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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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이 다루어야 할 것은 곡선이 아니라 인간이다! _마드리드의 한 대학 캠퍼스 벽에 새겨져 있는 구호 경제학과 행복 사이에는 어떤 관계가 있는가? 진보는 어떻게 측정될 수 있는가? 어떻게 살아야 훌륭한 삶을 살았다고 할 수 있는가? 경제학자들은 보통 이런 질문들에 익숙하지 않고, 또한 경제학이 다루어야 할 주제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월스트리트를 점령하라” 시위를 제안하고 조직한 것으로 유명한 칼레 라슨과 <애드버스터스>지의 구성원들은 이 책 <문화 유전자 전쟁>에서 경제학은 바로 이러한 질문들에 답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이러한 본질적인 물음들을 회피하는 경제학의 지적 편협성을 비판하며 경제적 사유에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이 필요함을 역설한다. 지구를 인간 경제의 하위 체계로 두고 있는 신고전파 패러다임은 인간 경제가 지구 생물 경제의 부분 집합으로 인식되는 생태주의 패러다임으로 전환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완전 경쟁 시장이 성소로, 이윤 극대화와 끝없는 성장이 신성불가침의 교리로, 수요 공급 곡선이 세상만사를 설명해 주는 척도로 떠받들어지고 있는 세상, 곧 화폐가 신인 세상에서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이것은 바로 주류 경제학, 즉 신고전파 패러다임의 관점이다. 그 폐해는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불안, 기분 장애, 우울증 등 정신 질환이 전염병처럼 세상을 휩쓸고 있고, 환경오염과 이상 기후는 일상적으로 겪는 일이 되었다. 끊임없이 쏟아지는 소음과 정서적 고문에 시달리는 동안, 하루 3,000개의 광고 메시지가 우리 뇌에 주입되고 있다. 이제 라슨은 이 책 <문화 유전자 전쟁>에서 경제학을 점령하자고 제안한다. 오늘날 사람들의 사고방식과 생활방식을 지배하고 있는 주류 경제학의 논리에 도전하여 이를 전복하지 않는 한, 더 나은 미래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망상에 불과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라슨에게 경제학은 다음 세대와 인류의 미래를 걸고 인식 영역에서 벌이는 문화 유전자 전쟁의 최전선이다. 충격적인 이미지들이 조지프 스티글리츠, 조지 애컬로프, 만프레드 막스네프, 허먼 데일리, 데이비드 오럴 같은 여러 경제학자들의 글과 어우러진 이 특별한 책은 독자들에게 우리가 너무나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며 살아가는 주류 경제학의 사상과 개념을 낯설게 드러내며, 우리 자신으로 하여금 생명과 진보, 존재의 의미를 다시 묻게 한다. 문화 유전자 전쟁의 최전선, 경제학을 점령하라! 이 책은 첫 페이지에서부터 독자들에게 별이 총총한 밤하늘을 보여 주며 다짜고짜 묻는다. “왜 아무것도 없지 않고 무언가가 존재하는가?” 그리고 이내 우주 공간에서 지구를 바라보도록 하며 또 묻는다. “이 땅에 존재하는 생명에는 무슨 의미가 있는가?” 책은 처음부터 독자에게 강렬한 이미지로 말을 걸며 모든 것을 근원에서부터 다시 생각해 볼 것을 권유한다. 페이지를 넘기면 쓰레기 더미에서 쓸 만한 물건을 찾고 있는 흑인 아이들의 사진을 배경으로 인구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음을 보여 주는 “세계 인구 성장” 그래프가 나온다. 다음 페이지는 오늘 돈 좀 썼다고 자랑스럽게 말하는 남자의 말에 너무 멋지다며 좋아 어쩔 줄 몰라 하는 여자의 캐리커처와 함께 기울기가 급해지는 <종의 소멸> 그래프가 등장한다. 이러한 표현 방식은 지난 20년간 자본주의 소비문화에 저항하는 사람들의 전 세계적 네트워크를 표방해 온 <애드버스터스>지가 즐겨 써온 전략이다. 현란하게 펼쳐지는 이미지들이 도발적으로 느껴진다면 이 책의 전략은 성공한 것이다. 라슨의 목적은 독자들을 끊임없이 도발하여 독자들에게 익숙해져 있는 경제적 사유 방식에 균열을 내는 데 있기 때문이다. 문화 유전자란 무엇을 말하는가? 문화 유전자meme는 리처드 도킨스가 <이기적 유전자>에서 만들어 낸 신조어로, 유전적 방법이 아닌 모방을 통해 습득되는 문화 요소를 의미한다. 문화의 전달은 유전자gene의 전달처럼 진화의 형태를 취하고, 문화의 전달에는 유전자처럼 복제 역할을 하는 중간 중간 매개물이 필요하다. 이 역할을 하는 정보의 단위, 양식, 유형, 요소가 바로 문화 유전자다. 문화 유전자는 생물학적 유전자처럼 사람의 문화 심리에 영향을 미친다. 음악이나 사상, 패션, 언어, 광고, 종교 등 거의 모든 문화 현상이 문화 유전자의 범주에 들어간다. 이런 의미에서 <애드버스터스>지의 지난 20년은 유명 상업 광고의 패러디를 통해 소비주의와 벌인 문화 유전자 전쟁이었다. 또한 월스트리트 점령 시위는 금융 위기가 초래한 극심한 불평등을 아무 말 없이 받아들이라고 강요하는 금융 자본주의 시스템의 부조리와 벌인 문화 유전자 전쟁이었다. 그리고 이제 <문화 유전자 전쟁>에서 칼레 라슨은 경제학을 점령하자고 제안하며 신고전파 경제학으로 대표되는 주류 경제학이 만들어 낸 문화 유전자에 저항할 수 있는 새로운 문화 유전자의 창출과 확산을 시도한다. “경제학자들은 규범과 동기를 모형에 다시 추가해야 한다”, “신고전파 경제학은 단지 틀린 게 아니라 위험하다”, “아직까지도 우리의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양적 성장을 떠벌이는 것은 맹목적 오만이다”, “소비주의 모델은 한계에 도달했다” 등 이 책에 실린 글들의 제목은 그 자체로 라슨이 주류 경제학에 맞서 싸우고자 하는 젊은이들에게 건네는 문화 유전자들이다. 하버드 학생들, 맨큐의 수업을 거부하다 2011년 11월 하버드 대학에서 대단히 상징적인 사건이 일어났다. 그레고리 맨큐의 수업을 듣던 학생들이 자기들이 배우는 경제학에 반대한다는 표시로 수업을 거부한 것이다. 맨큐는 누구인가? 맨큐는 하버드 대학의 경제학과 교수이고, 부시의 경제 자문을 지냈으며 전 세계 거의 모든 언어로 번역되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베스트셀러 경제학 원론 교과서를 쓴 저자다(이 책은 우리나라에도 <맨큐의 경제학Principles of Economics>이라는 제목으로 번역되어 있다). 이 수업을 들은 졸업생들은 국제통화기금, 세계은행, 백악관, 월스트리트 등에 잔뜩 포진해 있으며 오늘날 경제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지금 어떤 위치에 있든 몇 다리만 건너면 이 하버드 경제학 원론을 만나게 된다. 말하자면 그레고리 맨큐는 이 책이 대체하고자 시도하는 신고전파 패러다임을 대표하는 상징적 인물이다. 그런데 하버드에 갓 입학한 10대 청소년 레이철 샌덜로애슈와 게이브리얼 베이어드는 더 균형 잡힌 교과 과정을 요구하며 동료 학생 70명과 함께 맨큐 교수의 수업을 거부한 것이다. 강의실에 남은 700명가량은 강의실을 나서는 학생들을 조롱하고 야유했다. 주류 언론은 이러한 수업 거부를 1퍼센트의 1퍼센트가 벌인 기행으로 치부하며 시위 학생들을 세상 물정 모르는 애송이 망나니로 묘사했다. 하버드 대학의 학생 신문 <크림슨>조차 시위 학생들을 철없고 무식하고 이념적이라며 거들고 나섰다. 학생들은 <그레고리 맨큐 교수에게 보내는 공개서한>을 작성하여 <하버드 폴리티컬 리뷰>에 기고했다. 이 공개서한을 통해 이들은 자신들이 경제학 원론 수업을 거부한 것은 수업의 편파적 사고방식에 대한 불만을 표현하기 위해서였다고 밝혔다. 다양한 지적 탐구와 다양한 학문에 이바지할 수 있는 경제 이론의 폭넓고 개론적인 토대를 마련하고자 강의를 수강했는데, 수업은 오히려 우리 사회에서 불평등을 초래한 문제 많고 비효율적인 체제를 영속화하는 특정한 경제적 관점을 지지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맨큐 경제학을 지탱하는 핵심은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흔들림 없는 “시장에 대한 신뢰”다. 맨큐는 시장을 거의 모든 문제의 해결책으로 제시한다.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유는 시장이 불완전하거나 시장이 없거나 둘 중 하나다. 맨큐는 실업 문제든, 소비 문제든, 주택 문제든, 완전 경쟁 시장이라면 <사회적 최적화>를 통해 모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