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두 얼굴의 감정으로 고통받는 이들과
그 곁에 있는 사람들을 위한 이야기
당신의 마음은 안녕하신가요?
윈스턴 처칠, 빈센트 반 고흐, 시어도어 루스벨트, 버지니아 울프, 찰스 다윈……. 이들의 공통점은 조울증이나 우울증을 앓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오늘날 현대인들 중에서도 자신도 모르게 조울증이나 우울증을 앓는 이가 많다. 특히 감정이 급격하게 격해지는 ‘조증’과 기분이 바닥으로 침잠하는 ‘울증’이 번갈아 나타나는 조울증 환자가 매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조울증은 왜 생기는 걸까? 발병 요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조울증과 마주한 1년,
삶의 곳곳에서, 문학 작품에서
“예술가”와 “암살자”를 만나다
《조울증과 함께 보낸 일 년》은 저자가 1년 동안 조울증을 앓으면서 겪은 마음의 변화를 기록한 에세이다. 저자 제이 그리피스는 전작 《시계 밖의 시간》《땅, 물, 불, 바람과 얼음의 여행자》를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박학다식한 명문장가다. 이 책에서도 그런 저자의 강점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저자는 자신의 마음 상태를 치열하게 기록하는 데 그치지 않고, 조울증 치유 과정의 하나로 서구 문학 작품 속에서 조울증을 어떻게 다루었는지도 탐구했다. 그 덕분에 독자들은 《돈키호테》를 필두로 《헤르메스에게 바치는 호메로스의 찬가Homeric Hymn to Hermes》《이온Ion》 《그리스인 조르바》 《템페스트》 서구 문학의 주요 작품들을 일별할 수 있다.
특히 저자는 셰익스피어 작품에 찬사를 보냈다. “셰익스피어의 천부적인 조어 능력과 언어유희, 감정 이입, 내포적인 언어, 단어 연상 감각, 함축적인 언어 사용”이 조울증 당사자나 조울증을 겪는 이에게 큰 힘을 준다고 비평했다.
저자는 1년 여간 조울증을 앓았다. 그 시간을 통과하면서 조울증이 단순히 치유 대상이 아니란 걸 깨닫는다. 조울증을 “예술가”와 “암살자”로 은유한 데서도 알 수 있듯이 조울증이 창작의 원동력이 되는 걸 직접 체험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이 체험을 근거해 쓰인 시가 책 맨 마지막에 실려 있다.
이 책은 조울증을 앓는 당사자뿐만 아니라 조울증을 오해하고 있거나 조울증 겪는 이를 가까이에서 지켜봐야 하는 사람들을 위해 쓰였다. 발병 원인이 아직 밝혀지지 않은 데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질환을 깊게 이해하는 사람이 아직은 드물다. 대부분 단순히 감정 기복이 심하다는 정도로만 알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조울증을 앓는 이와 그들 곁에 있는 사람들에게 조울증이라는 ‘매우 독특한 정신 상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이 책이 개인 경험담을 넘어서는 이유다.
명문장가 제이 그리피스가 이야기하는
예술과 광기의 특별한 관계
《조울증과 함께 보낸 일 년》에서 눈여겨봐야 할 부분은 실제로 일어났던 감정과 생각의 흐름을 능숙하게 잘 버무려 아름다운 글로 풀어냈다는 점이다. 조울증이라는 혹독한 정신 질환에 걸리는 것이 어떤 것인지 1년간의 기록을 통해 매우 강렬하고 솔직하게 들려준다. 특히, 이 세계와 인간의 정신 그리고 언어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유려하게 설명한다. 저자의 문학에 대한 깊은 조예와 천부적인 글재주가 돋보이는 부분이다. 게다가 조울증을 앓는 기간에 썼던 시 22편도 함께 실려 있어 예술과 광기의 특별한 관계를 살펴볼 수 있다.
“조울증을 치유할 수 있는, 어렵지만 참된 질문이 있다. 이 광기는 무엇을 원하는가? 바로 언어이다. 내 경우에는 시였다. 하지만 조울증은 모든 종류의 단어와 말, 몸짓과 섹스의 언어, 음악과 사랑의 언어를 갈구한다.” _146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