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밤

Joan Didion · Self-Development/Essay
26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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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아홉 나이에 세상을 떠난 딸 퀸타나 루 던 마이클의 죽음을 다룬 회고록. 수사학적 난센스를 둘러싸고 있는 보호막을 꿰뚫어보고 요점에 도달하는 능력이 탁월한 디디온은, 딸의 죽음과 그것이 남긴 메아리들을 엄정한 시각으로 바라보고 매우 감각적으로 묘사한다. 예리하고 놀랄 만큼 솔직하게 쓴, 딸의 죽음에 관한 애가이자 상실과 노화에 대한 아름답고 고매하고 시적인 만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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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작가 존 디디온의 《푸른 밤》은 사소하게 보였던 감염으로 서른아홉 나이에 세상을 떠난 딸 퀸타나 루 던 마이클의 죽음을 다룬 회고록이다. 그녀의 죽음은 네 번의 중환자실 입원, 네 곳의 병원 그리고 20개월이라는 긴 과정 끝의 결과였다. 이 책에서 디디온은, ”수사학적 난센스를 둘러싸고 있는 보호막을 꿰뚫어보고 요점에 도달하는 능력이 탁월한“ 그녀는, 딸의 죽음과 그것이 남긴 메아리들을 엄정한 시각으로 바라보고 매우 감각적으로 묘사한다. “표면적으로 사랑하는 자식의 상실에 대해 우아하고 지적이고 정밀하게 쓴 이야기로 보이는 이 작품은 실제로는 바라보이는 심연에 대해 우아하고 지적이고 정밀하게 쓴 일별이며, 이 책은 우리에게 비극에 대한 준비는, 그것으로부터의 보호는, 따라서 위로는 불가능한 것임을 이해하고 인정하게 만든다”고 소개한 <뉴욕 타임즈>의 서평대로, 이 책은 예리하고 놀랄 만큼 솔직하게 쓴, 딸의 죽음에 관한 애가哀歌이자 상실과 노화에 대한 아름답고 고매하고 시적인 만가輓歌이다. 상실과 불안과 노화에 관한 존 디디온의 과감하고 독창적이며 경이로운 관찰. 탐방기사, 영화각본, 소설이란 3대 부문에 걸친 커리어를 구축했고 각 부문 모두에서 비범한 성공을 거둔 작가, 존 디디온. 그녀는 특히 문화의 분위기에 관한 글쓰기에서 작가들의 전형이 된 작가였다. 서른아홉 나이에 세상을 떠난 딸 퀸타나 루 던 마이클의 죽음을 다룬 이 책 《푸른 밤》의 서두에서 디디온은 책의 원제인 ‘Blue Nights’에 관해 설명한다. 하지를 전후한 몇 주간에 걸쳐 해질녘 어스름이 길고 푸르러지는 시기에, 빛 자체가 파란색으로, 한 시간쯤 지속하다가 사라질 무렵이면 더 강렬한 파란색을 발하는 푸른 밤. 디디온이 이 회고록의 제목을 ‘푸른 밤’으로 한 데는 그녀 삶에서의 강렬했던 푸른 밤이 딸의 죽음과 함께 끝났음을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 하루의 끝이 결코 오지 않을 것 같은 매혹적인 시간, 빛의 소멸의 반대인 동시에 그 경고이기도 한 시간. “그녀를 모방한 이는 많았으되 그에 필적한 이는 드물었다”는 평가를 받은, 20세기의 복잡한 세계와 숱한 정체성 위기를 섬뜩하리만치 정확한 시선으로 포착해온 존 디디온은 이 책에서도 그 철저한 시선을 놓지 않는다. 그녀는 2005년 딸의 죽음에 직면한 후, 그녀에게 남은 기억의 파편들을 짜 맞추고 죽음의 전조였을 단서들을 하나하나 되짚는다. 그리하여 표면적으로는 사랑하는 자식의 상실에 관한 이야기로 보이는 이 작품을 모성과 질병과 노화에 관한 깊은 성찰의 기록으로 직조해낸다. 수십 년 동안 작가인 남편 그레고리 던과 딸 퀸타나 루와 함께한 그녀의 삶은 그녀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매혹적이었다. 1966년 어느 날, 지인이 소개해 준 의사가 디디온과 그녀의 남편에게 입양할 만한 아기를 찾았다는 전화를 한다. “나는 느닷없이, 산타모니카의 성 요한 병원에서, 이 완벽한 아기를 건네받았다”라고 디디온은 쓰고 있다. 예쁜 아이를 입양한다는 것에 대한 기쁨, 지인들이 아이에게 선물한 수십 벌의 드레스, 주변인들이 이 아이에게 보낸 찬사에 들떠있었기에, 그 외의 소소한 사건들은 삶을 위한 자극제였고 극복 가능해 보이는 위기였을 뿐이다. 그녀는 엄마로서의 첫해를 자신의 철없음에 대한 책망으로 묘사하고 있다. 어리석음에 가까운 위험한 철없음이라고, 그녀는 지적한다. “이 시절은 새라 맨키비츠의 디너용 민튼 접시에 내기 위해 프라이드치킨을 만들고 사이공 여행에서 아름다운 여자아기에게 그늘을 만들어주기 위해 포르토 양산을 사는 것 사이의 어느 지점에선가 내가 “엄마노릇”의 주요사항들을 완수했다고 실제로 믿고 있던 날들이었다.“ 이 책에서 디디온은 회고자로서뿐만 아니라 관찰자로서의 탁월한 재능을 여실히 보여준다. 퀸타나가 7학년 때 이사했던 브렌트우드 파크 집에 관한 묘사에서는 꽃들의 싱싱하고 비옥하고 햇살 가득한 삶이 아름답게 전해진다. “자주군자란이 있었고, 나일강의 백합이 있었고, 긴 줄기에 매달려 하늘거리는 짙푸른 스타버스트가 있었다. 해질녘에만 눈높이에서 볼 수 있는 희고 작은 꽃송이들의 무리, 백접초가 있었다.” 하지만 그녀가 모든 것이 순조로웠던 그 시기를 묘사할 때조차 우리는 상실이라는 진실을 감지할 수 있다. 햇빛이 사라지면 조그만 흰 꽃들과 짙푸른 스타버스트들도 사라질 것이다. 그리고 디디온은 햇빛은 어김없이 사라진다는 것을, 푸른 밤은 언젠가 끝난다는 것을 우리에게 이해시킨다. 2003년 7월 26일, 성 요한 성당에서 진행된 퀸타나와 음악인 제리 마이클의 결혼식에 대한 묘사는 디디온의 디테일한 감각이 최고로 드러나는 지점이다. 숱 많은 머리채에 하얀 스테파노티스를 꽂은 퀸타나, 손님들을 위해 준비한 오이와 물냉이를 넣은 샌드위치, 복숭아빛 케이크, 그리고 핑크 샴페인. 디디온은 모든 것을 퀸타나의 감상적인 선택들로 준비한 그 결혼식을 생생하게 기억한다. 그러면서 말한다. “그날 암스테르담 에비뉴를 걷다가 우연히 신부파티 장면을 본 사람이 있다면 신부의 어머니는 2003년이 채 끝나기도 전에 들이닥칠 일들을 받아들일 준비가 전혀 되어있지 않음을 알 수 있었을까? 신부의 아버지는 저녁 식탁 앞에서 쓰러져 죽고, 신부는 중환자실에서 인위적 혼수상태에 빠져 인공호흡기를 통해 간신히 숨을 쉴 뿐 그날 밤을 넘기지 못할 것으로 예측되는 그런 일들을? 그것을 시작으로 이어진 여러 차례의 위기 끝에 20개월 후 결국 신부의 죽음으로 귀결된 그런 일들을?”. 《푸른 밤》을 읽다 보면 존 디디온에게는 ‘장소’가 매우 중요한 요소라는 것이 느껴진다. 그녀에게는 대표적인 두 장소가 있다. 하나는 태어나 젊음을 보낸 캘리포니아고, 다른 하나는 50대 초에 옮겨 가 30여 년을 더 활동하다 삶을 마감한 뉴욕이다. “그녀의 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건 캘리포니아에 관해 쓰고 있다면 ‘존 디디온은 읽어본 거죠?’ 하는 질문은 피할 수가 없었다”는 평가처럼, 그녀는 캘리포니아의 공기와 문화를 누구보다도 예리하게 포착하여 작품에 담아낸 작가로 유명했다. 이 책 《푸른 밤》에도 캘리포니아의 문화를 주도했던 영화계의 스타들과 감각적인 브랜드 이름들이 대거 등장하는데, 그런 세부사항들은 부모로서의 부족함, 그런 부모 밑에서 자라는 아이의 조숙함 또는 그 어떤 불안한 징후를 대변하는 요소로 읽히기도 한다. 그녀에게 뉴욕은 ‘푸른 밤’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아열대 캘리포니아에는 없고 뉴욕에는 있는 그 푸른 밤은 디디온에게는 언젠가는 끝날 것을 암시하는 삶과도 같다. 퀸타나를 ‘건네받은’ 산타모니카의 성 요한 병원이 그녀의 삶에 기쁨을 선물했다면, 퀸타나를 떠나보낸 뉴욕 병원 중환자실은 그녀에게서 삶의 희망을 앗아간 곳이다. 딸이 떠난 후 그녀에겐 미래도 더이상 의미가 없어 보인다. 이 책 《푸른 밤》은 그 공허에 부치는 깊고 감동적인 애가다. 이제 묵주의 구슬들을 만지듯 기억들을 끄집어내어 딸의 일생과 부모로서의 자신의 역할을 반추하는 디디온은 모든 부모가 직면하는 질문들과 씨름하며, 인정은 하되 수용할 수는 없는 그녀 자신의 노화를 숙고한다. 《푸른 밤》에는 너무도 많은 사람이, 너무도 많은 기억이 아기 젖니들처럼 정성스레 모아져 있어, 그것들의 부질없음을 깨닫는 일은 상실만큼이나 고통스럽게 느껴진다. “뉴욕의 계절들은, 무차별적으로 떨어지는 낙엽들과 차츰 어두워지는 날들과 푸른 밤들은 오로지 죽음을 암시한다. 내게 자식이 있었던 것도 하나의 계절이었다. 그 계절은 지나가 버렸다. 그 아이가 8트랙 테이프를 따라 나지막이 노래를 부르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 계절을 나는 아직 찾지 못했다.” 그녀는 “한 시기가 있었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시간은 지나갈 뿐이 아니라고, 디디온은 암시한다. 시간은 문자 그대로 우리를 스쳐 지나가 버리지만, 기억들은 남는다. 이제 우리에게도 디디온의 기억들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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