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장면

이다혜 and 9 others · Essay
22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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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론가 떠나고 잠시 머무르고 다시 돌아오기. 그토록 그리웠던 여행을 다시 떠날 수 있게 된 시기에 맞춰, 2030 독자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아온 10인의 작가 고수리, 김신지, 봉현, 서한나, 서해인, 수신지, 오하나, 이다혜, 이연, 임진아가 풀어놓은 각자의 여행기를 한데 묶어 『여행의 장면』(유유히 2023)을 출간했다. 책장을 덮을 때면, 마음속에 고이 간직해온 나만의 여행의 장면이 툭 떠오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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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of Contents

수신지 비행기를 타기 전에 이연 태양계 여행 김신지 잠시 다른 인생을 사는 기분 임진아 혹시, 한국 분이세요? 서한나 카페 사이공 오하나 쓸쓸한 마음, 그럼에도 밝은 쪽으로 고수리 돌아보면 반딧불이 같은 추억일 거야 서해인 구글 지도와 어떤 돌봄노동 봉현 아무도 나를 모르는 곳으로 이다혜 사라진 감각과 선호에 대하여

Description

의외의 모험과 우연한 행복을 만나러, ‘나’라는 원래 모양을 찾으러 우리, 떠나볼까요? 어디론가 떠나고 잠시 머무르고 다시 돌아오기. 그토록 그리웠던 여행을 다시 떠날 수 있게 된 시기에 맞춰, 2030 독자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아온 10인의 작가 고수리, 김신지, 봉현, 서한나, 서해인, 수신지, 오하나, 이다혜, 이연, 임진아가 풀어놓은 각자의 여행기를 한데 묶어 『여행의 장면』(유유히 2023)을 출간했다. 탁상 위에 놓인 달력에 빈칸을 만들어둔 그 시간 동안 우리는 이번 여행에서 만날 어떤 장면들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득 찬다. 여행을 가기 전과 다녀온 후의 나는 여전하면서도 조금은 다른 분위기를 품고 사는 사람이 된다. 마음 한구석에 푸르른 이국의 풍경을 품고 그 속에 있던 원래의 ‘나’를 떠올리면, 지금 여기 이 바쁜 하루 속 내가 조금은 괜찮아진다. 『여행의 장면』을 펼치면 10인의 작가들이 그간 다녀온 무수한 여행들 중에 마음속에 담아두었던 한 장면을 만나게 된다. 『며느라기』를 그린 만화가 수신지는 비행기를 타보기 전에 비행기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미처 몰랐던 시절의 에피소드를, 『매일을 헤엄치는 법』 작가 이연은 늘 사람들 사이에서 ‘사람 멀미’를 겪으며 혼자만의 시간을 애타게 찾던 자신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은 혼자 살 수 없다는 진리를 깨닫게 된 어느 날의 여행을 떠올린다.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 작가 김신지는 안식 휴가를 떠나 현지 사람처럼 살아본 치앙마이, 빠이 이야기를, 『사랑의 은어』 작가 서한나는 낯선 도시에서 단골 펍 하나를 만들어둔 끄라비 여행을 이야기하며, 언젠가 그곳을 꼭 가보고 싶게 만든다. 좋아하는 작가 하야시 후미코와 좋아하는 시인 가네코 미스즈를 찾아 각각 떠난 『오늘의 단어』 작가 임진아와 『계절은 노래하듯이』 작가 오하나의 여행기는 서로 다른 지점에서 더욱 흥미로운 감상을 그리게 하고, 『마음 쓰는 밤』 작가 고수리가 매주 주말마다 가족과 함께 숲의 냄새와 풍경을 마음껏 누려온 캠핑기는 읽다 보면 싱그러운 나무 향처럼 가슴 깊은 곳까지 시원해진다. 더불어 구글 지도 덕분에 부모님의 여행을 랜선으로 함께하는 『콘텐츠 만드는 마음』 서해인 작가의 여행기와 구글 지도가 없던 시절처럼 실시간으로 연결된 일상에서 벗어나 모험을 하는 『단정한 반복이 나를 살릴 거야』 봉현 작가의 쿠바 여행기, 그리고 구글 지도와 함께 이제는 사라진 감각과 선호에 대해 곱씹으면서도 때가 되면 어김없이 다음 여행을 위해 짐을 싸게 되는 『여행의 말들』 이다혜 작가의 이야기까지 모두 읽고 나면, 더 이상 망설일 이유 없이 자신만의 다음 여행지를 찾아 떠나게 될지도 모른다. 잊고 있던 나를 마주하는 시간, 살고 싶었던 대로 나를 살게 하는 순간에 대하여 처음 비행기를 타는 순간, 깨끗이 정돈된 기내에서부터 방금까지 골치 아프던 일상의 문제는 조금씩 옅어진다. 나의 도시를 박차고 공중으로 날아오르는 순간, 알 수 없는 후련함으로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짜릿하다. 비행 사이에 맛있는 냄새와 함께 내 앞으로 따뜻한 기내식이 놓인다. 기내식과의 첫 만남에 대해 수신지 작가는 깊은 인상을 새겨둔다. 두근두근 은박 뚜껑을 벗기며 하나하나 디지털카메라에 담았다. 튜브 고추장은 먹을까 말까 고민하다 가방에 챙겨 넣고 맥주와 콜라까지 야무지게 먹다 보니 긴 비행시간이 훌쩍 짧아져 있었다. - 수신지, 「비행기를 타기 전에」 수많은 사람들과 늘 연결이 되어 있고, 만나야 하는 약속들에 시달리던 하루하루. ‘사람 멀미’에서 벗어나 온전히 나에게 집중할 시간이 필요할 때면 이연 작가는 훌쩍 혼자 여행을 떠났다. 그렇게 떠난 여행지에서 어느 날은 자신만의 안락한 세계를 깨는 경험을 한다. 인정하기로 했다. 나는 그저 평범한 인간일 뿐이고, 사랑과 사람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말이다. 고립도 중요하지만 사람도 곁에 둬야 한다. 홀로 여행을 여섯 번쯤 하고 나서야 깨게 된 나의 세계였고, 귀한 깨달음이었다. - 이연 「태양계 여행」 그토록 기대했던 여행이지만, 낯설기만 한 곳보다 애써 뭘 하지 않아도 되는 익숙한 곳을 찾게 되었을 때, 김신지 작가는 현지인의 삶을 살짝 상상해본다. 뒤늦게 도착하는 반려인을 기다리며 공항에서 마중을 해보는 이벤트도, 평화로운 숙소와 평화로운 작은 마을에서 매일 ‘평화롭다’ 중얼거리면서. “놀기만 하니까 왜 이렇게 좋을까요?” “인간이 일하려고 태어난 게 아니니까 그렇죠.” 호스에서 시작된 물줄기가 허공에 작은 무지개를 만들고 있었다. 우문현답이었다. - 김신지 「잠시 다른 인생을 사는 기분」 일상에서 멀리 떠나온 여행이지만, 숙소 근처에 단골 펍을 만들어두면 매일의 마침표를 느긋하게 찍게 된다. 매일 만나는 직원의 익숙한 일의 리듬도 살피고, 때로는 말도 슬쩍 걸어보면서 이국의 밤을 보내는 서한나 작가의 여행처럼. 나는 그 여행 끝에 일행과 이야기하며 끄라비 다신 안 올 것 같다는 말을 했는데, 아무래도 갈 것 같다. 끄라비에는 내가 아는 술집이 있고, 분위기도 좋고, 거의 매일 다른 여행자들이 오니까. - 서한나 「카페 사이공」 무언가를 좋아하는 일은, 좋은 일을 불러온다 그 좋음의 세계 안에서 순간의 인연은 어김없이 오래 간직할 추억이 되고 당신은 타국에서 한국인을 만나면 피하는 쪽일까, 반가워하는 쪽일까. 여행지에서 뜻 모를 이국의 언어 속에서 고요히 있다가 한국말이 들리는 순간, 후다닥 그 자리를 뜨는 쪽을 택할지 모른다. 또는 낯선 행선지에서 갑자기 마주친 한국인이 그저 반가운 말동무가 될 수도 있다. 임진아 작가의 여행기에서는 타국에서 한국인끼리니까 서로에게 솔직한 마음이 오갈 수 있는 그 순간들이 반짝 빛을 낸다. 수많은 타이밍 중에 지금 여기서 만난 것은 어쩌면 누군가가 미리 그려둔 장난스런 콜라주 같기도 하고. 그렇다면 언제든 그 순간을 맘껏 즐기면 더 좋겠다고. 여행을 좋아하는 한국인들이 마음껏 그리는 콜라주들이 그냥 제멋대로 그려지며 아무에게도 납작하게 보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저 각자 그리고 싶은 그림을 시간을 내어 여기에서 붙여 그린 것뿐이라고. 콜라주 감상은 자유, 겪은 사람만이 아는 풍부한 이야기는 비밀! - 임진아 「혹시, 한국 분이세요?」 한편 누구에게나 운명이 바뀌는 찰나의 순간이 시시때때로 찾아오는 게 인생이라면, 그 순간들을 더 적극적으로 찾는 모험이 여행일 테다. 한 권의 시선집에서 마음을 끄는 시인을 발견하고, 그에 이끌려 마치 햇빛을 향해 뻗어나가는 식물처럼 오하나 작가는 자신의 삶을 그에게로 힘껏 방향을 바꿔본다. 그리고 마침내 그의 생의 흔적을 찾아 떠난 여행에서 애틋하고도 경이로운 순간들을 만끽한다. 시인의 시를 멀리 퍼뜨리려는 씨앗 배달부가 나만이 아니었다는 사실이 무척 놀라웠지만, 한편으로는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쓸쓸한 마음, 그럼에도 밝은 쪽으로 벋어 나가려는 마음이 우리 모두의 본성일 테니까. - 오하나 「쓸쓸한 마음, 그럼에도 밝은 쪽으로」 딱딱하고 차갑고 움직이지 않는 일상의 공간을 떠나 온몸으로 뒹굴며 뛰어놀기 좋은 숲으로, 고수리 작가는 와글와글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매주 떠나는 캠핑으로 독자를 초대한다. 별빛 같은 반딧불이멍, 일렁이는 불멍, 부풀어오르는 마시멜로멍을 즐기고 숲과 흙, 장작과 설탕이 뒤섞인 달짝지근한 냄새에 코를 박으며 이다지도 사소하고 따스한 행복의 세계를 구체적으로 나누어준다. 어쨌든 긴 밤이 지나면 아침이 찾아올 테니까. 그걸 아니까 고생 끝엔 웃어버리기. 동그란 얼굴들 마주 보고 푸하하 웃어버리고 나면 정말로 다 괜찮아졌다. 고생담이 모험담이 되는 한 끗 차이는 결국 웃음이란 걸. 어쩌면 인생도 그렇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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