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의 커피하우스

고솜이 · Novel
23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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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치 브레이크 스토리>의 저자이자 블로거 작가로 유명한 고솜이의 장편소설. 축음기와 LP레코드, 가정용 오븐과 구식 커피기구들, 재즈와 화분, 잊혀진 가제 손수건까지. 잡스럽고 오래된 물건으로 가득한 '수요일의 커피 하우스'에는 나이를 가늠하기조차 힘든 신비로운 인물인 주인여자와 작중화자인 '나'를 비롯한 다양한 손님들이 등장해 '단지 주어진 오늘을 살라'는 조용한 메시지를 담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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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음기와 LP레코드, 가정용 오븐과 구식 커피기구들, 재즈와 화분, 잊혀진 가제 손수건까지. 잡스럽고 오래된 물건으로 가득한 <수요일의 커피하우스>. 나이를 가늠하기조차 힘든 신비로운 인물인 주인여자, 오늘의 젊은이인 주인공이자 작중 화자인 ‘나’, 그리고 현대인의 전형인 다양한 손님들. <수요일의 커피하우스>는 마치 물위의 섬처럼, 혹은 바닷가 등대처럼, 오늘도 맛있는 커피와 맛있는 레시피 속에 느림의 미학, 즉 ‘단지 주어진 오늘을 살라’는 조용한 메시지를 담아낸다. <수요일의 커피하우스>에는 잃어버린 오늘이 있다. 커피하우스의 주인과 ‘나’의 만남 사이에는 수많은 상징이 숨겨져 있다. 요즘의 젊은이인 주인공이자 작중 화자인 ‘나’는, 생각할 여유도 없이 하루를 살아가면서 자신도 모르게 단절에 익숙해지고 무감각에 승복하는 우리 사회 젊은이들의 현주소를 나타낸다. ‘나’에게는 과거도 없고 미래도 없다. 병상에 누워 죽어가는 아빠의 존재도 이제 곧 과거 속으로 묻힐 것이며 ‘나’는 결국 철저한 고독 속에 고립되고 말 것이다. 아빠는 마지막 유언조차 감동적으로 남기지 못하는 시대적 오류의 산물인 기성세대를 상징한다. ‘나’는 불안하고 헛된 현실을 살아가는 또 하나의 죽어가는 영혼임을 스스로 인지하며 자신의 무능력 때문에 불행한 인생을 살아간다고 생각하는 수동적인 인물이다. 그런 ‘나’의 앞에 어느 날 <수요일의 커피하우스>가 등장한다. 나이를 가늠하기 힘든 주인여자는 구식양옥집에 살며 아버지가 물려준 축음기와 LP레코드, 가정용 오븐과 구식 커피기구들, 재즈와 화분, 플레어스커트와 앞치마, 다락과 서재, 심지어 잊혀진 가제 손수건 따위의 잡스럽고 오래된 물건들에 둘러싸인 신비스러운 인물이다. 그녀와 그녀를 둘러싼 모든 사물과 행위는 과거 속에 묻힌 진실한 인생의 의미를 상징한다. 그녀는 흐르는 시간도 변화시키지 못하는 위대한 삶의 의미가 있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인물이며, 복잡한 허위의 세계를 사는 오늘의 지친 젊은이들에게 세상에 만연한 집단 망상에서 벗어날 것을 조용히 알려주는 생활의 인지자인 동시에, 과거와 현재의 끊어진 고리를 이어주는 매개체이다. 이상하게도 ‘나’는 분명 1970년대를 알지 못하는데도 주인과 비슷한 추억을 가지고 있다. 이는 시대를 초월해 인간은 행복한 인생의 맛에 대한 근본적인 향수를 가지고 태어났음을 암시하는 것이다. ‘나’의 이름이 끝내 밝혀지지 않는 것에는, 독자 자신이 ‘나’이기를 느끼고 ‘나’의 감정 속에 녹아들어 주인의 따스한 인간애를 가슴으로 받아들이기를 원하는 작가의 의지가 담겨 있다. 주인은 구겨지고 추한 현대의 기성세대와 망가진 자본주의를 조용히 비난하며 그들이 망치고 있는 젊은 세대를 위로한다. 그녀의 방식은 까다로운 커피나무에 물을 주듯 적당한 선을 유지하며 자신의 철학을 강요하지도 않는다. 아라비안 나이트의 세헤라자데처럼, 천일의 커피와 지혜로운 이야기를 들려주는 주인은 우리 시대의 힘들고 지친 젊은 영혼을 감싸 안는 어머니와도 같은 존재인 것이다. 그런 주인의 태도 때문에 ‘나’는 안식을 얻고 시간과 사회의 일방적인 공격에 대해 승리를 거둔다. 이처럼 깊은 성찰을 바탕으로 한 <수요일의 커피하우스>는,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주제의식을 가벼운 에피소드와 유머러스한 등장인물을 통해 마치 커피 한잔을 건네듯 쉽게 전달함으로써 읽기 편하면서도 감동적인 한편의 우화로 완성되었다. 블로거 작가라고는 믿기 힘든 플롯의 완성도와 복선 사용의 능란함, 그리고 신인작가의 풋풋함을 고루 갖춘 이 소설에서 독자는 편안한 재미와 함께 짙은 휴머니즘을 느끼게 될 것이다. 커피 한잔의 여운처럼, <수요일의 커피하우스>는 척박한 시대를 숨 가쁘게 살아가는 젊은이들에게 삶의 향기를 선물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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