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급판 서문 리사 아피냐네시
초판 서문 수전 & 샌드라
제2판 서문 수전 & 샌드라
1부 페미니즘 시학을 향하여
1장 여왕의 거울: 여성의 창조성, 남성의 눈으로 본 여성 이미지, 문학에서의 부권 은유
2장 감염된 문장: 여성 작가와 작가가 된다는 것에 대한 불안
3장 동굴의 비유
2부 소설의 집 안에서: 제인 오스틴, 가능성의 거주자들
4장 산문 속에서 입 다물기: 오스틴의 초기 작품에 나타난 젠더와 장르
5장 제인 오스틴의 겉 이야기(와 비밀 요원들)
3부 우리는 어떻게 타락했는가?: 밀턴의 딸들
6장 밀턴의 악령: 가부장적 시와 여성 독자들
7장 공포의 쌍둥이: 메리 셸리의 괴물 이브
8장 반대로 보기: 에밀리 브론테의 지옥의 바이블
4부 샬럿 브론테의 유령 같은 자아
9장 비밀스러운 마음의 상처: 『교수』의 학생
10장 자아와 영혼의 대화: 평범한 제인의 여정
11장 굶주림의 기원, 『셜리』를 따라
12장 루시 스노의 파묻힌 삶
5부 조지 엘리엇의 소설에 나타난 감금과 의식
13장 상실감이 빚은 예민함: 조지 엘리엇의 숨겨진 비전
14장 파괴의 천사 조지 엘리엇
6부 고통의 힘: 19세기 여성의 시
15장 체념의 미학
16장 흰옷을 입은 여자: 에밀리 디킨슨의 진주 실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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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의 미친 여자
수전 구바 and other · Social Science/Humanities
1168p

19세기 여성 작가들의 ‘미친’ 분신을 하나씩 등장시켜, 작가들 각각의 차가운 불안, 뜨거운 분노, 애타는 열망을 읽어낸다. 이 여성 작가들은 각자의 공간에서 흩어져 작업했지만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끈끈한 공통점을 갖고 있었고, 오로지 자신에게만 집중해 이야기를 써나갔지만 서로 다양한 방식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이 책은 그 연결 고리를 밝혀나간다. 책에서 중요한 또 하나는 바로 시대에 대한 것이다. 저자들은 왜 19세기를 파고들게 되었을까? 19세기는 제인 오스틴, 메리 셸리, 에밀리 브론테, 샬럿 브론테, 조지 엘리엇, 에밀리 디킨슨 등 거인 같은 작가들이 대거 등장한 시기였으며, 여성이 작가가 된다는 것이 변칙적이거나 이례적이지 않은 최초의 시대였기 때문이다. 샌드라 길버트와 수전 구바는 19세기 여성 작가들의 계보를 추적하며 작가와 작품에 ‘정통성’을 부여하고, 지금 여기의 담론을 위해 유의미한 지점을 끌어올린다. “40년 전에 우리가 정말 감금, 폐쇄, 거식증, 가스라이팅에 대해 이야기했단 말인가?”(리사 아피냐네시) 그렇다. 두 저자는 이 모든 것을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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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Table of Contents
Description
독자들이 먼저 알아본, 여성 작가에 관한 문제적 고전!
‘감히’ 펜을 들었던 그 시절 여성 작가들의 이야기
“그 시절, 위대한 재능을 타고난 여자라면
누구라도 틀림없이 미치고 말았을 것이다.”
버지니아 울프
제인 오스틴, 메리 셸리, 샬럿 브론테, 에밀리 브론테, 에밀리 디킨슨…
동시대에 줄지어 등장한 거인 같은 작가들,
이들의 삶과 문학을 집대성한 ‘비밀의 정원’
여성 작가의 좌표를 내리그은 최초의 이정표, 페미니즘 비평의 시대를 연 최초의 책, 문학 읽기의 새로운 길을 연 현대의 고전 『다락방의 미친 여자』가 미국 출간 43년 만에, 한국어판 출간 13년 만에 재출간된다. 문학의 역사를 여성 작가라는 키워드로 재구성한 이 책은 발표 당시 문학 연구 및 비평의 새로운 출발점을 세웠다는 찬사를 받으며 보통의 독자는 물론 문단과 학계에 파란을 일으킨 하나의 사건이었다. 미국의 영문학자 일레인 쇼월터는 『다락방의 미친 여자』가 처음 출간되었을 때를 이렇게 기억한다. “놀라운 순간이었다. 문학과 여성학을 공부하는 이들이 일제히 흥분해서 환호를 보냈다.”
이 책에서 두 저자는 19세기 여성 작가들의 ‘미친’ 분신을 하나씩 등장시켜, 작가들 각각의 차가운 불안, 뜨거운 분노, 애타는 열망을 읽어낸다. 이 여성 작가들은 각자의 공간에서 흩어져 작업했지만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끈끈한 공통점을 갖고 있었고, 오로지 자신에게만 집중해 이야기를 써나갔지만 서로 다양한 방식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이 책은 그 연결 고리를 밝혀나간다. 이 책에서 중요한 또 하나는 바로 시대에 대한 것이다. 저자들은 왜 19세기를 파고들게 되었을까? 19세기는 제인 오스틴, 메리 셸리, 에밀리 브론테, 샬럿 브론테, 조지 엘리엇, 에밀리 디킨슨 등 거인 같은 작가들이 대거 등장한 시기였으며, 여성이 작가가 된다는 것이 변칙적이거나 이례적이지 않은 최초의 시대였기 때문이다. 샌드라 길버트와 수전 구바는 19세기 여성 작가들의 계보를 추적하며 작가와 작품에 ‘정통성’을 부여하고, 지금 여기의 담론을 위해 유의미한 지점을 끌어올린다. “40년 전에 우리가 정말 감금, 폐쇄, 거식증, 가스라이팅에 대해 이야기했단 말인가?”(리사 아피냐네시) 그렇다. 두 저자는 이 모든 것을 이야기했다.
한편 이 책은 “펜은 음경의 은유일까?” “눈에서 꺼풀이 떨어지자 모든 것이 의미를 가지고 반짝였다” 등 내리치는 각성의 문장으로 단편적으로 알려져 있던 페미니즘 문학 비평의 강렬한 신호를 새로운 번역으로 만날 새로운 기회이기도 하다. 2009년 한국어판으로 처음 선을 보인 이 책은 오랫동안 절판 상태에 있어 많은 독자들이 새로운 출간을 기다려왔다. 이번 완역본은 기존의 번역본을 대폭 수정해 다시금 한 문장 한 문장 검토함으로써 한국어판의 완성도를 한껏 끌어올렸다. 보다 세심하게 다듬어진 한국어로 완성된 이 책은 묻혀 있던 여성 작가들과 문학작품들을 불러내 눈부신 문학의 향연을 맘껏 맛볼 수 있도록 안내할 것이며, 나아가 오늘날 우리가 거주하는 ‘여성과 문학의 집’을 밝히는 중요한 실마리가 되어줄 것이다.
1979년 전미도서비평가 협회상 최종 후보
1980년 퓰리처상 최종 후보
1986년 <미즈> 선전 올해의 여성
2013년 전미도서비평가협회 평생공로상
“여성 작가에 관한 한, 여전히 최고의 책”
제인 오스틴에서 에밀리 디킨슨까지, 존 밀턴에서 월트 휘트먼까지
‘다락방의 미친 여자’라는 키워드로 재구성한 영미-여성-문학사
1979년 이 책이 출간된 뒤 40여 년 동안 문학장에는 몇 번의 대지진이 일어난다. 포스트구조주의, 신역사주의, 퀴어 이론, 포스트식민주의 등 다양한 문학 이론들이 교차하고 분기하는 과정에서, 이 책은 맥락에 따라 높이 추앙받기도 하고 가차 없이 비판을 받기도 했다. 분명한 것은 이 책은 하나의 거대한 상징으로 자리매김했고, 영미문학 담론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고전이 되었다는 사실이다.
저자들은 많은 비판의 위험을 무릅쓰고 ‘여성문학 다시 읽기’라는, 여태껏 이루어지지 않다시피 했던 작업을 시도했다. 누구나 수긍 가능한 안전한 문학 이론과 작품 분석을 내세우는 것보다 중요했던 저자들의 문제의식은 다음과 같은 것이었다. ‘남성 중심의 문학사에서 여성 작가들은 어디에 위치해 있는가?’ 그리고 ‘여성 작가들의 작품에 거듭 나타나는 감금과 탈출 이미지, 미친 분신이 온순한 자아의 반사회적 대리인으로 기능했던 환상, 얼어붙은 풍경과 불길에 싸인 실내에 나타난 육체적 불편함에 대한 은유—이 모든 것의 근원, 불안을 이해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 물음은 기존의 문학사에 의존해 말을 짜나가는 것으로는 결코 해명될 수 없었다. 이에 따라 두 저자는 독자적인 관점을 들여온다.
그렇게 해서 사용하게 된 방법론이 바로 여성 작가들이 겪었던 불안과 불안의 대리인인 ‘다락방에 갇힌 미친 분신’을 중심으로 작품 읽어내기다. 샌드라 길버트와 수전 구바는, 제인 오스틴에서 메리 셸리, 브론테 자매, 조지 엘리엇, 에밀리 디킨슨에 이르기까지 시간적 공간적으로 떨어져 있는 여성 작가들의 작품에서 공통적으로 반복해서 나타난 감금과 탈출 이미지, 온순한 자아의 반사회적인 분신으로 기능하는 미친 여자, 거식증, 광장공포증, 폐소공포증(밀실 공포증) 같은 질병의 은유들을 탐색함으로써, 남성 문학과 구분되는 고유한 여성의 문학 전통이 존재함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런 전통을 존 밀턴,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존 키츠, 월트 휘트먼 등의 남성 작가의 계보를 곁에 세운 채 추적해나간다.
여성 작가와 남성 작가를 비교해보는 것은 여성문학사가 독자적으로 다시 쓰여야 함을 보여주는 유용한 전략이다. 이를 테면 거의 동시대를 살았던 남성 시인 월트 휘트먼과 여성 시인 에밀리 디킨슨의 궤적 비교는 길버트와 구바에게 19세기 후반 남녀 시인의 차이를 뽑아낼 수 있는 풍요로운 영역이었다. 자신을 거대하고 군중을 품는 존재로 규정하고 자신을 칭송하며 노래했던 휘트먼과 대조적으로, 에밀리 디킨슨은 자아 망각의 과정을 밟아나갔다. 디킨슨은 점점 더 작은 공간으로 물러나고, 음식도 거의 먹지 않았으며, 방 하나에 자신을 가둔 채 바깥세상을 점점 더 멀리했다. 그러면서 ‘나는 아무도 아니다’라고 읊조렸다.
디킨슨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 여성문학 전통은 가부장적 사회 속 여성 작가들이 삶에서나 예술에서나 감금되고 구속받고 있다는 작가들 스스로의 인식에서 출발한다. 따라서 여성 작가들의 문학은 그런 사회적 문학적 구속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그들의 공통적인 투쟁의 산물이다. 작가들은 서로 다른 전략을 구사하지만, 그들의 작품들은 전부 규범적 여성성이라는 빅토리아 시대의 이데올로기와 그들의 실질적인 욕망 사이의 모순과 투쟁하고 자기 나름대로 힘껏 타협한 결과다.
책의 구성: 페미니즘 시학이라는 이론적 선언을 필두로
자신을 가두고 분열시켰던 여성 작가들의 삶과 작품을 추적하다
이 책은 총 6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서구 문화에서 아버지 신이 유일의 창조자이듯문학의 창조자, 즉 펜의 소유자는 본질적으로 남성이라는 문학에서의 부권 이데올로기를 폭로한다. 나아가 이러한 이데올로기가 어떻게 여성을 ‘천사’와 ‘괴물’이라는 극단적인 이미지 안에 가두게 되었는지, 그리하여 이러한 이미지가 여성의 현실적인 삶뿐만 아니라, 특히 여성이 펜을 시도하는 것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 탐색한다.
2부부터 6부까지는 여러 방해에도 불구하고, 제인 오스틴에서 메리 셸리, 에밀리 브론테, 샬롯 브론테, 조지 엘리엇, 디킨슨 등의 위대한 여성 작가들이 어떻게 가부장적인 인습과 이미지를 과격하게 비판하고 수정하며 다른 세계를 열망했는지를 각각의 작품을 통해 면밀하게 추적하여 분석한다. 이 작가들의 작품에 일관되게 흐르고 있는 것은 자아



Hyoung_Wonly
5.0
미친 여자의 웃음소리가 다락방에 가두어져야만 했던 것. 다락방에 가둬진 미친 여자는 <제인 에어> 속 버사 메이슨, 미친 로체스터 부인. 이 책은 다락방 바로 아래층에 제인 에어가 살고 있고, 저 멀리 하늘을 보며 답답한 마음에 방안에서 우리에 갇힌 동물처럼 walk to and fro 한다는 묘사가 버사와 제인 모두에게 사용된다는 점을 지적한다. 다시 말해 버사와 제인을 동일시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결혼 베일을 찢고, 불을 지르며 빌런(?)처럼 묘사된 버사의 행동들은 제인의 무의식적 소망에 부합하는 행위가 아닐까 묻고 있다. 멋진 책이다. 문해력 논란과 비 독서 시대에 대한 우려가 가득한 지금, 이런 1166 페이지짜리 벽돌 책(?)이 부활했다는 건 놀랍다. 다른 한편으로 지성의 양극화가 그만큼 극심하다는 방증인 듯 해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다. 다락에 갇혀서 배회하다가 기둥에 자기 머리를 박거나 쥐어뜯는 자학 행동을 하고, 풀려난 뒤 자신을 가둔 자의 집에 불 지르는 미친 사람 하나씩은 우리 속에 있기 마련이다. 삶에서 만나는 고통을 다루는 각자의 방식들이 있다. 자신의 감정을 다루는 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로 꼽아도 손색없는데...이 책과 엘렌 식수, 정희진의 글을 읽다 보면 '나'를 보호하기 위해 지금껏 특정한 부정적 감정을 마비시키는 것에만 집중했던 게 아니었을까 싶다.. 인생에 진정한 용기가 필요한 시점은 바로 이 감정의 마비에서 깨어나는 때이지 않을까. 한때 지나치게 감정적인 글과 행동들이 읽기 거북하고 우울과 스트레스를 부른다고 생각했지만, 독서/세월호/불꽃 취재단/퀴어 퍼레이드/소규모 소수 영화제/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시위 등을 거치면서 그것들은 지나치게 감정적인 게 아니라 놀랍도록 용감하다고 느끼게 됐다. 여자인 사람, 장애인 사람, 가난한 사람이 모순 자체인 세상에서 살아가는 현실을, 그 현실을 어떻게 경험하고 있는지, 그에 대한 마음 상태까지 이토록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는 건지를 생각하다 보면 소름이 돋는다. 이런 세상을 긍정할 수 있는 예술은 없다. 그래서 어떤 예술이라도 무작정 믿지 않는다. 그런 우울과 불안에 지친 마음을 가지고도 그동안 학습해온 대로 얼굴에 웃음을 띠던 내 모습을 떠올려본다. 책을 읽는 동안 내 감정 상태가 누군가를 불편하게 할까 봐 초조했었던 마음 그리고 이런 불일치가 가져온 감정의 부침이 허탈하게 다가왔다. '과도한 사회적 미소', 웃지 않으면 아픈 사람처럼 비치던 내 주변 일상은 미스터리와 다름없었다. 무슨 안 좋은 일이 있냐고 물음에 머뭇거리다가도 그들을 믿고 대답하는 순간, 모임의 분위기는 삽시간에 우중충해졌다. 이런 경우 '바람직한' 반응은 무엇일까. "아냐? 별일은 아니고, 그냥 좀 피곤해서..." 정도로 설령 상대가 왜 무엇 때문에 피곤한지 되물어줘도 내 대답은 한결같았다. "원래 세상 살기가 피곤한 거지." 란 말과 함께 사회적 미소를 띠면 잠시 얼어붙었던 분위기가 정말 별일 아니었다는 듯 지나간다. 한국 사회에 적응하기 어렵다. 그렇다더라도 이런 나에게 누가 섣불리 위로를 건네기 어려운 실정이다. 조금 오지랖이 넓은 사람은 친절하게도 '어딜 가나 똑같다'며 '그냥 그러려니 하라'는 조언을 남겨준다. 어딜 가나 똑같나... 곱씹어보면서도 그 어디를 당장 가볼 수 없으니 알 길이 없어 금방 잊는다. 내가 경험한 것과 잘못됐다고 생각하는 것이 사회와 주변 사람들과 자주 충돌한다. 충돌 후 객관적으로 그럴만한 상황이었는지 되짚어보는 일이 잦다. "내가 실수한 건 없나." "잘못된 건 없나." "괜한 소리 한 게 아닐까." 예민한지 아닌지를 따지기 전부터 이런 말이 저절로 나온다는 게 믿기 어렵다. 나는 이 사회에 몸담으면서 낙천적일 수 없다고 생각한다. 비참한 곳이라고 생각한다. 소수보다 다수에게 가혹한 세계라고 생각한다. 인간이 뭔가 잘못한 일이 있을 때 흔히 역지사지(易地思之)로 생각해보라고 권한다. 이 말이 한창 떠돌던 때, 상대의 잘못을 보거나 내가 상대에게 실수한 상황에서 역지사지 해결법이 말만큼 쉽지 않았다. 한동안 스스로가 부족해서 그게 잘 안되는 줄로만 알았다. 그런데 생각해볼수록 지성의 부족, 공감의 부족 문제가 아니었다. 성별, 계급, 인종, 연령이 뒤섞인 채 각자의 삶을 사는 인간에게 역지사지는 어렵다. 불가능에 가깝다. 같은 성별, 혈연 가족이라도 예외가 아니다. 이 책에서는 버사 메이슨과 제인 에어를 동일시하고 있다고 말하지만, 정작 둘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할뿐더러 알지 못한다. 다락방에 갇힌 여자는 (남성 세계의 입장에서) 미친 여자로서 정상적이고 공적인 영역에서 제외되어 있다. <제인 에어>에서 고통받는 개인의 경험과 사회의 대화가 가능한 지점은 등장하지 않는다. 그저 정체를 알 수 없는 불안한 웃음소리만 가끔 새어 나올 뿐이다. 보이지 않는 경험 앞에 사람들은 대개 이렇게 말한다. "에이 그럴 리가." "미쳤네." "중립 기어 박습니다." 중립 기어란 말은 사실관계가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다고 판단된 사건이나 인물을 두고 믿을 만한(?) 정보 또는 결말이 나올 때까지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는 의미가 있다. 어떤 부정의에도 더럽혀지지 않고, 투쟁과 불일치가 없는 우아한 세계에서 한 발짝도 나서지 않겠다는 의지 표명이기도 하다. 나 대신 누군가가 이 불안하고 불순한 상황을 정리해줄 때까지 말이다. 중립 기어를 박아두겠다고 선언한 뒤 멈춰 버린 사람들 때문에 현실은 왜곡된다. 가만히 있어도 될 만큼 우리 사회와 타인에 대한 신뢰도가 높다고 할 수 있는 건가. 이런 인생이 가능한 사람이 따지고 보면 얼마나 될까. 이성(理性)적으로 생각해보자면서, 불안이라는 자연스러운 이성과 감각을 감성(感性)으로 오인하고 거부한다. '진실', '객관'은 싸워서 쟁취해야 하는 것인데, 사람들이 원하는 '진실'이라는 건 무엇일까. '지나치게' 진실을 파헤치려 들면 버림받는다. 외롭고 서러운 일이다.
propertyoftho
5.0
[4부] 샬롯 브론테의 유령같은 자아
쇼쉐이
5.0
사회에 의해 감금당한 여성들이 다락방의 미친 여자라는 분신을 만들어낼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명료하고 세세하게 분석한다.
김정예
5.0
너도 미치고 나도 미치고 아직도 미치고 여전히 미치고 아무튼 다 미쳤음(positive)
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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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다 읽기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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