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토록 순수한 녀석들

파트릭 모디아노 · Novel
27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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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파트리크 모디아노의 청년시절을 그린 자전적 소설. 어떠한 무기도 지니지 못한 채 삶의 시간 속에 던져진 청춘들의 고통스러운 자화상이다. 파트리크 모디아노는 이번 작품 속에서 15년, 혹은 20년, 아니 그 이상이거나 그 이하이거나에 상관없이 '시간이 멸해 버린 나보다 더 많은 나를' 찾아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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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of Contents

1. 발베르 학교 2. 유랑 극당 3. 행복한 날로의 귀환 4. 바다 5. 백작 부인의 딸 6. 스코사의 햄릿 7. 다니엘은 여전히 어린애 8. 마르틴느, 우리들의 여왕 9. 모자 광고 모델 10. 크리스티앙과 어머니 11. 북부역의 사냥꾼 12. 우리들만의 정원 13. 안개 속으로 14. 다시 발베르 학교에서 해설_ 작가와 작품 세계 잃어버린 사랑의 순례기_ 진형준

Description

1. 생의 아름다운 시절, 잃어버린 사랑을 찾아 헤매는 한 사내의 순례기! 파트리크 모디아노Jean Patrick Modiano가 금년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되었다. 노벨상을 관장하는 스웨덴 한림원은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파트리크 모디아노를 발표하면서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인간의 운명을 환기시키는 기억의 예술을 보여줬다”고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파트리크 모디아노는 노벨 문학상 수상 직후 기자회견에서 "과거 노벨문학상 수상자들을 생각해봤을 때 너무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 며 "기쁘지만 수상한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하여 화제가 되기도 하였다. 모디아노는 1945년 7월 30일 유대계 이탈리아인 아버지 장 파트리크 모디아노Jean Patrick Modiano와 벨기에인 배우인 어머니 루이자 콜페인Louisa Colpijn 사이에서 파리 근교 불로뉴 비앙쿠르Boulogne-Billancourt에서 출생했다. 그는 1968년 『에투알 광장La Place de l'Etoile』을 발표하자마자 로저 니미에Roger- Nimier 상과 페네옹 Feneon 상을 동시에 수상하여 일약 프랑스 문단의 총아로 각광을 받는다. 이후 그는 1972년 『외곽순환도Les Boulevards de ceinture』로 아카데미 프랑세즈 소설대상을, 1975년 『슬픈 빌라Villa triste』로 출판사 대상을 수상했고 1978년에는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 Rue des Boutiques obscures』로 프랑스 문단의 최고봉인 공쿠르 상을 수상하기에 이른다. 공쿠르 상을 수상한 이후에도 그의 정력적인 작품 활동은 계속되어, 1981년의 『어느 젊은 시절Une jeunesse』, 1982년의 『그토록 순수한 녀석들De si braves garcons』로부터 2010년의 『지평선 L'Horizon』, 금년도의 『네가 거리에서 길을 잃지 않도록Pour que tu ne te perdes pas dans le quartier』에 이르기까지 20여 편의 장편을 발표한다. 르 클레지오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지 6년 만에 열다섯 번째 프랑스인 수상자가 된 파트리크 모디아노의 작품들은 36개 언어로 번역이 되어 전세계에 수많은 열렬한 독자를 가지고 있다. 그것은 그의 작품들이 빚어내고 있는 우울한 색조에도 불구하고 아주 단순한 줄거리, 간략하고 적확한 서술, 일관된 이야기의 전개들을 그 특징으로 하고 있어, 독자들이 쉽게 그의 작품세계에 빠질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모디아노는 1945년생이므로 2차 대전의 경험이 없다. 그런데도 그의 작품들은 대개 독일 점령시의 파리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그리고 역사의 비극과 마주한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묘사한다. 이번에 스웨덴 한림원이 그에게 노벨 문학상을 수여하면서 설명했듯이 그의 회상조의 작품들은 독일 점령기의 “도무지 불가해한, 또한 감추어진 인간의 운명을 우리에게 그려 보임으로써” 인간 존재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으로 우리를 이끈다. 그 우울했던 시대, 모든 개인들의 행복한 삶을 역사의 희생물로 만들어버린 그 시대를 천착하는 일이 모디아노 작품에서 일관된 주제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이번에 출간된 『그토록 순수한 녀석들』도 예외는 아니다. 작품 속에서 조니라는 인물이 스스로 회상하고 있는 자신의 삶이 그러하다. 그는 오스트리아에 살다가 독·오 합병으로 인해 할머니와 함께 프랑스로 오게 된다. 할머니마저 미국으로 떠나자 그는 홀로 파리에 남아 여기저기를 전전한다. 그리고 우연히 만난 한 여인과 외로움을 나눈다. 그러던 중 어느 날 검문에 걸려 동부전선으로 끌려가게 된다. 그 어느 곳에서도 개인의 선택은 찾아볼 수 없다. 그것은 역사의 희생물이 된 개인의 삶, 바로 그것이다. 작가는 자신의 작품에 대해 ‘나의 목표는 어떤 박명의 어렴풋한 세계를 그려 보이려 노력하는 일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2.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 헤매는 모디아노의 아름다운 여정 『그토록 순수한 녀석들』은 어떠한 무기도 지니지 못한 채 삶의 시간 속에 던져진 청춘들의 고통스러운 자화상이다. 파트리크 모디아노는 이번 작품 속에서도 변함없이 15년, 혹은 20년, 아니 그 이상이거나 그 이하이거나에 상관없이 ‘시간이 멸(滅)해 버린 나보다 더 많은 나를’ 찾아 나서고 있다. 비록 이제는 사라져 버렸지만 화자와 등장인물들의 추억 속에 생생히 남아 있는 발베르 학교는 그들의 생애의 요람이었으며, 거기서 함께 생활했던, 그러나 그 이후 서로 뿔뿔이 흩어져 버린 친구들은 그들의 생의 가장 아름다운 한 부분을 나눠 가지고 있는, 그런 의미에서 서로의 분신들인 것이다. 행복한 날을 우울히 꿈꾸며 군에 입대하는 미셸, 다가갈 수 없는 바다에 미쳐 버린 맥 파울즈, 어른이 된다는 두려움에 떠는 데조토와 크리스티앙 포르티에, 쾌활함을 잃어버린 요트랑드, 사기단에 걸려 몸과 일생을 망쳐버린 '우리들의 여왕' 마르틴느, 청부살인자가 된 뉴망, 마약중독자가 된 샤렐, 폐인이 되어 버린 라포르 선생님… 등등. 이렇듯 조각조각 부서진 삶의 파편들을 다시 모아 맞추는 작업은 파트리크라는 한 연극배우에 의해 이루어진다. 어쩌면 파트리크라는 화자는 이 소설에서 파트리크 모디아노 자신의 삶을 그린 자화상에 다름 아니다. 그러나 그것은 아무래도 상관없는 일이다. 사실 그의 모든 소설에는 자전적 요소가 짙게 배어 있지만 그것이 독자들의 객관적인 독서와 감동을 방해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그것은 작가의 상상력에 의해 완전히 탈바꿈되어 있기 때문에 적극적인 의미에서의 소설적인 분위기를 이룩해 내는데 성공한다. 그것은 여러 점에서 입증된다. 우선 화자와 인물의 관계를 살펴보자. 이 소설의 화자인 파트리크의 학창 시절의 이름은 에드몽 클로드이다. 그러니까 에드몽 클로드라는 인물은 화자 자신이지만 그러나 그것은 현재의 회고적 시점에 의해 제삼자화된 인물의 성격을 갖게 된다. 앞부분에서는 다소 모호하게 암시되어 있는 동일 인물의 중복은 뒤에 파트리크가 뉴망이라는 인물과 만나는 장면에서 분명해진다. 그러나 이것이 보다 직접적인 효과를 발휘하는 것은 라포르 선생과의 만남에 대한 회고 장면에서이다. 순회공연 도중 어느 마을에서 에드몽 클로드(=파트리크)는 옛날 발베르 학교의 화학 선생이었던 라포르 선생을 만난다. 그리고는 그와 함께 저녁을 먹고 지난 일들을 추억하며 같이 시간을 보낸 후 비가 내리는 밤, 그들이 잠깐 동안 같이 보냈던 식당의 양철 처마 아래서 헤어진다. 몇 년 후 그는 파리의 한 극장 앞에서 라포르 선생을 우연히 다시 보게 되는데 그 장면은 이렇게 서술되어 있다. 어느 해 크리스마스 이브에, 내가 어린 두 딸과 함께 월트 디즈니의 영화 한 편을 상영하고 있는 <렉소> 극장 입구에 서 있었던 적이 있다는 걸 생각해 보게나. ……흰 머리의 유난히 뻣뻣한 사내가 내 주의를 끌더군. 그는 누런 외투를 입고 때가 낀 회색 목도리를 두른 채 혼자 서 있었어. ……그는 라포르였어. 대화체로 되어 있는 회상 장면에서 화자와 청자聽者가 누군가는, 앞서 말한 인물의 중복을 떠올리면 금방 짐작할 수 있다. 즉 화자는 현재의 화자, 이 소설 전체의 화자인 파트리크이며 청자는 몇 년 전 라포르 선생을 만났을 당시의 에드몽 클로드인 것이다. 이렇듯 동일 인물의 대타화對他化를 통해 모디아노가 노리고 있는 것은 작가 혹은 화자의 주관적 정서의 개입을 가급적 억제함으로써 독자의 상상력이 참여할 수 있는 여지를 최대한으로 넓혀 작품의 울림의 폭을 한없이 확장시키고자 하는 데 있다. 따라서 간결하게 절제된 서술을 주된 특징이자 장점으로 하는 모디아노 소설들은 그 물리적인 분량과는 비교가 안 될 만큼 넓은 의미의 장(場)을 거느리게 된다. 상상력을 통한 독자의 폭넓은 참여를 통해 작품의 궁극적 완성을 도모하고자 하는 모디아노의 감춰진 의도는 그의 애매성에서 비롯하기도 한다. 결국 『그토록 순수한 녀석들』은 생의 가장 아름다운 시절, 잃어버린 사랑을 찾아 헤매는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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