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노예의 역사는 인권의 역사다
노예제도, 누군가 다른 사람을 소유하거나 절대적으로 지배하는 이 제도는 5천 년이 넘는 역사 속에서 수백만 명의 사람들 운명을 좌지우지했던 제도였다. 흔히 노예제도라고 하면 고대 아시리아와 바빌로니아 대제국, 파라오의 땅 이집트, 고대의 이스라엘 노예제도 혹은 그리스와 중세 유럽, 아메리카로 팔려간 아프리카 노예를 생각한다. 하지만 주위를 살펴보면 노예제도는 여전히 다른 형태로 버젓이 존재하고 있다. 인권은 완전히 무시당한 채 짐승처럼 무자비한 노동 착취를 당하고 있는 우리 이웃의 이야기가 아직도 다큐멘터리를 통해 전해지고 있지 않은가. 그뿐만이 아니다. 중국의 공장이나 수단의 농장, 플로리다의 토마토 재배지 등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노동 착취는 예전 노예들의 노동과 크게 다르지 않다.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단지 그곳에서 태어났다는 이유로 노예가 되어버린 그들은 바로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다. 그러나 희망 역시 노예들에게 인권을 찾아주기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노력했던 우리 이웃에게 있다. 노예제도가 존속해 온 그 긴 시간 동안 노예제도에 결정적인 균열을 낸 이는 위대한 사상가도 혁명가도 아니었다. 노예들의 처절한 몸부림에 손을 잡아 준 이는 그들의 처지를 외면할 수 없었던 이름 없는 이웃들이었다. 인종과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상품처럼 매매되고, 생명권이 유린당하는 노예들을 똑같은 ‘인간’으로 끌어안아 준 평범한 시민들이었다.
아이들에게 인권을 이야기하기 전에 노예의 역사를 알려줘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 책은 ‘인간은 누구나 평등하게 태어난다’는 진리가 무색할 만큼 우리 역사 속에 깊게 박혀있는 노예제도에 대하여 냉철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그와 더불어 인권을 되찾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투쟁이 있었는지 말하고 있다.
절대 존재해서는 안 될 노예제도, 그것을 세상에서 완전히 뿌리뽑고자 한다면 우선 그에 대해 아는 것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이 책의 출발점이다. 이 책을 통해 다시 한 번 인권의 의미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고, 아직도 남아 있는 노예제도를 완전히 없애기 위해 앞으로 어떻게 행동하고 실천해야 할지 생각하는 계기를 만들기를 바란다. 그리하여 이웃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함께 행복하게 살아가는 소중한 삶에 대한 깨달음을 얻길 바란다.
만약 노예제도가 잘못된 것이 아니라면, 잘못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 미국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
“나는 너무도 사람이 그리웠어요. 나를 보고 웃어주고, 진심으로 안녕하며 인사해 주거나 잘 잤니? 하고 물어봐주는 사람 말이에요. 하지만 그런 사람은 한 명도 만나지 못했어요.”
겨우 여덟 살의 나이에 노예로 끌려가 온갖 고통을 겪어야 했던 프랜시스의 고백이다. 사람이 사람을 소유한다는 것, 그것도 인간으로서가 아니라 상품으로 소유하며 절대적으로 지배한다는 것은 얼마나 끔찍하고 공포스러운 일인가.
《노예의 역사》는 이 시대를 사는 우리 모두에게 인간의 ‘존엄성’을 엄숙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더 이상 프랜시스와 같은 사람들이 단지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자유와 권리를 모두 짓밟힌 채 살아갈 수는 없는 거라고. 세상의 모든 사람들은 평등하게 살아갈 이유가 있다고 말이다. 하지만 사회 계급에 근거를 두고 있는 노예제도는 그 형태를 달리하여 바로 지금 이 순간에도 세계 곳곳에서 그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 우리와 똑같은 아이들이, 형제자매들이 어느 누구의 따뜻한 손길도 받지 못한 채 단지 그곳에서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고통스러운 시간 속에 서 있는 것이다.
지금도 끝나지 않은, 노예제와 반노예제 간의 투쟁의 역사
노예제도는 과거형이 아니라 현재형이며, 노예제 철폐를 위한 투쟁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노예제도가 언제 어디서 행해지든 그 모습은 별반 다르지 않다. 그것은 사람들에게서 소중한 모든 것들, 고향과 언어와 가족과 친구들을 모두 앗아가 버린다. 일을 선택할 권리와 즐거움, 옷과 음식, 심지어는 이름마저도 빼앗아 버린다. 무엇보다도 모든 인간은 사랑하고 사랑받고 싶은 감정이 있다는 사실조차 부정한다. 세계 곳곳에서 노예제도를 두고 극심한 전쟁도 치러냈지만, 그리고 평등과 정의를 향한 노력은 계속되어 왔지만, 아직도 노예제도는 역사 속에 끈질기게 남아 있는 것이다.
절대 존재해서는 안 될 노예제도, 그것을 세상에서 완전히 뿌리뽑고자 한다면 우선 그에 대해 아는 것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이 책의 출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