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들의 책

하리 쿤즈루 and 22 others · Novel
39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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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대 대표적인 영미 작가 23인이 한데 모여 획기적인 단편집 프로젝트를 벌였다.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의 조너선 사프란 포어, <클라우드 아틀라스>의 데이비드 미첼, 영국 최고의 이야기꾼 닉 혼비, 영화 [미 앤 유 앤 에브리원]의 감독이자 전방위 예술가인 미란다 줄라이, <브루클린>의 콜럼 토빈 등이 개성 넘치는 단편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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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of Contents

머리말 007 강아지 × 조지 손더스 _011 로다 × 조너선 사프란 포어 _027 주디스 캐슬 × 데이비드 미첼 _035 J. 존슨 × 닉 혼비 × 포지 시먼즈 _063 솔레유 × 벤델라 비다 _071 괴물 × 토비 리트 _097 로이 스피비 × 미란다 줄라이 _105 퍼쿠스 투스 × 조너선 레섬 _121 핸웰 시니어 × 제이디 스미스 _155 프랭크 × A. L. 케네디 _171 신디 스투벤스톡 × A. M. 홈스 _199 글래디스 파크스슐츠 판사 × 하이디 줄라비츠 _211 허풍선이 × 알렉산다르 헤몬 _227 렐레 × 에드위지 당티카 _235 테오 × 데이브 에거스 _257 도널 웹스터 × 콜럼 토빈 _271 기디언 × ZZ 패커 _293 고든 × 앤드루 오헤이건 _303 니고라 × 애덤 설웰 _313 마그다 만델라 × 하리 쿤즈루 _337 뉴턴 윅스 × 앤드루 숀 그리어 _351 저스틴 M. 다미아노 × 대니얼 클로즈 _363 조던 웰링턴 린트 × 크리스 웨어 _369 참여 작가 _389 감사의 말 _395

Description

23개의 이름 × 23편의 소설 무한 자유 아래 탄생한 다채로운 발상과 예상 밖의 스토리 우리 시대 대표적인 영미 작가 23인이 한데 모여 획기적인 단편집 프로젝트를 벌였다.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의 조너선 사프란 포어, 『클라우드 아틀라스』의 데이비드 미첼, 영국 최고의 이야기꾼 닉 혼비, 영화 <미 앤 유 앤 에브리원>의 감독이자 전방위 예술가인 미란다 줄라이, 『브루클린』의 콜럼 토빈, 독창적 문예지 <맥스위니스>를 이끄는 문제적 작가 데이브 에거스 등이 개성 넘치는 단편을 썼고, 미국을 대표하는 두 만화가 대니얼 클로즈와 크리스 웨어가 그래픽 노블을 선보였다. 그리고 데뷔작 『하얀 이빨』로 전 세계 문단의 주목을 받은 작가 제이디 스미스가 이 책의 편집자로 나섰다. 프로젝트의 지시사항은 간단했다. “그 무엇에도 구애받지 않고 자신이 이야기하고 싶은 ‘인물’을 만들 것.” “단, 그렇게 탄생한 인물의 이름을 작품의 제목으로 할 것.” 이러한 ‘무한 자유’는 작가들을 매혹시켰고, 성별·인종·생물종 등 그 어느 것에도 제한을 두지 않은 창작 환경은 놀라운 결과를 가져왔다. 자유롭게 쓰였기에 더욱 기발하고 강렬했으며, 짧은 분량 안에서도 서사들은 다채롭게 팽창했다. 여기에 참여한 작가의 수만큼이나 ‘인물’을 창조하는, 또는 ‘인물’의 가능성을 부인하는 방법 역시 다양했다. 23인의 작가들이 탄생시킨 23인의 ‘타인’들, 그들의 삶은 우리의 일상을 새롭게 자극하면서도 묘한 데자뷰를 불러일으킨다. 그 어떤 눈치도 볼 필요 없이 작품을 창작하는 작업이 23인의 작가들에게 ‘해방’을 선사했다면, 이제 독자들이 그 자유를 맛볼 차례다. “나의 헛된 소망은, 친밀함을 갈망한다는 죄로 사람을 밀어내지 않는 가족의 일원이 되는 것!” 타인보다 못한 가족들, 온갖 가족 군상에게 닥치는 기막힌 반전 _「주디스 캐슬」 「글래디스 파크스슐츠 판사」 「핸웰 시니어」 ‘가족’이라는 말은 전형적이고 안정적인 느낌을 풍기지만, 그 이름 아래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많든 적든 가족을 이루고 있는 사람들 수만큼이나 각양각색이다. 작가들이 현상 이면의 모순을 드러내고 기발한 반전을 펼치는 데 ‘가족’은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소재였다. ‘데이비드 미첼’이 탄생시킨 인물 ‘주디스 캐슬’은 애인과 결혼해 더 큰 가족의 일원이 되어 친밀하게 정을 주고받는 삶을 꿈꾸는 여인이다. 애인 ‘올리’의 가족들을 처음 만나기로 한 며칠 전, 그가 뺑소니로 죽었다는 소식을 듣는 것으로 이 여인의 이야기는 시작된다. 예상대로 결혼을 했다면 모든 게 달라졌을 것이다. 모든 것이. 올리와 그의 누이들과 여기 있는 리오, 그리고 그들의 배우자들, 그리고 아기들까지 주말마다 부모의 집에 모일 것이다. 나는 평화 중재자, 비포장 갓길, 막역한 친구, 해결사가 될 것이다. 정말이지, 주디스, 당신이 없었다면 우린 어떻게 살았을까요. (본문 60쪽) 이 와중에 전남편과 딸애는 둘이서 여행을 떠났고, 아버지는 예비 사위가 죽었다는 소식에 눈 하나 꿈쩍 안 하고, 어찌된 일인지 올리의 가족들은 벌써 그의 장례식을 치렀다고 한다. 오직 전 직장동료와 연극 동호회의 앙숙만이 주디스에게 동정을 표한다. 그녀는 ‘서로의 인생에 관여하는’ 가족을 꿈꿨지만 ‘각자의 인생을 서로에게 보고만 하는’ 가족과 살고 있었다. 충격에 빠진 주디스는 죽은 애인의 흔적을 찾으러 그의 가족을 만나기로 한다. 올리의 남동생이 운영하는 사진관을 찾은 그녀는 벽에 걸린 가족사진들을 보며 혹시나 남동생이 자신의 존재를 눈치챘을까 내심 궁금해한다. 그러나 이 여인의 여정은 올리의 남동생에게 걸려온 전화 한 통으로 기막힌 상황을 맞이한다. 가족의 정을 갈구한 여자가 맞을 반전은 대체 무엇일까? 리오는 장난꾸러기처럼 웃으며 특유의 남자다운 방식으로 전화를 받았다. 나는 바닥 계단에 앉아 케겔 운동을 조금 했다. “짐보!” 리오가 이번에는 목소리를 죽이더니 낮게 말하며 몸을 돌렸다. “올리는 여기 없어, 아니……” 아직 그 끔찍한 소식을 듣지 못한 지인이 있는 게 틀림없었다. “형은 하루이틀 전화를 못 받아.” 리오는 작게 말했지만 내 청력은 완벽했다. (본문 61쪽) 여성의 삶을 섬세하게 그려내는 작가 ‘하이디 줄라비츠’는 인간적 정황에 무정한 판사이자 채식주의자 딸에게 햄 요리를 내놓는 무심한 엄마인 ‘글래디스 파크스슐츠’의 크리스마스 비극을 그린다. 크리스마스 햄 때문에 일어난 말다툼으로 (…) 글래드 파크스슐츠는 이미 익숙한 오그라든 기분, ‘엉망이 된 휴일’의 상태에 빠져버렸다. (…) 막상 이들이(자식들과 그들의 일시적인 연인들) 눈앞에서 사라지자 그녀는 소외감이 들어 그다지 편치가 않다. 중요한 휴일에는 혐오의 대상이 되는 편이 낫다. 미움을 받고 살아 있다고 느끼는 편이 낫다. (본문 214쪽) 혼자 남은 그녀는 생전에 자신의 엄마가 좋아했던 초록색 안락의자에 앉아 어린 자신에게 지나치게 무심했던 엄마를 생각한다. 옆집에서 폭발이 일어나 죽을 뻔했던 자신에게 엄마가 아무렇지 않게 저녁을 먹으라고 했던 그날의 기억은, 외출금지당해 몰래 집을 나갔다가 어두워진 길이 무서워 커다란 돌을 쥐고 귀가한 어느 날 밤으로 뻗어나갔다. 어린 딸이 사라졌는데도 안락의자에 앉아 잠든 엄마의 모습에 그녀의 분노는 더욱 커졌고 돌을 쥔 손에는 힘이 들어갔었다. 글래디스는 어린 날 엄마에 대한 기억을 이리저리 헤집다 아직 돌아오지 않은 딸을 생각한다. 아이들이 술이나 약에 취했을 거라고, 살인을 하기에 완벽한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하이디 줄라비츠는 이 세 모녀 사이에 존재하는 팽팽한 긴장의 끈을 통해 모녀간의 애틋한 정만큼이나 자명하게 타오르는 비극의 불씨를 보여준다. 난 엄마에 대해 아무것도 몰라요. 엄마를 안 지 이십 년이나 됐는데 말이에요. 난 왜 엄마가 엄마 같은 사람인지 모른다고요. 사람이 자기 자신인 것에 이유가 필요하니? 글래드는 생각했지만 이렇게 말했다. 그래. 이것은 실비아가 그녀를 향해 던지는 모든 사소한 트라우마를 막아내는, 침착하고 법관다운 그녀의 방식이다. 그래. (본문 217쪽) 그리고 여기, 이 책을 엮은 ‘제이디 스미스’가 탄생시킨 아버지 ‘핸웰 시니어’가 있다. 무책임하고 무모한 사람은 잔인한 사람보다 여러 면에서 더 나쁘다. 그런 사람들을 겪어본 이들은 이해할 것이다. 잔인함은 정당하게 대항하여 마침내 퇴치할 수 있지만, 걱정거리에 대한 자유분방한 무심함은 얘기가 전혀 다르다. 그런 아버지를 둔 사람은 분명히 배우게 된다. 슬픈 자립심과 잔혹할 정도로 침묵하는 마음. 살아가는 것 자체에 대한 망설임을. (본문 157쪽) 핸웰 시니어에게 말은 아무것도 보장하지 않았고 어떤 닻으로도 쓸 수 없었으며 세상사와 아무런 관계가 없었다. 이 같은 경향이 더 어두워지고 심해지면 ‘사이코패스’라고 부른다. (본문 159쪽) 아들 핸웰은 가족을 버리고 평생 방황하며 무책임하게 산 아버지 핸웰 시니어를 ‘사이코패스’라 여기면서도 그가 자기 앞에서 참회하기를 갈망하는, ‘가족의 피’라는 이름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 인간이다. 얼핏 보기에 낯설지 않은, 왠지 모르게 익숙한 부자의 모습이다. 이 부자는 12년 만에 상봉해 어떤 말을 주고받을까? 제이디 스미스는 이 핸웰 부자의 이야기를 ‘여자 핸웰’의 입을 빌려 말하며 마치 운명처럼 불변하는 인간의 본성, 그보다 더 지독하게 인간을 옭아매는 혈연이라는 끈을 생각하게 한다. 사람의 자비심은 정확히 제 집 문에서 멀어지는 만큼 커진다는 오래된 격언을 떠올리게 된다. (…) 그들은 열렬하게 고인과 곧 고인이 될 사람의 삶과 생각을 재구성하고 싶어하지만, 자기 어머니에게서 걸려오는 전화는 자주 차단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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