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에서 흑인 대통령의 탄생까지, 미국을 뒤흔든 100가지 이야기
미국의 정신, 미국식 민주주의,
미국의 어제와 오늘, 내일을 읽어주는 미국사의 명장면 100
도도한 역사의 물줄기에서 가장 인상적이고, 우리가 기억해두어야 할 중요한 100장면을 가려뽑은 가람기획의 ‘다이제스트100’ 시리즈 열 번째 책으로 《미국사 다이제스트100》이 출간되었다. 건국 200년 만에 세계 최강대국으로 우뚝 서서 세계사의 흐름을 좌우하고 있는 거대제국 미국의 저력은 어디서 비롯되었을까? 한물간 ‘제국’이라는 성급한 분석도 있고, 중국 등 신흥 강대국의 거센 도전 앞에 비틀거리고 있는 것도 일정 정도 사실이지만, 여전히 정치, 경제, 문화 등 모든 면에서 거인으로 군림하며 전 세계 사람들의 선망과 질시의 대상이기도 한 미합중국의 실체를 파악하려면 먼저 그들의 역사를 알아야 한다. 미국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해주는 미국사의 가장 강렬한 100장면, 미국의 100가지 얼굴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미국의 정신, “자유의 나무는 압제자와
폭군의 피를 먹고 자란다!”
미국,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가? 자유, 서부 개척, 남북전쟁과 노예해방, 코카콜라와 햄버거, 청바지, 자유의 여신상, 아메리카 원주민 학살, 아폴로 달 착륙, 제국주의, 그리고 가장 최근의 9. 11까지, 다양한 이미지를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좋든 싫든 미국이라는 나라는 이미 우리들 무의식 깊숙이까지 뿌리내리고 전 세계의 정치와 경제, 문화까지 좌우하는 최강대국이다.
우리에게 있어서 ‘가깝고도 먼 나라’ 미국에 대한 시각은 ‘서방 제국주의의 대명사’라는 관점부터 ‘한국의 가장 강력한 우방’이라는 관점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이 존재한다. 우리 역사, 특히 현대사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그만큼 높기 때문일 것이고 우리네 삶에 직간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미국이라는 나라에 대한 평가나 분석, 호오를 따지기 전에 그 나라에 대해 알아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미국은 역사가 짧다. 그래서 역사를 이야기할 때 보통 미국은 소홀히 취급당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역사학자 E. H. 카의 “역사는 현재와 과거의 끊임없는 대화”라는 말을 빌려오지 않더라도 현재를 분석하고 미래를 예측하기 위해서는 과거를 알고, 과거에서 배워야 한다. 우리는 미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과연 얼마나 알고 있을까? 200여 년의 짧은 역사 동안에 미국은 어떻게 그토록 강대해질 수 있었을까? 물론, 미국의 역사를 들여다보면 대단히 축복받은, 행운의 여신이 미소지은 나라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런 한편으로 긴 역사를 자랑하는 여타 나라들과 마찬가지로 자유와 정의, 이상 등 고귀한 가치를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흘린 피가 오늘날의 미국을 일군 토대가 되었다는 것도 부정할 수 없다. 또한 권력적 측면에서는 견제와 균형, 사회적 측면에서는 분열보다 포용이 낳은 거대한 시너지 효과의 결과물이 미국이라는 강대국 아닐까.
미국사의 흐름을 가장 쉽고 단순하게
미국사 읽기의 베스트 입문서
누구나 알다시피 미국은 이민자의 땅으로 출발했다. 미국의 역사 이전에는 아메리카 원주민의 긴 역사가 존재했다.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이 극히 유럽적인 발상이라는 건 이제는 거의 상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메리카 대륙이 주류 세계사에 등장하는 것은 역시 콜럼버스 이후다. 미국인들이 자신들의 선조라고 생각하는 ‘순례의 시조들’(필그림 파더스) 정착에서, 오늘날 미국의 모태가 되는 13개 식민지 성립, 독립전쟁, 남북전쟁과 노예해방, 골드러시와 서부 개척, 세계대전과 대공황, 그리고 냉전과 데탕트, 9.11 사태, 최초의 흑인 대통령의 탄생 등이 책의 주요 장면이다.
지은이가 머리말에서 밝혔듯이 이 책은 미국사의 연대기적 기술이 아니라 “필자가 선정한 100개의 사건, 주제, 인물들로 각 시대의 역사가 모아지고 이 장면들이 파노라마처럼 이어져 하나의 일관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역사의 세세한 부분들을 과감하게 누락시키는 대신에 “역사를 전체로 바라보고 의미를 생각해” 보게끔 하기 위해 목적의식적으로 이런 기술 방법을 취한 것이다.
각 장면이나 주제를 기술하면서 지은이의 해석과 의견이 덧붙어 있는 점도 눈에 띈다. 지은이는 “최선을 다해 객관적 입장을 견지하고자 했지만 완벽하게 객관적인 역사 기술이란 있을 수 없다. 내 나름대로 미국을 경험하고 공부하고 그래서 ‘맞다’고 생각하는 견해들은 숨기지 않고” 드러내어 보인다. 그리고 최종 판단은 독자들의 몫으로 돌린다. “무수히 많은 역사적 사실들을 그저 연대순으로 늘어놓기보다는 지나치게 주관적이지만 않다면 나름의 체계적인 줄거리와 해석을 보여주는 역사 기술이 더 의미가 있을 것”이라는 지은이의 말에 동의한다면 그런 대목들이 크게 거슬리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역사를 사실로만 받아들이는 것보다 해석과 분석이 독해를 도와주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역사라는, 약간 고리타분한 느낌이 들 수도 있는 주제를 독자들이 좀 더 친근하게 접할 수 있도록 상대적으로 가벼운 접근법을 택한 대중적인 역사서라는 점은 ‘다이제스트100’ 시리즈의 최장점이다. 《미국사 다이제스트100》은 그런 시리즈의 콘셉트를 최대한 살려 미국이 걸어온 길에 대해 반드시 알아야 할 모든 것을 꼼꼼하고 세심하게 선정하여 싣고 있는 만큼, 기본적인 교양으로 미국사를 접해보고 싶은 사람이나 미국에 대한 구체적인 윤곽을 잡고 싶은 청소년과 성인 독자 모두가 쉽게 ‘소화할 수 있는’ 가장 간결하고 친절한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현대판 ‘제국’의 저력의 원천과 비밀을 그들만의 역사를 통해 찬찬히 풀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