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궐로 떠나는 힐링여행 : 창경궁

이향우 · Humanities
33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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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궐로 떠나는 힐링여행> 경복궁, 창덕궁에 이어 조선의 세 번째 궁궐 창경궁 이야기다. 창덕궁과 담으로 이웃해 있어 동궐로 불리는 창경궁은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동물원으로 전락하고 궁궐의 존엄을 유린당했던 아픈 역사의 기억을 가지고 있다. 일제에 의해 많은 전각들이 헐려 나가 남아 있는 전각들이 얼마 되지 않지만, 다른 궁들에 비해 왕실 가족들의 삶이 진하게 배어 있는 곳이다. 숙종과 장희빈의 사랑과 비극적 이별에 대한 이야기, 또 아들을 뒤주 속에 가두어 죽일 수밖에 없었던 잔혹한 아버지 영조와 아비를 잃은 정조의 슬픔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이들 부자의 참담한 비극을 몸으로 겪고 살아남아 한 맺힌 기록을 남긴 혜경궁 홍씨의 이야기 등이 사라진 전각들을 대신해서 그 자리에 심은 나무숲 사이로 전해진다. 저자의 발길을 따라가다 보면 비록 보이지는 않지만 수많은 이야기들이 전하는 소리를 듣게 된다. 저자는 남아 있는 전각들의 가치와 의의를 되짚어가며 실록과 기록 등을 찾아 작은 동궐의 많은 이야기들을, 보이지 않지만 속삭이는 이야기들을 환기시면서 창경궁의 새로운 이면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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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of Contents

추천의 말 : 마음의 삼각대를 세우고 ‘창경궁앓이’를 하다 저자의 말 : 또 하나의 작은 동궐, 창경궁을 그리다 1. 창경궁 가는 길 2. 작은 동궐에 들어서다 3. 옥천교를 건너다 4. 명정전, 기품 있는 정전 5. 명정전 뒤편으로 돌아가다 6. 함인정, 사계의 아름다움을 읊다 7. 문정전 남쪽 숲길을 걷다 8. 환경전과 경춘전에서 생활하다 9. 통명전과 양화당, 왕비의 공간 10. 영춘헌과 집복헌, 정조와 사도세자 11. 자경전 터 산책로를 걷다 12. 춘당지 물길을 따라 걷다 부록 : 창경궁 십경 / 창경궁 행사 일정 / 조선왕조 가계도 / 창경궁 연표

Description

일제강점기 36년 동안 우리의 궁궐은 파괴와 상처의 시간을 견디어냈다. 이제 메마른 감성을 치유해주는 공간으로 우리에게 궁궐은 힐링이다. 동시에 궁궐도 자신의 상처와 역사를 들려줌으로써 힐링이 필요하다. 이 책은 ‘궁궐로 떠나는 힐링여행 경복궁’, ‘창덕궁’에 이어 조선의 세 번째 궁궐 ‘창경궁’ 이야기다. 창덕궁과 담으로 이웃해 있어 동궐(東闕)로 불리는 창경궁은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동물원으로 전락하고 궁궐의 존엄을 유린당했던 아픈 역사의 기억을 가지고 있다. 일제에 의해 많은 전각들이 헐려 나가 남아 있는 전각들이 얼마 되지 않지만, 다른 궁들에 비해 왕실 가족들의 삶이 진하게 배어 있는 곳이다. 숙종과 장희빈의 사랑과 비극적 이별에 대한 이야기, 또 아들을 뒤주 속에 가두어 죽일 수밖에 없었던 잔혹한 아버지 영조와 아비를 잃은 정조의 슬픔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이들 부자의 참담한 비극을 몸으로 겪고 살아남아 한 맺힌 기록을 남긴 혜경궁 홍씨의 이야기 등이 사라진 전각들을 대신해서 그 자리에 심은 나무숲 사이로 전해진다. 저자의 발길을 따라가다 보면 비록 보이지는 않지만 수많은 이야기들이 전하는 소리를 듣게 된다. 저자는 남아 있는 전각들의 가치와 의의를 되짚어가며 실록과 기록 등을 찾아 작은 동궐의 많은 이야기들을, 보이지 않지만 속삭이는 이야기들을 환기시면서 창경궁의 새로운 이면을 보여주고 있다. 한 장 한 장 책장을 넘기면서 묻어나는 창경궁의 아름다움은 독자들에게 ‘창경궁앓이’의 감동을 주기에 충분한 책이다. 1. 창경원에서 창경궁으로 이름을 찾기까지 창경궁은 성종 때 세 분의 대비, 즉 할머니 정희왕후(세조의 비), 어머니 소혜왕후(인수대비), 작은어머니 안순왕후(예종의 비)를 모시기 위해 지어진 궁궐이었다. 창덕궁의 부족한 기능을 보완하여 여성의 공간인 내전 영역을 강화한 궁궐로서, 창덕궁과 담장으로 분리되어 있지만 창덕궁과 연결되어 있어 동궐로 불렸다. 임진왜란 때 완전히 소실되었다가 인조반정으로 일부를 수리하여 왕실의 생활공간으로 사용하였지만, 일제강점기인 1909년 창경궁은 일제의 치밀한 계획하에 파괴되기 시작하여 박물관, 동물원, 식물원 건물이 지어지면서 ‘창경원’으로 일반에 공개되었고, 또한 1912년 율곡로를 개설하여 창경원과 종묘를 단절시킨 후 궁 안에 사쿠라 나무를 수천 그루 심었다. 1945년 해방이 되었으나 1950년 6․25전쟁으로 또다시 황폐화되면서 각종 놀이기구가 설치되기에 이른다. 동물원과 식물원에 더하여 밤 벚꽃놀이, 춘당지에서의 뱃놀이로 유명해지면서 최고의 유원지가 되었다. 1983년에야 복원공사에 들어가 일반 공개를 중단하고 ‘창경궁’이라는 이름을 되찾았으며, 1986년 비로소 문정전과 명정전 행각 등 일부 전각을 복원하여 일반에게 공개하였다. 2. 한 그루 나무는 알고 있다! 창경궁의 정문은 홍화문이다. 홍화문 남쪽으로 선인문이 있다. 홍화문은 왕이 거둥할 때 사용하던 문이라고 한다면, 관원들이 궐내각사에 출입할 때 주로 이용하던 문이 선인문이다. 늘 열려 있어서 가장 분주하게 사용하던 문이라고 한다. 이 선인문 안쪽에 오래된 한 그루 회화나무가 있고, 그 앞에 금천이 흐른다. 바로 이곳에서 영조의 아들 사도세자가 뒤주에 갇혀 죽었다고 전해진다. 영조 38년(1762) 윤5월 13일, 영조는 문정전에 거둥하여 세자를 폐하고 자결할 것을 명하고, 윤5월 찌는 듯한 더위 속에 물 한 모금 먹지 못하고 좁은 뒤주에 갇힌 사도세자는 그로부터 9일 만에 28세로 한 많은 일생을 마감하게 된다. 비정한 아버지는 아들이 들어가 갇힌 뒤주에 손수 망치질을 하고 물 한 모금도 줄 수 없게 지키도록 했다. 아들이 죽자 ‘사도’라는 시호를 내렸고, ‘사도세자 묘지문’을 직접 지었다. 영조와 사도세자의 비극은 거슬러 올라가면 장희빈이라는 여인의 비극적 운명과 얽혀 있다. 남편인 사도세자의 참변에 대한 기박한 운명을 회상하며 써내려간 혜경궁 홍씨의 《한중록》에 보면, 사도세자가 천성을 잃고 어긋나게 된 것은 모두 경종의 궁첩과 환관에게 맡겨 키우게 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영조는 즉위 과정에서 경종의 독살설에 대한 의혹에 시달렸는데, 결국 이는 사도세자를 죽음으로 몰고 가게 한 빌미가 되어 임오화변을 일으켰다. 경종의 생모가 바로 희빈 장씨이며, 영조의 생모인 숙빈 최씨의 밀고로 장희빈이 죽음에 이르렀으니 경종과 영조, 희빈 장씨와 숙빈 최씨의 악연은 사도세자에게, 또 그의 아들 정조에게까지 그 상처를 남겼다. 숙종을 사이에 두고 치열한 라이벌 관계였던 인현왕후와 장희빈의 이야기는 역사 드라마에서 가장 드라마틱하게 다루어지는 소재이다. 숙종 15년(1689) 인현왕후를 폐출한 후 숙종은 장희빈을 왕비로 삼았는데, 이는 궁녀 출신 후궁이 국모의 자리에 오른 조선 역사상 최초의 사건이었다. 숙종 16년(1690) 장희빈은 정식으로 왕비가 되었고, 그녀의 아들은 왕세자로 책봉되어 후에 경종으로 즉위하였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조선 최후의 신데렐라는 바로 숙빈 최씨에게 돌아갔다. 조선 최장수 집권 왕이 숙빈 최씨의 아들 영조가 아닌가. 숙빈 최씨는 장희빈이 저주굿을 하여 인현왕후를 죽게 했다고 발고하였고, 숙종은 총애하던 희빈 장씨에게 자진을 명하여 장희빈은 자결로 삶을 끝냈다. 화려했지만 쓸쓸하게 삶을 마감한 장희빈의 상(喪)이 선인문으로 나갔고, 한참의 세월이 흘러 그 길 어딘가에 사도세자의 뒤주가 놓였는데, 오래된 회화나무만이 남아 그들의 명멸하는 삶은 지켜보았으리라. 지금은 나무만 우거져서 경관 좋은 숲을 이루고 있는 문정전 남쪽 숲길 어딘가에 장희빈의 처소였던 취선당이 있었다고 한다. 전각은 사라져 아무것도 보이지 않지만 치열한 삶을 살았던 한 여인의 슬픈 이야기가 이곳 창경궁에서 애잔하게 전해진다. 3. ‘창경궁앓이’를 하며 창경궁을 그리다 창경궁을 산책하며 저자의 발길을 따라가다 보면 창경궁 곳곳에 숨어 있는 아름다운 장소들과 만나게 된다. 홍화문을 들어서면 작은 돌다리 아래로 명당수가 흐르는데, 바로 창경궁의 금천인 옥천교이다. 옥천교는 창경궁이 건립될 무렵인 성종 14년(1483)으로 500여 년의 세월의 흔적을 간직하고 있다. 또한 경복궁의 영제교와 창덕궁의 금천교에 물길이 끊어져 있다면, 옥천교는 남쪽의 청계천으로 물길이 계속해서 흐르고 있다. 매화와 살구나무 꽃이 피는 봄이면 화려한 장관을 펼치며 감동을 자아낸다. 홍화문에서 옥천교를 거쳐 명정문에 이르는 길은 조선의 궁궐 중 가장 아름다운 동선으로 알려져 있다. 명정문을 지나면 명정전으로 이어지는데, 명정전은 현존하는 조선시대 궁궐 중 가장 오래된 전각이다. 명정전 뒤편의 익랑과 천랑이 만들어내는 독특한 구조가 눈에 띄고, 한쪽에 조촐하지만 단아한 분위기의 숭문당을 만나게 되는데, 이곳은 왕이 성균관 유생들을 접견하며 경연을 펼친 학문의 장소다. 빈양문을 들어서면 텅 빈 공간에 함인정이 우뚝 서 있고, 함인정 마루에 앉아서 시 한 수 읊고 가는 여유를 가져도 좋겠다. 환경전, 경춘전, 통명전, 양화당으로 이어지는 내전 영역은 궁궐에서 평생을 살아야 하는 여성들을 위해 진달래, 생강나무, 매화, 철쭉, 개나리, 앵두나무 등으로 화계를 조성해 사계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했다. 정조가 어머니 혜경궁 홍씨를 위해 효심으로 지었다는 자경전은 그 터만 전해지지만 언덕 위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창경궁 전경이 한눈에 들어오고, 춘당지 산책로로 이어진다. 책에는 우리가 익히 알던 창경궁이 이렇게 아름다운 궁궐이었는지 새롭게 느끼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