둘은 서로가 온전히 같은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퀴어 소설은 하나의 장르가 되어가고 있다. 물론, 《손가락이 간질간질》이 퀴어 소설이라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여느 퀴어 로맨스 소설이 그렇듯 어려운 상황, 극복해야 할 장애물에 직면했을 때 사랑은 더 깊어진다는 점에서는 비슷하다. ‘아이’와 ‘백이’는 ‘손가락 눈’이라는 특이한 소재를 통해 갈등하며 성장하지만, 사실 ‘핑거 아이’는 둘이 겪게 되는 성(性)장통의 커다란 비유일지도 모른다. 책을 읽으면서 단 한 번도 ‘아이’의 성별에 대해서 의심하지 않았다면, 왜 의심하지 않았는지에 대해서 곰곰이 생각해볼 만하다. 실제로 ‘아이’는 소설에서 자신의 성별을 단 한 번도 감추지 않으니까. 《손가락이 간질간질》이 유쾌한 퀴어 로맨스 성장소설이 될 수 있다면 그건 아마 다 ‘아이’와 ‘백이’ 덕분일 것이다. 우리는 ‘아이’와 ‘백이’에게 배운다. 자신의 정체성과 자신이 누굴 사랑하는지는 절대 감출 수 없다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