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극장가에서는 마블의 새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가 흥행몰이를 하고 있다.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선 우주를 주제로 하여 무중력 체험을 하는 장면을 보여주었다. 재작년까지 <인터스텔라>와 <마션>도 대단한 인기였다. <마션>의 경우, 원작 소설도 많이 팔렸다. 그런데 한 가지 의문이 든다. 국산 SF는 없나?
한국 창작 SF의 발전을 위한 전문가 18인의 바람을 모으다
한국 창작 SF는 ‘마이너’다. 앞서 언급했듯, 우리나라에서 인기인 SF는 대다수 외국산이기 때문이다. 그 와중에 창작 SF 소설은 더욱 소외된다. 영화라는 장르가 너무 강하기 때문이다.
<한국 창작 SF의 거의 모든 것>(케포이북스, 2016)은 이러한 한국 창작 SF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살피는 책이다. 책 제목에 드러난 대로 한국 창작 SF의 여러 측면을 살펴본다. 척박한 환경 속에서 꾸준히 한국 창작 SF 작품을 써 온 작가들의 목소리로 시작해, SF와 관련된 일을 해 오고 있는 여러 분야 전문가들의 생각과, SF를 사랑하는 애호가들의 이야기를 모았다.
한국 창작 SF 작품을 발굴, 게재해 온 웹진 <크로스로드>의 창간 10주년을 기념하여 기획된 이 책을 위해, 한국 SF에 관련된 쟁쟁한 인물들 거의 전부가 모였다. 김보영, 김창규, 서진 등의 작가가 한쪽에 서고, 박상준, 고장원, 전홍식 등 이 분야 전문가들이 힘을 모았으며, 정재승, 이강영, 원종우 등 과학문화 운동의 선구자들과 조성면, 복도훈, 김봉석 등의 문화 연구자들이 뒤를 받치고 있다. SF와 장르문학, 대중문화의 발전을 위해 남다른 애정을 갖고 오랜 시간에 걸쳐 다양한 활동을 해 온 전문가들이 함께 한 결과가 바로 이 책이다.
한국 창작 SF 안내서
책은 1부와 2부로 구성했다.
1부 ‘크로스로드에서 SF를 생각하다’는 다시 4개 장으로 나누었다. 1장 ‘한국 창작 SF, 나는 이렇게 쓴다’는 현역 SF 작가들의 진솔한 고백과 바람을 담고 있으며, 2장 ‘SF, 우리들 꿈과 사랑의 아카이브’는 과학자, 문화운동가, 문학평론가 등 각 방면 전문가들의 SF에 대한 애정을 보여 준다. 3장 ‘SF로 들고 나는 네 가지 통로’에는 SF와 직접 관련된 일에 종사하는 전문가들의 행적과 소감을 담고 있다. 끝으로 4장 ‘한국 SF의 어제와 오늘’은 그 자체로 한국 SF의 역사와 미래에 대한 값진 정리이자 연구의 소산이다.
2부는 ‘한국 창작 SF의 미래를 위하여’라는 제목의 좌담이다. 지난 10년간 <크로스로드> SF를 이끌어 온 박상준(포스텍 교수)이 사회를 맡고, 한국 SF의 대표적인 전문가인 고장원, 박상준(서울 SF 아카이브 대표), 전홍식과 중견작가인 김창규, 대중문화운동가인 원종우와 함께 한국 창작 SF의 현황과 문제, 발전 방안에 대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눴다.
이 책은 크게는 한국의 대중문화로부터 대중문학, SF 일반을 거쳐 한국 창작 SF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국면에 걸쳐 재미있고 유용한 내용을 압축해서 보여 준다. SF 마니아는 물론이요 SF에 생소한 독자들이 한국 SF의 진면목을 찾아 나설 때 반드시 휴대해야 할 좋은 안내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