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독창적이고 흥미로운 인물일수록 발각되기를 기다리는 가벼운 비밀을 품고 있다” 김제동, 김태호, 유시민, 신경민, 김미화, 고현정, 김명민, 김혜자, 류승범 등 이 시대 크리에이티브 리더들의 진심을 탐하다. <씨네21> 인기 연재물 ‘김혜리가 만난 사람’ 그 두 번째 이야기 <진심의 탐닉>은 2008년 4월부터 2010년 3월까지 영화주간지 <씨네21>에 연재된 ‘김혜리가 만난 사람 시즌2’ 가운데 22명과의 인터뷰를 담았다. 한달에 한번 꼴로 연재된 ‘김혜리가 만난 사람’은 비정기 연재물인데도 많은 독자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형식적이고 뻔한 인터뷰가 아니라 진짜 궁금한 것을 거침없이 물어보고 솔직한 대답을 들어내고야 마는 대화였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김혜리 기자의 인터뷰가 공격적인 것은 아니다. 스스로 ‘짝사랑’이라 부를 만큼 인터뷰이에 대한 모든 것을 머리와 가슴에 안고 마주앉은, 섬세하고 배려심 많은 인터뷰어에게 사람들은 기꺼이 ‘진심’을 꺼내보였다. “김혜리의 인터뷰는 그동안 식상하게 생각했던 여느 유명인사와의 형식적인 만남도, 유치한 신변잡사의 반복도 아니었다. 그녀가 이끌어가는 인터뷰는 진정 내가 모르던 어느 한 사람과의 첫 만남이었다.”(로렌초의 시종) “인터뷰이들의 내면을 모두 봤다고는 절대 얘기하기 힘들겠지만 그들의 사람냄새가 느껴지는 기분. 그리고 김혜리 기자님의 배려와 꼼꼼함이 느껴지는 것까지. 읽을 때마다 행복해지는 글들입니다.”(michelle11) “인터뷰어가 슬며시 물러난 자리에 독자가 인터뷰이를 독대하고 있는 기분이랄까요? 그들과 내밀한 소통을 한 느낌입니다.”(abstractm) 김혜리라는 필터를 통과한 인터뷰이들의 진심은 그대로 독자들에게 가 닿았고, ‘김혜리가 만난 사람’은 인터뷰어와 인터뷰이 모두에게 매력을 느낄 수밖에 없는 보기 드문 인터뷰로 독자들을 사로잡았다. ‘김혜리가 만난 사람 시즌1’은 2008년 2월 <그녀에게 말하다>라는 제목의 책으로 나와 많은 사랑을 받았다. 두 번째 인터뷰집을 낸 김혜리 기자는 인터뷰를 계속하는 이유에 대해 이 책의 ‘여는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힌다. “사람들은 저마다 발각되기를 기다리는 가벼운 비밀을 품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일상적으로 사회를 대면하는 공적인 얼굴과 무덤까지 안고 갈 내밀한 의식 사이에 있는 미묘한 중간지대입니다. 결코 스스로 나서서 헤쳐 열어 보이지는 않지만, 적당한 때와 장소에 적당한 손길이 매듭에 닿으면 스르륵 열리는 보따리를 상상하면 비슷할 것 같습니다. 독창적이고 흥미로운 인물일수록 이 중간지대는 풍요롭게 우거져 있습니다. 인터뷰는 깊숙한 심리상담도 엄정한 취조도 아닙니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상대를 ‘침범’하지 않은 채, 그를 이해하는 데에 요긴한 구역에 발을 들여놓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길입니다.” <진심의 탐닉>에는 발각되기를 기다렸던 22명의 비밀이 우거져 있다. 이 시대 진정한 크리에이티브 리더들을 만난다 이 책에 등장하는 인터뷰이는 영화배우, 연예인에 국한되지 않는다. 범상치 않은 행보로 문화의 흐름을 만들어내거나 시대의 아이콘이 되거나 혹은 제 자리에서 우직하게 자신의 길을 걸어온 ‘크리에이티브 리더’들의 이야기가 이 책에 담겨 있다. ‘예능 프로그램’의 한계를 깨고 스스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무한도전> 김태호 PD는 <무한도전>이 하나의 세계를 구축할 수 있었던 근원을 보여주고, 소신있는 연예인의 상징이 된 김제동과 김미화는 ‘예능인’이라는 본령에 충실하면서 사회적 책무를 다하려고 하는 뚝심을 느끼게 한다. 인터뷰 약속을 일주일 앞두고 고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을 맞은 정치인 유시민은 자신을 추스르기도 버거운 상황에서도 인터뷰에 응해 자신의 정치 철학과 삶의 소박한 원칙을 피력했고, 날카로운 클로징 멘트로 화제가 된 신경민 앵커는 혼돈의 시대에 언론인의 소임이 무엇인지를 새삼 깨닫게 한다. 수많은 인터뷰를 통해 접하지만 실상 속내를 짐작하기는 어려웠던 배우들의 진솔한 이야기도 잔잔한 울림을 준다. 정우성, 김명민, 김혜자, 류승범, 방은진, 하정우, 고현정 등 세인의 시선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이들 배우들과 나눈 담담하고도 내밀한 대화는 우리가 간과하고 있었던 그들의 내공을 느끼게 한다. 소설가 김연수, 영화평론가 정성일, 문학평론가 신형철, 부산국제영화제 공동집행위원장 김동호, 시인 김경주, 번역가 정영목, 무술감독 정두홍, 물리학자 정재승, 만화가 최규석, 음악가 장한나. 아는 사람은 알고 모르는 사람은 모를 테지만, 김혜리 기자의 펜 끝에서 한 길로만 걸어온 이들의 업적은 온당히 대접받는다. 김혜리 기자는 ‘여는 인터뷰’에서 말한다. “저의 작은 규칙은, 그에 관해 전혀 몰랐던 독자도 인물의 실루엣을 더듬을 수 있게 하고, 그의 가장 열렬한 팬도 미처 몰랐던 면모를 하나쯤 발견하는 인터뷰가 되는 것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