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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of Contents

들어가며 1 그곳, 파라다이스 새와 나비의 천국 원시의 소리 간결하고 실용적인 피진어 천연자원의 보고 아라비카 커피향이 가득한 곳 원시의 먹거리 양고기 예찬 시뻘건 입 만병통치약 환상의 섬, 마누스 그 섬에 가고 싶다 화산의 도시, 라바울 남태평양 최고봉, 윌헬름 산을 오르다 2 21세기의 원시문명 식인종이 사는 나라? 화이트만 하겐 '강에' 원톡 빌롱 유미 국가도 못 건드리는 원톡 시간이 필요없는 세상 신부 사오기 에이즈와 상구마 피엔지 걸 떼강도, 라스콜 토고바 마을사람들 어이없는 고속도로 통행료 거짓말이 습관인 사람들 생존을 위한 보복 남양군도의 위령제 악어 부족의 성인식 트로비안드 섬의 성풍속 지진해일 참사 촬영기 10년 내전이 끝나던 날 도전지구탐험대 3 남태평양의 '또라이' 또라이 정신 파푸아뉴기니 하겐 한인회 씽씽 축제와 사물놀이 한국사람 만나지 마세요 피엔지 여자와 사는 법 무서운 말라리아 건맨 금요 야외극장 약발 자원봉사 동네 간이시장 집주인 헤다 내 친구 가와이 족장 중의 족장 자식 덕 도가니탕과 갈비 불효 마치며

Description

남태평양의 낯선 천국에서 배운 또 다른 삶 ‘두려움을 모르는’ 자만이 파라다이스를 발견한다 유복한 가정에서 유년 시절과 청년기를 보냈다. 그러나 가세가 기울었고 하던 사업도 어려워져 새로운 기회를 찾아 외국으로 눈을 돌렸다. 여기까지는 소위 ‘58년 개띠’ 세대에게는 그렇게 낯선 이야기가 아니다. 그런데 새로운 기회의 땅으로 점찍은 곳이 남태평양 파푸아뉴기니라면 이야기는 상당히 독특해진다. 58년 개띠인 저자 황영구는 17년 전 이 지구상 어디쯤에 위치하는지 아는 사람도 별로 없던 그야말로 미지의 땅으로 아내와 유치원생 아들, 초등학생 딸을 데리고 과감하게 이주했다. 모두 미쳤다고 했다. 그러나 그가 발견한 파푸아뉴기니는 껌껌한 원시림 속에 식인종 같은 원주민들만이 득시글대는 무섭기만 한 곳이 아니었다. 그곳은 현대와 원시가 공존하는 기회의 땅이었다. 워낙 겁이 없고 모험심과 호기심이 왕성한 자타 공인 ‘또라이’ 황영구는 17년을 파푸아뉴기니에서 건설사업을 하며 원주민들과 더불어 살았다. 그동안 그는 만나는 사람들로부터 숱한 질문을 받았다. “파푸아뉴기니가 어디 있는 거예요?” “거기서 뭐 하고 살아요?” “살 만한 곳인가요?” 이런 질문들에 대한 답이 바로 이 책이다. 저자는 TV 속 이색 세상이 아닌 파푸아뉴기니를 터전으로 삼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생한 이야기와 모습을 있는 그대로 전한다. 국가보다 센 부족 파푸아뉴기니에도 국민들의 선출에 의해 구성되는 국회가 있고, 중앙 정부가 있고, 수상이 있지만 사실상 파푸아뉴기니는 부족국가다. 869종의 각기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900여 부족들은 파푸아뉴기니가 현대 산업국가로 발돋움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다. 영어와 독일어 등을 그들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바꾼 피진어(파푸아뉴기니의 공용어)로 ‘원톡,’ 즉 같은 언어를 쓰는 사람들의 집단인 부족은 국가도 건드리지 못하는 존재다. 그렇기 때문에 파푸아뉴기니에서 사업을 하려면 국가의 허가는 물론 부족의 허가도 받아야 한다. 그러나 이들 부족의 허가는 현대 비즈니스의 논리를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일관성을 담보하지 못한다는 것이 문제다. 파푸아뉴기니에서 사업을 하는 데 비용이 많이 드는 것에는 부실한 교통망과 함께 이런 부족들의 문제도 한몫한다. 부족 때문에 생기는 또 한 가지 문제가 바로 떼강도 ‘라스콜’이다. 원래는 부족끼리의 전쟁 때 선두에서는 용사들의 집단이었는데 부족 간의 전쟁이 줄어들면서 강도단으로 변한 것이다. 경찰력이 미칠 수 없는 부족의 보호 아래 있는 이들은 파푸아뉴기니의 치안에 최대의 골칫거리다. ‘기회의 땅’에서 그러나 파푸아뉴기니에는 라스콜이나 국가의 권위를 무력하게 만드는 부족의 힘 앞에서도 빛이 바래지 않는 강렬한 매력이 있다. 그것은 바로 아름다운 풍광과 풍부한 천연자원이다. 에메랄드빛 바다에 야자나무가 시원스럽게 뻗은 해변. 남태평양의 전형적인 파라다이스. 파푸아뉴기니는 바로 그런 곳이다. 비옥한 화산 토양 덕에 무엇을 심어도 쑥쑥 잘 크는 곳. 원시의 정글이 제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곳. 온갖 아름다운 새와 나비와 꽃 들이 사람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곳. 파푸아뉴기니의 자연은 천국 그 자체다. 파푸아뉴기니는 또 세계 최대의 구리 생산국일 뿐 아니라, 금, 은, 니켈, 철, 목재, 팜오일은 물론 수산자원까지 풍부한 그야말로 천연자원의 보고다. 특히 원유와 가스의 매장량은 엄청나다. 자원 확보에 국가의 생존이 걸린 오늘날 파푸아뉴기니는 그야말로 기회의 땅인 것이다. 이미 호주를 선두로 미국, 중국, 일본이 파푸아뉴기니에 공을 들이고 있다. 파푸아뉴기니의 잘 알려지지 않은 또 하나의 보물은 바로 유기농 커피다. 파푸아뉴기니는 적도 열대의 고산지방에서만 난다는 아라비카 커피의 몇 안되는 주요 생산지 중 하나로 커피는 파푸아뉴기니의 중요한 수출 품목이자 고산지방 부족들의 주요 수입원이다. 이웃사촌 원주민들의 따뜻한 정 그러나 저자에게 파푸아뉴기니가 천국인 이유는 따로 있다. 그것은 바로 파푸아뉴기니의 순박한 사람들이다. 가족들이 오기 전 홀로 외롭게 지낼 때 매일 밤 늦게까지 함께 지내주고, 다른 부족에게 협박당할 때 함께 싸워주고, 몸이 아플 때 별로 넉넉지도 않은 먹을 것을 싸들고 와 기꺼이 나누어주었던 사람들은 다름 아닌 이웃사촌 원주민들이었다. 팍팍한 건설 현장에서 그를 반갑게 맞아준 원주민 아이들, 새총으로 박쥐를 잡아 간식으로 먹을 정도로 궁하지만 아무리 먹고 싶은 사탕이 눈앞에 있어도 줄 때까지는 달라고 할 줄 모르는 순박한 그 아이들도 그에겐 따뜻한 모닥불 같은 존재였다. 연착을 밥 먹듯 하는 비행기나 점심시간 후에는 아예 업무를 하지 않아 하루에 한 가지 이상의 일처리를 불가능하게 만들어버리는 관공서 때문에 뒷골이 뻣뻣해질 정도로 열을 받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하지만 버스가 2~3시간 늦어도 짜증 내지 않으며 버스를 타고는 마냥 즐거워하는 그들, 1년 내내 여름이어서 나이를 모르는 그들에게서 시간이 필요없는 세상의 여유로움을 배울 수 있었다. 17년간 사업을 일으키고, 한인회를 만들고, 초기 한국인 이민자들의 해결사 역할을 하는 동시에 맡기면 절대 ‘불방’ 없는 KBS 코디로 이름을 떨치며 저자 황영구는 파푸아뉴기니에 그가 가진 애정과 땀을 아낌없이 쏟았다. 그가 도왔던 일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일제시대에 징용 당해 파푸아뉴기니에서 죽은 4천여 명의 한국인들을 위해 위령제를 지냈던 일이다. 당시 이곳에 끌려왔던 한국인들은 4천4백여 명 정도 되는데 그중 살아 돌아간 사람은 3백여 명에 지나지 않는다. 이제 그는 한국에 돌아와 파푸아뉴기니를, 남태평양을 알리기 위해 다시 한번 ‘또라이 정신’을 벼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