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는 어떻게 유튜브가 되었을까?
유튜브 창업자가 처음으로 밝히는 ‘유튜브 탄생’의 비밀
아마도 유튜브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동영상 하면 누구나 유튜브를 떠올리고, 유튜브 하면 금방 동영상을 연상한다. 유튜브를 통해 그동안 임정현을 비롯한 수많은 ‘유튜브 스타’들이 탄생한 것도, 원더걸스와 빅뱅 같은 한국의 아이돌 가수들이 새로운 ‘한류 열풍’을 일으키는 데 유튜브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사실도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심지어 유튜브는 ‘중동의 시민혁명’이나 ‘동일본 대지진’의 현장을 전 세계에 타전하며 개인의 운명은 물론 역사의 흐름까지 바꾸는 초강력 미디어로 자리 잡았다. 그런데 정작 우리는 그런 유튜브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유튜브를 누가, 어떻게 만들었는지, 오늘날의 엄청난 파워를 갖기까지 도대체 어떤 우여곡절이 있었는지 아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이 책은 유튜브를 직접 만들고 키워낸 스티브 첸이 처음으로 집필한 자서전이다. 그동안 인터뷰와 강연을 통해 더러 알려진 사실도 있지만, 미처 밝히지 못한 내밀한 이야기와 잘못 전해진 사실들을 저자 특유의 직설 화법으로 생생하게 재생했다.
달랑 200달러 들고 실리콘밸리로
스티브 첸은 미국 이민 1.5세다. 타이완에서 나고 자라 8살 때 미국으로 건너갔다.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학창 시절을 보낸 그는 초등학교 6학년 때 우연히 ‘베이직(Basic)’에 눈을 떠 인생 최초의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고교 시절 수업은 뒷전이고 술과 담배를 가까이 하느라 성적은 좋지 않았으나 컴퓨터 취미는 여전해서 밤을 새워 게임을 만들기도 하면서 인생의 방향을 정할 수 있었다. 대학 시절에는 역사와 철학, 컴퓨터에 빠져 살았다.
그가 졸업을 불과 한 학기 앞둔 시점에서 단돈 200달러를 들고 실리콘밸리로 날아간 것은 결코 스티브 잡스나 빌 게이츠 같은 선배들의 ‘대학 중퇴’를 흉내 낸 것이 아니었다. 실리콘밸리의 유혹이 너무도 강렬했기 때문이다. 온라인 결제 회사인 페이팔에서 실리콘밸리 생활을 시작한 그는 아파트 거실 바닥에서 담요 한 장 덮고 잠을 자며 168달러짜리 ‘최고급 햄버거’를 먹을 수 있는 날을 기다렸다.
페이팔이 상장되고 다시 이베이에 매각되면서 24살의 스티브 첸은 200만 달러에 가까운 큰돈을 벌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엔지니어의 자율성을 중시하는 그에게 이베이의 관리 방식은 견디기 힘든 것이었고, 결국 그는 이베이를 떠났다.
‘황금의 터치’로 유튜브 대폭발
유튜브는 캘리포니아의 한 차고에서 탄생했다. 페이팔 시절의 동료였던 스티브 첸과 채드 헐리, 자웨드 카림이 창업의 뜻을 같이하고 당시 폭발적 관심을 불러일으킨 ‘쓰나미 동영상’ 등에서 힌트를 얻어 감상과 공유를 자유롭게 할 수 있는 동영상 사이트를 개발하기로 한 것이다. 세간에 알려진, 친구들 모임에서 함께 찍은 동영상을 공유할 방법이 마땅치 않아 직접 사이트를 만들어보기로 했다는 이야기는 ‘만들어진 스토리’일 뿐이다.
창업 초기에 유튜브는 몇 번의 시행착오를 거쳤다. 그러다가 사이트 정의를 사용자들에게 맡기면서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고, 급기야 화제의 대박 동영상이 뜨면서 일약 세계적인 사이트로 주목받게 되었다. 브라질의 축구 영웅 호나우지뉴가 찍은 나이키의 ‘황금의 터치(Touch of Gold)’ 광고가 대폭발의 도화선이었다. 이후로 유튜브는 그야말로 승승장구했다. 성공의 대명사로 불리는 투자 회사 세쿼이아캐피털로부터 350만 달러의 투자를 받았고 구글과 야후를 비롯한 인터넷 업계의 거인들로부터도 러브콜을 받게 되었다.
20개월 → 16.5억 달러 → 구글 → 뇌종양
“스티브, 유튜브를 구글에 안 팔고 계속 운영했으면 값이 더 올라갔겠지? 페이스북 좀 봐.”
사람들은 그렇게 말했지만 당시 유튜브는 대기업의 힘이 절실했다. 스티브 첸은 몇몇 기업들을 물색하다가 최종적으로 구글의 손을 잡았다. 창업한 지 20개월밖에 안 된 유튜브는 16.5억 달러의 거액을 받고 구글과 하나가 되었다. 이른바 ‘동영상 킹’과 ‘검색 킹’의 만남이었다. 스티브 첸도 인생의 절정기를 맞았다. ‘오프라 윈프리 쇼’에 출연하고 대통령을 만났으며 「타임」이 뽑은 ‘올해의 인물’ 후보에도 올랐다.
그런데 갑자기 그가 발작을 일으켰다. 뇌종양 때문이었다. 모든 것이 한순간에 사라질 수도 있음을 절감한 그는 ‘내 마음을 위해 살아야겠다’며 1,000만 달러의 인센티브도 거절하고 구글과 작별을 고했다. 그리고 처음 시작했던 그곳으로 다시 돌아가 ‘유튜브보다 위대한 창업’에 몰두하고 있다.
‘실리콘밸리 미치광이’의 유전자
“스티브 첸의 유튜브 창업 스토리는 ‘실리콘밸리 히스토리’ 중에서도 단연 흥미로우며 연구해볼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 그의 창업이 ‘실리콘밸리맨’의 전형적 특징을 거의 다 보여주기 때문이다.”
리카이푸 전 구글차이나 사장이 한 말이다. 그의 말처럼 이 책에는 마음이 원하는 바를 끝없이 추구하며 상호 보완적인 파트너와 함께 창업을 향한 열정으로 역경을 극복해가는 진정한 실리콘밸리맨의 ‘짧지만 굵은 역사’가 살아 있다. 더불어 안락한 삶을 거부한 채 새로운 역사를 쓰기 위해 일에 빠져 사는 ‘실리콘밸리 미치광이들’의 면면이 그대로 담겨 있다. 흥분과 감탄을 자아내는 한 편의 소설처럼 읽히는 자서전이다.
저자는 주어진 환경을 딛고 일어서 남과 다른 아이디어로 세상을 바꾸려는 노력이 바로 자신에게 주어진 유전자이자 실리콘밸리의 유전자라고 믿는다. 그리고 그와 같은 유전자를 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를 바란다. 프로그램만 만들던 그가 처음으로 책을 쓰게 된 동기이자, 자신의 꿈을 향해 누구도 가본 적이 없는 길을 달려가는 사람들을 응원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