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영국 여인의 일기,

E. M. 델라필드 · Novel
27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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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영국 여인의 일기》는 영국의 주간지 <시간과 조수(Time and Tide)>를 통해 처음 세상에 나왔다. <시간과 조수(Time and Tide)>는 여성 참정권 운동의 열기가 식지 않은 1920년 진보적 정견과 페미니즘을 기치로 창간되었고, 이 주간지에 꾸준히 글을 기고하다가 이사로 합류한 E. M. 델라필드는 중산층을 위한 가벼운 읽을거리를 써 달라는 편집장의 요청을 받고 1929년 12월부터 매주 일기 형식의 이 자전적 소설을 연재했다. 작품은 특히 지방 소도시의 독자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고 이듬해 연재가 끝난 뒤 단행본으로 출간되었다. 그 후 런던과 미국, 전쟁을 배경으로 활약한 영국 여인의 발자취를 따라 총 세 편의 일기 형식 소설이 연이어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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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영국 여인의 일기, 1930 옮긴이의 말 | 후대로서 답하다

Description

놀랍도록 공감 가는 100여 년 전 영국 여인의 이야기 《어느 영국 여인의 일기, 1930》는 영국의 주간지 <시간과 조수(Time and Tide)>를 통해 처음 세상에 나왔다. <시간과 조수>는 여성 참정권 운동의 열기가 식지 않은 1920년 진보적 정견과 페미니즘을 기치로 창간되었고, 이 주간지에 꾸준히 글을 기고하다가 이사로 합류한 E. M. 델라필드는 중산층을 위한 가벼운 읽을거리를 써 달라는 편집장의 요청을 받고 1929년 12월부터 매주 일기 형식의 이 자전적 소설을 연재했다. 작품은 특히 지방 소도시의 독자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고 이듬해 연재가 끝난 뒤 단행본으로 출간되었다. 그 후 런던과 미국, 전쟁을 배경으로 활약한 영국 여인의 발자취를 따라 총 세 편의 일기 형식 소설이 연이어 탄생했다. E. M. 델라필드는 작품 속의 주인공과 마찬가지로 넉넉지 않은 살림에 보탬이 되기 위해 열심히 글을 쓴 ‘생계형’ 작가였다. 상업적 성공을 거둔 《어느 영국 여인의 일기, 1930》시리즈 외에도 여러 훌륭한 작품을 남겼다. 미국발 대공황이 세계 경제에 그늘을 드리우고 여성의 참정권을 위한 투쟁이 막 결실을 보기 시작한 1929년 말 잉글랜드의 지방 소도시. ‘나’는 지적이고 현대적인 여성의 삶을 꿈꾸지만 작은 시골 마을의 궁색한 생활은 여유를 허락하지 않는다. 무뚝뚝한 남편은 신문을 끼고 잠이 들지 않으면 투덜거리기 일쑤고, 말썽꾸러기 아들과 딸은 손님만 오면 더욱 창피한 상황을 연출한다. 부모 눈에는 자기 자식이 최고라는데 남의 집 아이들이 더 얌전하고 똑똑하고 예쁘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그래도 나에겐 누구보다 소중한 아이들이기에 너무 집착하지 않는 현대적인 엄마가 되려고 발버둥치지만 말처럼 쉽지 않다. 쪼들리는 살림 때문에 독촉장은 쌓여 가는데 명색이 상류층 지식인이라 체면을 구길 수도 없는 노릇. 철마다 만찬과 무도회에 입고 갈 옷을 마련하느라 소중한 다이아몬드 반지를 전당포에 맡겨 놓고 전전긍긍한다. 이런 상황을 아는지 모르는지, 남편의 고용주인 대지주 레이디 복스는 시도 때도 없이 찾아와 염장을 지른다. 하지만 어쩌랴, 속으로만 복수의 칼날을 갈 뿐이다. 그래서 오늘도 일기를 쓴다. 가진 것도 배짱도 없는 보통 여자로서 소심하게나마 고정관념과 가부장제에 저항하는 방법은 그것뿐이니까…… 2017년에 시작된 미투 운동을 계기로 여성 작가의 숨어 있는 고전 작품을 발굴하는 열기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어느 영국 여인의 일기, 1930》 역시 이런 흐름을 타고 처음 국내에 상륙했지만 놀랍게도 이 100여 년 전 영국 여인의 이야기는 고전으로 분류하기 어려울 만큼 우리의 삶과 맞닿아 있다. 얼핏 보기에는 별 일 없는 지방 소도시의 일상을 담고 있지만 작가의 날카로운 관찰력과 풍자적 유머는 그저 그런 일상마저도 생동감 있게 채색한다. 주인공뿐만 아니라 주변 인물들까지 금방이라도 책에서 튀어나올 듯 현실감이 넘친다. 무뚝뚝한 남편과 말썽꾸러기 아이들, 늘 지나친 겸손으로 상대방을 난처하게 하는 블렌킨솝 노부인, 이야기를 시작하면 도무지 멈출 줄 모르는 수다쟁이 목사님 아내, 과격한 페미니즘으로 모두를 피곤하게 만드는 미스 팬커톤, 남의 사정 따윈 안중에도 없는 거만한 대부호 레이디 복스, 세상 모든 일이 슬프지 않으면 감동적인 호들갑의 여왕 마드무아젤, 그 밖의 많은 인물이 우리가 살면서 한 번쯤 마주친 누군가와 겹쳐진다. 마치 소소한 사건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시트콤을 보는 것 같다. 그러나 이 책의 매력은 그뿐만이 아니다. 팍팍한 육아맘의 일상 기록 속에서 100여 년 전의 시대상과 영국 지방 소도시의 생활상을 엿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정치 문제, 미국발 대공황의 여파, 여성운동, 하인 문제 등이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고 버지니아 울프의 정신적 연인으로 유명한 작가 비타 색빌웨스트와 H. G. 웰스, 버나드 쇼 같은 당대 거장들이 심심찮게 언급되기도 한다. “이 여인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주변 인물들이 지독히도 현실적으로 와닿는 까닭은 그녀가 우월한 위치에서 타인을 관찰하고 냉소하기보다는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자신이 속한, 한없이 부족한 ‘인간 종족’을 자조하고 연민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로써 그녀는 지극히 보편적인 인간이 되어 우리가 너무나 잘 알고 있지만 굳이 입 밖에 내지 않거나 의도적으로 외면해 버리는 인간의 흠절을 끊임없이 각성하게 한다. 정작 자신은 바쁜 현실에 치여 숙고해볼 시간이 나지 않거나 괴로워서 모른 체하고 싶은 문제들을 우리에게 던져주기도 한다. 아울러 이 여인은 10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우리를, 특히 여성을 괴롭히는 구태를 꾸준히 건드린다. 표면적으로는 가부장제에 순응하고, 고정관념을 깨지 못하는 다른 여성들에게 동조하기도 하지만 끊임없이 개탄하기를 잊지 않는다. 남편의 고용주인 듯 보이는 레이디 복스의 무심한 언행에 속수무책 당하면서도 뒤에서 반기를 들거나 복수를 꿈꾼다. 가진 것을 모두 내팽개치고 나설 용기도 없고 그럴 형편도 되지 않는 ‘보통’ 여성들에게 그녀는 소심하게나마 저항하는 방법을 일깨운다. 이 작품이 처음 연재된 <시간과 조수>는 급진적 페미니즘의 맥락을 제공했지만 이 여인의 페미니즘은 소심하되 무해하고 유효 기간이 길다. 한 영문학자는 ‘일상 페미니즘(Everyday Feminism)’이라고 이름 붙이기도 했다.” — 옮긴이의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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