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소설가는 첫 문장을 쓰기 위해 밤을 지새우고,
독자는 첫 문장을 읽는 순간, 밤잠을 설친다!
"138명의 소설가, 460여 편 한국 소설의
첫 문장을 만나다 !"
이상문학상, 동인문학상, 현대문학상 수상작 첫 문장도 수록!
모든 첫 문장은 별이다 !
김연수는 《스무 살》에서 '열심히 무슨 일을 하든, 아무 일도 하지 않든 스무 살은 곧 지나간다'는 첫 문장으로 스무 살의 나이에 의미를 부여하며 소설을 시작한다. 현기영은 《소설가는 늙지 않는다》에서 '노년은 슬그머니 도둑처럼 갑자기 온다'는 첫 문장으로 인생의 무게를 전한다.
김애란은 《칼자국》의 첫 문장 '어머니의 칼끝에는 평생 누군가를 거둬 먹인 사람의 무심함이 서려 있다'에서 어머니의 그 무심한 칼끝을 상상하게 만든다. 이문열은 《레테의 연가》첫 문장 '나는 내일이면 한 남자의 아내가 된다. 그 남자는 건강하고 쾌활하고, 아마는 성실하다'에서 독자로 하여금 그 남자가 궁금하도록 만든다.
황석영의 《삼포(森浦) 가는 길》과 김승옥의 《무진기행(霧津紀行)》은 '영달이는 어디로 갈 것인가 궁리해 보면서 잠깐 서 있었다'와 '뻐스가 산 모퉁이를 돌아갈 때 나는 <무진 Mujin 10km>이라는 이정비(里程碑)를 보았다'는 첫 문장으로 주인공의 행선지에 독자를 불러들인다.
첫 문장을 쓰기 위해 소설가는 밤을 지새운다!
소설에서 첫 문장은 독자와 처음 만나는 첫 장면이다. 첫 문장은 책의 흐름을 좌우하는, 소설에서 가장 주목받는 문장 중 하나다. 장편에서는 도중에 끊어질 수도 있는 독자의 눈길을 끝까지 이어주는 감흥의 끈이고, 단편에서는 눈길을 떼지 않고 단숨에 끝까지 읽게 하는 흥미의 끈이다.
명작의 첫 문장은 오래도록 음미하고 싶은 '명문'인 경우가 많다. 작가의 개성과 심오한 문학세계가 첫 문장에 고스란히 담긴다. 작가는 인상 깊은 첫 문장을 남기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다. 사실 첫 문장은 소설에 처음 등장하는 문장이 아니다. 쓰고 또 쓰고, 생각하고 또 생각해서 쓴 마지막 문장이다.
소설의 첫 문장에는 감동적인 문장이 있는가 하면 기발하거나 신선한 첫 문장이 있고, 이야기 배경을 서술하는 첫 문장이 있는가 하면, 주인공을 전면에 내세우는 첫 문장도 있다. 촌철살인의 감성으로 첫 문장을 시작한 소설도 있다. 첫 문장에는 작가의 개성이 드러나고 작품마다 특색이 녹아 있다.
감명 깊게 읽었거나 오래도록 인상에 남아 있는 소설의 첫 문장은 세월이 지나도 기억하고 있는 독자가 많다. 첫 문장에 이끌려 밤잠을 설치며 소설의 끝까지 읽어 내려갔던 그 설렘의 기억은 그 시절에 대한 추억이기도 하다.
이 책은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 50인의 작품 50개의 첫 문장이 아름다운 사진과 함께 실려 있다. 작가의 대표작과 더불어 다른 작품들의 첫 문장도 실어 독자의 읽는 재미를 더했다. 또한 주요 문학상(이상문학상, 동인문학상, 현대문학상) 수상작들의 첫 문장도 소개해, 독자의 관심을 다시 한 번 한국 소설 속으로 끌어들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