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한국의 역사학은 대한민국의 건국을 전후로 성장해왔고, 그동안 투자된 것에 비해 엄청난 성과를 거두었다. 따라서 다양한 분야의 괄목할 만한 성과가 역사교육에 반영되어 새로운 지평을 열어야 할 텐데, 실상은 그것과 거리가 있어 보인다. 현재 역사학의 성장에 비하면 우리 역사교육의 시점은 과거의 성과에 머물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제 외국을 모범으로 삼던 관점에서 탈피하여 한국에서 이루어진 역사학의 성과를 선별하고 정선하여 후학들에게 전달해야 할 것이다. 이 책은 이런 취지에 동감한 연구자들이 자신의 분야에서 이루어진 성과를 집약하고 역사교육의 콘텐츠 선정을 위한 기준을 제시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특히 역사교육의 장에서 분투하는 현장교사들에게 시사점을 주고, 교육과정과 준거를 정하고 그에 입각하여 교과서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을 기대한다. ● 주요 내용 1장_ 서양 고대사와 중세사 연구의 성과와 역사교육의 문제를 다룬다. 이 시기의 교과서 서술에 상당한 오류가 있고 이를 지적하는 논고들이 있지만 잘 시정되지 않는 문제점이 있음을 지적하며, 특히 학설이 어긋나는 경우 자율에 맡겨두는 것이 정당한가의 의문을 제기한다. 또한 교과서 집필자 대부분이 전문적인 논문이나 성과를 잘 반영하지 않는다는 점을 읽을 수 있다. 2장_ 서양 근대와 현대의 역사연구의 성과를 집약한다. 이 시기의 역사연구는 서양중심주의 탈피나 문화적 다양성 확보를 위한 추세 등 비약적인 연구성과를 보여주고 있는데 역사교육은 이런 변화를 이해하고 따라가하며, 또한 교과서 내용의 망라주의는 개선되어야 하고 외국처럼 현장의 교사들의 저술 활동이 필요함을 역설한다. 3장_ 동양 고대사와 중세사의 연구성과에 비추어 교과서를 분석한다. 새로운 사료가 발굴되어도 교과서에 달라진 사실이나 개념이 잘 반영되지 않고 옛것만을 답습하고 있는데 이는 역사에 대해 시대착오적이거나 잘못된 이해를 가져올 위험이 있다. 또한 탄력 있는 집필 기준의 작성과 교과서 편집의 다양성을 통해 지금의 역사학계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연구주제와 결과가 역사교육에 반영되어야 한다. 4장_ 정복왕조를 중심으로 동양 근세의 연구성과를 집약하고 중학교 역사과 교육과정과 교과서를 분석한다. ‘서양 중심―중국 부중심’의 서술 패러다임을 극복하고 교류사와 비교사를 중심으로 학계의 새로운 시각과 사회의 요구를 반영하려는 그동안의 노력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지만, 이러한 시각에서 이루어진 국내학계의 연구성과가 교과서 서술에도 미흡할 정도로 부족하다는 문제를 제기한다. 아울러 외국학계의 성과를 수용하는 경우 다양한 주체의 입장에서 다각적인 비판이 전제되어야 한다. 5장_ 한국의 국사교육과정을 초·중·고등 교육과정별로 분석하고 있다. 그동안 교과서 검토에서 소홀히 하였던 초등 과정을 소개하고 중학교와 고등학교의 교육과정을 비교하면서 국사교육의 체계를 제시한다. 이어서 한국고대사 연구의 성과를 분석하였는데, 특히 국가의 성격 문제, 그리고 중세사회와 국가의 형성에 초점을 두고 있다. 6장_ 교과서의 고려사 내용과 기준안을 검토하면서 기존의 이해와는 다른 두 가지의 관점을 제시하였다. 하나는 한국사의 서술이 민족주의적인 관점에 경도된 결과 이해체계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고 국제적인 관계에 대한 인식도 같이 제시될 필요를 보여주고 있다. 또 하나는 수십 년 전 통사체계의 서술이 나온 후 이를 대신하는 것이 없는 점 등, 그동안 역사학계가 자기 전공시대에 천착한 부작용으로 시대와 시대를 연결하는 설명이 부족했음을 지적한다. 7장_ 해방 이후의 연구성과를 크게 세 시기로 나누고, 시기별로 역사교과서에 그와 같은 성과가 어떻게 반영되었는가를 분석하고 있다. 21세기 들어선 한국사교육의 위기는 이제껏 유지되어 온 패러다임에 대한 도전과 계열성을 상실한 교과서의 편성 문제에서 발견된다. 그만큼 조선시대에 대한 역사인식이 한국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큼을 의미하지만, 제대로 되지 않은 사관이 초래할 역사왜곡의 위험도 감지하고 있는 것이다. 8장_ 근현대사의 쟁점과 주제를 나누고 이에 따라서 성과를 소개하고 교과서를 분석한다. 한국근현대사 연구는 외적으로는 성장하였지만 두 가지 문제점이 있는데, 하나는 아직 연구가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이다. 해외의 연구에 우리가 많이 의존하는 것은 이런 이념적 억압에서 비롯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또 하나는 교과서의 내용선정인데, 자세한 내용이 학생의 입장이나 필요에 부합하는지 등 서술수준의 문제는 교과서 집필자들이 언제나 따져보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