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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그프리드 기디온은 탁월한 건축비평가이자 역사가였다. 그의 사후에 출판된 이 마지막 작품에서는, 서양건축(Western architecture)에서 위대하다고 생각하는 시기에서의 3가지 공간개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첫 번째 공간개념은 이집트와 메소포타미아 등 고대문명에서 발생하여, 그리스 사원과 그들이 군집한 공간 디자인을 통해 지속되었는데, 공간 속의 볼륨(volume), 볼륨과 볼륨사이의 상호작용이 중요하였다. 기디온의 두 번째 공간개념은 내부공간의 발전을 의미하는데, 로마에서 만들어져 매우 번성하고, 고딕 대성당에서 더욱 발전하였으며, 19세기 후반의 건축에서도 연속·확장되어 나타난다. 세 번째 공간개념은 20세기에 나타났는데, 첫 번째와 두 번째 공간개념이 융합되어 공간을 발산하는 볼륨들의 힘, 내·외부 공간의 조각적 형태와 상호관계가 중요하였다. 하나의 개념이 다른 개념과 연결되는 것이 전이현상(轉移現狀 : the phenomena of transition)이다. 첫 번째와 두 번째 공간개념 사이의 전이(轉移)는 원형(圓形)을 통해 나타났고, 몰타(Malta) 사원과 토로스 무덤(tholos tomb)·고분(tumuli)에서 그 예를 찾아 볼 수 있다. 저자가 선언한 세 번째 공간개념의 원천을 찾기 위해서는 근대 건축물의 근본 원리를 살펴봐야 한다. 건축가들이 공간적 형태를 부여하기 이전에 발전되고 시험되었던 새로운 구조적 가능성들은, 특히 철과 강철로 대표되는 새로운 건축재료의 생산과 사용으로 실현되었고, 이를 통해 세 번째 공간개념이 가능할 수 있었다. 이 책은 『영원한 현재(The Eternal Present)』 Ⅱ권의 결말부분에서 언급했던 건축의 세 가지 공간개념에 대해 다루고 있다. 첫 번째 공간개념은 최초의 고대문명인 이집트와 메소포타미아에서 발생하여 그리스까지 지속되었다. 그리스 건축은 첫 번째 공간개념의 최종 단계를 전형적으로 보여주며, 동시에 개인을 강조하는 새로운 유럽 민주주의 생활양식을 구체화시켰다. 두 번째 공간개념은 로마에서 구체화되어 전 유럽으로 퍼져나갔고, 르네상스와 바로크 시대에 그 기본 개념들이 재발견 되었다. 그러나 역사라는 것은 직접적으로 되풀이 되거나 단순히 지속(continuation)되는 것은 아니다. 이방적인(barbarian) 배경에서 싹튼 중세는 그리스·로마의 사상과는 뚜렷한 대조를 이루었고, 고딕성당은 많은 비판에도 불구하고 낭만주의자(Romantics)들과 그 이후 19세기 후반의 엔지니어 건축가들에 의해 재발견되었다. 세 번째 공간개념은 이제 막 시작되었고, 그 개념이 어느 방향으로 전개될지는 아무도 장담하지 못한다. 『공간·시간·건축(Space, Time and Architecture)』에서 언급했던 것과 같이, 그 개념은 이성과 감성을 재결합하였다가 19세기에 다시 분리되는 준비단계를 거쳐, 그 다음 단계에서는 현대 삶에서 발생했던 변화에 대한 날카로운 인식을 통해 사회의 집단적 영역과 개인적 영역 사이의 필수적인 구분을 발생시키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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