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을 쓰자

김언 · Poem
19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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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인> <숨쉬는 무덤>의 시인 김언이 4년 만에 세 번째 시집을 들고 돌아왔다.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시의 근원에 대한 질문과 더불어 시에서 가장 먼 곳의 물음을 함께 던진다. 가장 깊은 의미에서 '시란 무엇인가?'와 가장 넓은 범위에서 '시란 무엇인가?'란 질문이 함께 내장된 시집이다. 시인은 소통을 거부하는 시가 아니라 가장 은밀한 소통을 꿈꾼다. 시의 근원주의자인 시인이 '소설을 쓰자'라는 제목으로 시집을 선보인 이유는, 실제로 소설을 쓰겠다는 것이 아니라 그만큼 '다른 시'를 쓰겠다는 뜻이다. 시의 가장 뿌리 깊은 매력인 언어와 시의 가장 먼 곳의 소설에서 오는 모험을 함께 묶어 놓은 시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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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of Contents

自序 감옥 입에 담긴 사람들 사건들 뱀에 대해서 한 사람들 오브제의 진로 짝퉁의 사전적 정의 돋보기 퍼레이드 라디오 동인들 짐 자무시의 친구들 이중근 j 아메바 테이블 만남 건너편 카페와 우리 집 사이 중증 자연 미확인 물체 리얼 스토리 반(反)하는 이유 연인 문학상 여사의 수상식 이 시간의 친구들 도착 하루 건설적인 욕망 다가오는 날씨 되지 않는 이유 그게 뭘까? 흔들 찬 달 아니면 뜨거운 달을 밟는 식탁 저편에서 태양이 떠오를 때 야간 근무 관(棺) 내가 죽으면 헬렌, 무엇이 들립니까? 숨바꼭질 내 호주머니에 둥지를 튼 굴뚝새의 겨울 그 곡은 딱 한 번 연주되었다 미래 인터뷰 이보다 명확한 이유를 본 적이 없다 취향의 문제 꼬마 한스 되기 톰의 혼령들 톰의 혼령들과 하품하는 친구들 유령시장 광장 먼지 행성의 주민들 자존심 문학의 열네 가지 즐거움 당신은 식모 분신 연루된 사람들 한 장의 잎사귀처럼 아름다운 문장 송년회 라면의 흐름 일을 찾아서 두 도시 이야기 성울에서 가장 우울한 남자의 왕 방치 벤치 이야기 소설을 쓰자 지난해와 지지난해 작품해설 / 신형철 히스테리 라디오 채널

Description

시의 근본주의자가 펼쳐 보이는, 소설처럼 흥미로운 언어의 세계 이것은 ‘사건의 시학’이자 ‘시학의 사건’이다 2000년대 중반 한국 시단을 뜨겁게 달군 미래파 논쟁의 한가운데 있었던 시인 김언이 4년 만에 세 번째 시집을 들고 돌아왔다. 주목받는 젊은 시인들 중에서도 하나의 극점을 이룰 만큼 언어 탐구에 몰두해 온 시인 김언. 그가 선보이는 이번 시집의 제목은 엉뚱하게도 ‘소설을 쓰자’이다. 시집 『소설을 쓰자』는 독자들에게 시의 근원에 대한 질문과 더불어 시에서 가장 먼 곳의 물음을 함께 던진다. 가장 깊은 의미에서 ‘시란 무엇인가?’와 가장 넓은 범위에서 ‘시란 무엇인가?’란 질문이 함께 내장된 시집 『소설을 쓰자』는 소설처럼 흥미로운 언어의 세계로 우리를 초대한다. 가장 은밀한 소통을 꿈꾸는 시 『숨쉬는 무덤』에서 뛰쳐나온 『거인』, 즉 유령이 부르는 노래가 이러할까. 시인 김언이 4년 만에 기괴한 제목의 세 번째 시집을 들고 돌아왔으니, 이름하여 『소설을 쓰자』. 이번 시집의 해설을 맡은 문학평론가 신형철은 “이 시들을 블로그에 올려도 댓글 따위는 달리지 않을” 것이며, “하루에 세 편 이상 읽으면 사용자의 머리가 과열되어 폭발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그런데도 읽을 필요가 있다”고 말하는 이 시집, 점점 궁금해진다. 신형철은 ‘김언 시집 사용 설명서’라는 부제를 단 해설로 이제 막 출시한 전자 제품을 소개하듯 친절하게 김언의 시 세계를 풀어 나간다. 그것은 일찍이 “번역 불가능한 문장”(이장욱), “안티고네의 노래─낯선 시간을 호출하는 목소리들”(함돈균) 중 하나로 평가받으면서 단순히 난해한 시로 오해받을 소지가 있는 김언의 시에 대한 적극적인 해명 작업이기도 하다. 김언은 세계와 존재와 언어의 원리를 끊임없이 탐구하는 시인이다. 말할 수 없는 것을 말하고자 하고, 소통할 수 없는 것들과의 소통을 꿈꾼다. 그의 시는 소통을 거부하는 시가 아니라 가장 은밀한 소통을 꿈꾸는 시다. 마치 연인과 나누는 밀어처럼 은은한 소통에 헌신하는 시. 그의 시는 또한 흔히들 표준 문법이라고 부르는 억압적인 언어활동에서 자유로운 발화를 꿈꾸는 시이다. 자신의 이름을 스스로 ‘언(言)’이라 지을 만큼, 세계를 바꾸는 일은 언어를 바꾸는 일에서 시작돼야 한다고 믿는 시의 근본주의자다운 세계관이 한 편의 시로 완성되고 또 완성되어 모인 것이 이번 시집인 것이다. 신형철의 표현대로 김언의 이번 시집은 “소통의 근거를 심문하고 문법의 제약을 유린하면서 시(삶) 속에 억압돼 있는 사건들을 깨우려는 물건”이지만, 그것은 한편으로 즐거움을 동반한 ‘발견’이자 ‘발명’으로 우리의 독서를 유혹한다. 언어 자체에 대한 김언 식의 고집스러운 탐구가 그 즐거움을 엿볼 수 있는 한 축을 이룬다면, 다른 한 축에는 가히 발견과 발명으로 건축해 놓은 ‘사건의 세계’가 자리 잡고 있다. 사건의 시학이자 대화의 시학, 그리고 유령의 언어 김언은 “말이 사건을 발생시킬 수 있다는 사실에 유별나게 주목하면서, 바로 거기에서 현대 시의 새로운 가능성 중 하나를 찾으려 한다.”(신형철) 언어로부터 비롯된 ‘사건의 시학’이기에 그것은 ‘대화의 시학’이면서 또한 무한히 미끄러지고 빠져나가는 ‘유령 언어의 시학’이기도 하다. 이번 시집에서 상당수를 차지하는 대화 형식의 시들(「헬렌, 무엇이 들립니까?」, 「톰의 혼령들과 하품하는 친구들」, 「당신은」, 「두 도시 이야기」, 「서울에서 가장 우울한 남자의 왕」, 「벤치 이야기」 등)과 유령의 언어로 점철된 시들(「톰의 혼령들」, 「톰의 혼령들과 하품하는 친구들」, 「서울에서 가장 우울한 남자의 왕」 등)이 서로 겹치고 섞이는 이유도 그 때문일 것이다. 그의 시에 그토록 많은 입들이 등장하고, 그토록 많은 ‘문장’이라는 단어가 반복되고 있는 까닭을 그는 다시, 독자로 하여금 시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과 이어서 생각해 보게 만든다. 과연 시란 무엇일까? 김언의 시에서, 시에 대한 궁극적인 질문은 언어에 대한 극단적인 탐구와 다르지 않으며, 그것은 시의 영역에 대한 발본적인 탐색과 다르지 않다. 시의 근원주의자가 새삼스럽게 ‘소설을 쓰자’라는 제목으로 시집을 선보이는 이유도 거기서 멀지 않을 것이다. 그는 실제로 소설을 쓰겠다는 것이 아니라 그만큼 ‘다른 시’를 쓰겠다는 뜻이다. 시의 가장 뿌리 깊은 매력(언어)과 시의 가장 먼 곳(소설)에서 오는 모험을 함께 묶어 놓은 시집 『소설을 쓰자』는 우리가 흔히 시에서 기대하는 아름다움과는 다른 매혹을 선사한다. 경계에 대한 강박을 지우고 이 시집을 읽어 나가다 보면, 어느새 유령이 다가와 말을 걸 것이다. “여기가 어디니?” 그리고 곧 모든 것이 그의 문장이 될 것이다. 이 시집을 읽는 당신도. 작품 해설 중에서 김언은 사건이라는 개념에 많은 판돈을 걸었다. 말이 사건을 발생시킬 수 있다는 사실에 유별나게 주목하면서, 바로 거기에서 현대 시의 새로운 가능성 중 하나를 찾으려 한다. 모든 게 명쾌하지만 창조적인 자극이라고는 없는 ‘수사 결과 발표’ 같은 시 말고, 많은 것들이 수수께끼이지만 ‘여기에서 무슨 일인가 벌어졌다’는 것을 강하게 환기하는 ‘사건 발생 현장’ 같은 시. 그래서 이 시집을 읽는 일은, 우리가 흔히 시에서 기대하는 아름다움과는 좀 다른 매혹에 도달하기 위해 한 예외적인 시인이 시도한 도발적인 모험에 동참하는 일이다. 그가 계속 전진한다면, 이 ‘사건의 시학’은 언젠가 ‘시학의 사건’이 될 것이다. - 신형철(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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