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고난 성, 만들어진 성



이 책은 성 담론사에 한 획을 그었던 어느 쌍둥이의 관한 진실이다. 1967년 캐나다에서 일란성 쌍둥이의 형인 브루스는 생후 8개월이 되던 어느 날 포경수술 중에 의료 사고로 페니스를 잃는다. 그 아이의 앞날을 걱정하던 부모는 성전환 전문가인 존 머니 박사의 권유로 아이를 성전환시켜 여자로 키운다. 그날부터 아기는 브루스가 아닌 브렌다로 살아가게 된다. 이 케이스는 일란성 쌍둥이의 한쪽이 계속 남자로 성장한 반면, 한쪽은 순전히 환경과 교육에 의해 여자로 성장하게 되었다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많은 사회학자, 페미니스트들은 이 케이스를 들며, 'nature'냐, 'nurture'냐 하는 해묵은 논쟁에서 'nurture'가 승리하였음을 선언하였다. 즉, 남성과 여성은 타고나는 게 아니라 어떤 성으로 길러지느냐에 따라 바뀔 수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가 된 것이다. 또한 시술을 한 존 머니 박사는 성전환에 대한 자신의 가설을 입증함으로써 그 명예를 드높였다. 그러나... 십몇 년이 지난 후 이 실험은 완전한 실패로 드러났다. 성정체성의 혼란으로 괴로워하던 브렌다는 열네살 되던 해에 자신이 남자로 태어났다는 사실과 의료사고로 페니스를 잃고 여자로 성전환 수술을 받게 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바로 남자로 되돌아가기를 결심한다. 이후 브렌다는 데이비드로 이름을 바꾼 뒤 페니스 재건 수술을 받고, 제인 폰테인이라는 여성과 결혼하여 현재까지 살고 있다. 데이비드가 브렌다였을 때, 그는 자신이 여자가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주위에서는 끊임없이 여성성을 강요했다. 이런 정신적 공황 속에서 데이비드는 사고로 페니스를 잃은 육체적 고통보다도 스스로가 느끼는 정체성대로 살지 못하는 정신적 고통이 더 컸다고 고백한다. 이런 점에서 이 책은 단순히 '성은 어떻게 결정되는가'에 관한 천성 결정론이나 환경 결정론에 관한 논쟁에서 벗어나, 한 인간이 자신의 육체적 정신적 상처를 극복하면서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과 '강요받지 않은 선택의 중요성'을 감동적인 다큐멘터리를 통해 우리에게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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