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는 자라난다, 널리 퍼진다
눈처럼 하얀, 가시장미, 라푼첼, 푸른 수염 등 전 세계 동화의 원조.
그림 형제가 14년간 독일 전역을 다니며 모은
웃기고 슬프고 어리석고 지혜롭고 이상하고 잔혹한 200가지 이야기.
그림 형제의 생전 마지막 판본인 1857년 7판 정본 완역!
동양 여성 최초로 괴테 금메달을 받은 전영애 역자,
한국과 독일 문학의 가교로 활약하는 김남희 역자의 번역
스위스 민담, 동화 연구가 알프레드 메설리 교수 자문
하버드 클래식스 100선 선정, 오토 우벨로데 삽화 400여 개 수록
전영애 역자가 들려주는 34개의 구연 동화 큐알 영상
“행복은 종종 문 앞에 있어서 문을 열기만 하면 되거든.”
─ 『그림 동화』에서
“미소가 지켜지는 곳에서 동화들은 살고 있다.”
─ 그림 형제
■ 전 세계 동화의 원조 『그림 동화』 1857년 7판 완역본 출간
그림 형제가 14년간 독일 전역을 다니며 모은 200가지 민담 모음집
“전해지는 이야기는 결코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다.
널리 퍼져 민중의 입술 위를 감돈다. 불멸의 여신이기 때문이다.”
— 헤시오도스, 763
전 세계 ‘이야기의 이야기의 진짜 이야기’로 불리는 『그림 동화』(원제 ‘아이들과 가정의 동화’) 특별판이 그림 형제 생전 마지막 판본인 1857년 7판 정본 완역으로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동양 여성 최초로 괴테 금메달을 수여한 전영애 역자가 1권과 2권을, 한국과 독일 문학의 가교 역할을 하는 김남희 역자가 2권을 공동으로 번역했다. 이번에 출간한 『그림 동화』는 스위스 민담, 동화 연구가인 알프레드 메설리 전 취리히 대학교 사회문화학과 교수가 자문을 맡아 원전 번역의 깊이를 부여했다. 하버드 클래식스 100선에 포함된 『그림 동화』는 아이비리그 필독서인 동시에 전 세계 어린이, 청소년뿐 아니라 어른을 위한 우리 시대 최고의 고전이다. 이번 특별판에는 그림 형제의 동화책 삽화가로 널리 알려진 화가 오토 우벨로데의 삽화 400여 점을 본문에 수록하였고, 금박을 입힌 고급 양장본 1, 2권 세트로 제작하여 소장용으로 오래오래 간직할 수 있도록 제작에 공을 들였다. 또 전영애 역자의 구연 동화 영상 34편을 감상할 수 있는 큐알 링크를 본문에 수록하여 ‘눈과 귀’를 활짝 열어 동화를 읽을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괴테할머니TV/그림 동화)
‘그림 동화’로 짧게 불리는 『아이들과 가정의 동화(Kinder- und Hausmarchen)』는 그림 형제가 독일의 전래 동화를 모아 1권은 1812년에, 2권은 1815년에 출판을 시작한 이래 꾸준한 재작업과 재구성을 해나갔다. 1857년 1권 동화 86편(1~86번), 2권 동화 114편(87~200) 및 ‘아이들을 위한 성스러운 이야기 열 가지’ 그리고 3권 주석본으로 최종본을 펴내었다. 이번 특별판 번역은 그림 형제의 생전 마지막 판본인 1857년판을 저본으로 삼았으며, 2권에 실린 ‘부록 스물여덞 가지’는 레클람 종합본(하인츠 뢸레케, 2014년판)을 참고했다. 주석판인 3권은 번역하지 않았고, 이 외 동화 238편은 빠짐없이 번역하였다. 『그림 동화』에 실린 첫 번째 이야기를 읽기 전에 먼저 읽어야 할 것은 빌헬름 그림이 작가인 베티나 폰 아르님에게 보낸 편지, 그리고 그림 형제의 서문이다. 그림 형제가 아힘 폰 아르님의 권유로 독일 전역을 다니며 민담을 수집하게 된 이유, 수집 방법, ‘동화 할머니’로 불리는 도로테아 피만을 만난 에피소드 등이 자세히 소개되어 있기 때문이다. 언어학자인 그림 형제는 전쟁 후 황폐해진 독일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독일 전역을 다니며 구전되는 민담을 수집하였고, 마침내 ‘민중 문학의 바탕은 초록 풀밭과 같다’는 혜안을 얻는다.
“동화를 이야기할 때 띠게 되는 미소는 고귀해 보이지만 값이 별로 나가지 않는 미소와 비슷하다. 그것들이 아직 지켜지는 곳에서 동화들은 살고 있다. 좋은지 나쁜지, 시적인지, 똑똑한 사람들한테는 입맛 떨어지는 것인지 그런 건 생각하지 않고 사람들은 그냥 알고, 사랑한다. 받아들이는 것도 바로 그랬기 때문이다. 그럴 이유가 하나도 없어도 사람들은 거기서 기쁨을 느낀다. 살아 있는 풍습이란 그렇게나 멋지다.” ─ 그림 형제
■ 동화 같은 번역 뒷이야기: 생태찌개 한 접시
알프레드 메설리 선생과 전영애, 김남희 역자의 인연
“이제 우리는 자물쇠가 완전히 풀리고 소년이 뚜껑을 열 때까지 기다려야 해.
그러면 상자 안에 어떤 놀라운 것들이 들어 있는지 알게 될 거야.”
─ 『그림 동화』에서
전영애, 김남희. 한국의 두 독문학자는 어떻게 해서 『그림 동화』를 번역하게 된 걸까. 동화 ‘같은’ 번역 뒷이야기를 전하면 다음과 같다. 전영애 역자는 ‘여백서원’이라는 책의 집을 지어 지키고 있다.(KBS 다큐인사이트 ‘인생 정원, 일흔둘, 여백의 뜰’ 방영) 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은 일반 공개일인데 재작년 10월, 키가 크고 인상이 좋은 독일인 한 분이 불쑥 대문을 열고 들어섰다. 이전에 독문학 학회에서 만난 적 있고, 2019년 가을 서원에 방문한 적 있는 알프레드 메설리 전 스위스 취리히 대학교 문화사회학과 교수였다. 서원을 둘러본 그분은 전영애 역자에게 다음번 유럽에 올 때 취리히에 꼭 들르라고 간곡히 당부했다. 얼마 뒤 전영애 역자는 독일 본 강연을 마치고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로 가는 도중 취리히에 잠시 들렀다. 사흘간 머문 메설리 교수 집에서 전영애 역자는 놀라운 환대를 받았는데 김치가 나오는가 하면 급기야 생태 김치찌개가 주요리로 나오는 지경에 이르렀다. 떠나기 전날 밤 이 유별난 환대에 대한 수수께끼는 풀린다. 메설리 교수가 고운 케이스에 든 두꺼운 책 세 권을 꺼냈는데, 그 책이 바로 『그림 동화』 완판본이었다. 오랫동안 민담과 동화 연구에 매진한 메설리 교수는 『그림 동화』에 대한 애정이 지극했고, 그 책이 한국에서도 원형대로, 좋은 역자의 손을 거쳐, 정본으로 나와 주기를 바란 것이다. 그리고 그 적임자로 전영애 역자를 지목한 것. 괴테 전집 번역에 바쁜 전영애 역자는 고심했다. 그러나 돌아와 생각하니 그날의 환대, 생태 김치찌개 접시 그림이 머릿속을 맴돌아 결국은 만만찮은 『그림 동화』 번역을 시작하게 되었다.
김남희 역자의 동화 ‘같은’ 번역 뒷이야기는 2017년으로 돌아간다. 설악에서 열린 심포지엄의 기조 강연자로 알프레드 메설리 교수가 초대되었는데, 김남희 역자는 이 ‘이야기의 이야기꾼’을 경북대학교로 초청해 ‘이야기의 힘’에 대해 강연해 달라고 청한다. 이어 두 분은 독문학 학회에서 전영애 역자를 만나게 되고, 2018년에 김남희 역자는 메설리 선생과의 인연으로 한국, 독일, 스위스 독문학계 학자들과 취리히에서 『그림 동화』와 한국 수용을 주제로 일주일간 워크숍을 연다. 그 뒤 메설리 교수는 전영애, 김남희 역자에게 『그림 동화』의 한국어판 정본 번역을 제의하고, 두 분은 고심 끝에 이 책을 번역하게 된 것이다. 동화에는 세 번의 법칙이 있다고 했던가! 스위스 먼 나라에서 메설리 교수는 전영애, 김남희 역자를 ‘동화’처럼 연결해 주었다. 1권을 번역한 전영애 역자는 2권 공역에서는 앞에서부터 번역해 나가고, 김남희 교수는 뒤에서부터 번역하며 중간쯤에서 만나기로 약속한 뒤 5년 가까이 매주 번역본을 주고받으며 완간의 결실을 맺었다. 옮기는 도중 기회만 되면 어린이들, 어른들 앞에서 번역문을 낭독해 가며 의견을 들었고, 전영애 역자는 동화의 생생함을 전달하기 위해 유튜브에 구연 동화 영상을 34편 업로드한다.
“한국에서 『그림 동화』를 번역할 적임자로 전영애 역자와 김남희 역자만큼 유능하고 경험 많은 번역가를 바랄 수 있을까. 두 분의 번역은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