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게 오늘은 왜 여기까지 따라왔어요.”
스토킹 상대가 내게 집착해 온다, 그의 살인 현장을 목격한 이후부터.
희운이 짝사랑하는 학교 후배 강우. 그를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던 희운의 마음이 잘못된 방식으로 비틀어지는 건 한순간이었다. 조금 더 오래 보고 싶은 마음에, 조금 더 많이 알고 싶은 마음에 시작한 스토킹. 재벌 3세다, 조폭이다, 연예인 지망생이다 등 강우의 인기만큼이나 그에 대한 소문은 많았지만 확인된 건 아무것도 없었다. 베일에 싸인 그의 모습을 아는 사람은 나밖에 없다는 것. 희운의 스토킹은 명백히 범죄였지만 이미 맛보게 된 비밀은 너무나 달콤했다. 강우가 누군가를 살해하는 모습을 목격하기 전까진. 그리고 자신의 스토킹을 들키기 전까진.
| 리뷰
“좀 봐주고, 귀여워해 줘.”
원리드 작가의《폼리스》종이책 출간!
리디 별점 참여 19,000개 이상, 리뷰 6,000개 이상의 인기작 원리드 작가의《폼리스》가 종이책으로 출간된다. “나…? 희운이.”를 비롯해 숱한 명대사를 남기며 인기를 끌었던 작품으로, 리디에서 웹툰으로 재탄생하며 다시 한번 그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희운은 강우에게 구속되고 자유를 잃지만 빚에 허덕이며 사채업자들에게 위협을 받던 삶보다 훨씬 안정적인 삶을 살게 된다. 작가가 Q&A에서 말했듯이 희운이 강우에게 느끼는 감정은 모양이 없다. 무서우면서도 안정을 느끼고 벗어나고 싶어 하는 동시에 보고 싶어 하듯이 하나로 단순하게 정의 내릴 수 없는 감정. 타인이 보기엔 강우에게 구속된 희운의 삶이 깨진 유리처럼 망가진 듯이 보이겠지만, 외려 강우의 손 안에서 이전보다 나은 삶을 살고 있는 희운의 현재는 반짝이는 유리 조각처럼 빛나고 있는지도 모른다.
폭력적이지만 다정한 집착광공, 겁이 많고 눈물도 많은 소심수. 정반대되는 캐릭터들의 케미, 피폐함과 달달함이 공존하는 작품을 만나고 싶다면 원리드 작가의 『폼리스』를 추천드린다.
파삭, 소리가 나며 유리컵이 산산조각 났다.
자잘한 유리 조각들은 천장에 달린 화려한 조명을 반사하며 눈이 부실 정도로 반짝거렸다.
희운은 그게 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온전한 형태를 띠었을 때보다, 부서졌을 때 더욱 반짝인다는 것이.
-『폼리스』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