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수려한 수작업 일러스트를 그려내는 작가 이지혜의 첫 그림책 『사랑을 찾아서』
사랑을 찾아 여정을 떠나는 ‘흰 말’. ‘흰 말’은 울창한 숲과 바다 속, 미술관에서 우주까지 묵묵히 나아갈 뿐이다. ‘흰 말’이 찾아 떠난 사랑은 무엇이었을까? 과연 ‘흰 말’은 사랑을 찾을 수 있을까?
"눈을 마주치고 손을 마주 잡고 서로에 대한 마음을 나눌 때 외에 바람이 불어오거나, 계절이 바뀔 때, 터질 듯 말 듯 한 꽃봉오리를 보고도 우리는 고백을 받았을 때처럼 가슴이 벅차오르곤 한다.
사랑은 단어가 가진 울타리와 모호함에 가려져 있는 것일 뿐 발견할 수만 있다면 발치에 닿은 자그마한 돌 밑에서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는 것일지 모른다.”
작가의 편지 중에서
"눈을 마주치고 손을 마주 잡고 서로에 대한 마음을 나눌 때 외에 바람이 불어오거나, 계절이 바뀔 때, 터질 듯 말 듯 한 꽃봉오리를 보고도 우리는 고백을 받았을 때처럼 가슴이 벅차오르곤 한다.
사랑은 단어가 가진 울타리와 모호함에 가려져 있는 것일 뿐 발견할 수만 있다면 발치에 닿은 자그마한 돌 밑에서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는 것일지 모른다.”
출판사 서평
우리는 사랑이라는 단어를 마주할 때 으레 가족이나 연인, 또는 반려동물을 떠올리곤 한다. 북받치는 이 감정을 사랑한다고 입 밖으로 꺼내어 이야기할 수 있는 대상이 있을 때 사랑은 그제야 제 모습을 찾는 것 같다.
그러나 『사랑을 찾아서』 속 ‘흰 말’은 특정한 대상에서 사랑을 찾지 않는다. 오히려 어두운 동굴 속에서 제몫을 해내려는 반딧불이나 틈새로 쏟아지는 빛에서, 살랑바람과 일렁이는 달빛에서, 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과일의 과즙에서 사랑을 찾은 마냥 눈을 감고 만끽한다.
따뜻하고 평화로운 상황에서 뿐만이 아니다. 모든 것을 부숴버릴 듯 몰아치는 폭풍우와 파도 앞에서 겁먹어도, 숨 막히는 사막을 건너면서도, 청빛 혀를 날름거리는 시뻘건 뱀의 똬리 속에서도 ‘흰 말’은 여정을 멈추지 않는다.
평화로움에서 피어오르는 따스한 감정을 사랑이라 부르려는 것인가 이해가 가려다가도 긴박한 상황에 직면하게 되면 다시 작가가 그려내려 한 사랑은 과연 무엇일까 하는 의문이 들게 된다. 그렇다고 기승전결의 서사구조나 한 줄의 텍스트도 없이 진행되는 ‘여정’ 속에서 이런 긴박함은 평화로운 상황을 극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장면으로 존재하지도 않는다.
다시 숨을 고르고 숨은 그림 찾기 게임을 하듯 ‘흰 말’의 시선을 쫓다보면 그제야 내 사랑의 경계가 무한히 확장되는 것이 느껴진다. 이는 폭풍우 속 알알이 존재하는 물거품일 수도, 혹은 몰아치는 거대한 자연에 엎드리는 경이로움일 수도 있다. ‘흰 말’의 자리에 서서 시야를 확장시켜보자. 사랑은 관계 속에서 느껴지는 몽글몽글한 감정이라는 울타리에 갇혀있는 단어가 아닌, 가슴을 치는 감동(感動)을 포착한 그 순간이라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