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사물들

황혜경 and 48 oth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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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활발히 활동 중인 여자 시인 49명이 마음이 닿은 사물에 대해 쓴 산문집. 남자 시인 51명과 여자 시인 이원이 참여했던 <시인의 사물들>이 '사물'을 통해 시인의 삶, 시선, 세계, 축적, 욕망을 엿보았다면 <당신의 사물들>에서 49명의 여자 시인들은 각자가 편애하는 '사물'의 안과 밖을 서성이며 그 안에 고여 있는 말을 꺼내어 사물과 마주했던 사소하지만 각별한 순간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당신의 사물들>에 있는 49개의 사물은 '느끼다', '보다', '듣다', '만지다'의 네 가지 감각으로 나뉜다. '1부 느끼다'에서 허수경 시인은 '손삽'을 들며 흙과 인간, 죽음과 탄생에 대해 말하고, 권민경 시인은 '겨울 양말'을 입으며 어린 날의 겨울을 떠올린다. '2부 보다'에서 신현림 시인은 '등잔'에 불을 밝히며 힘들었던 추억을 아름답게 바꾸어놓고, 김수우 시인은 '클립'을 집으며 흐트러진 마음과 관계에 대해 생각한다. '3부 듣다'에서 최문자 시인은 '아카시아꽃'을 떠올리며 옆 병상에 누워 있던 한 여자를, 백은선 시인은 '우편함'을 바라보며 말수가 적었던 한 시절의 남자를 떠올린다. '4부 만지다'에서 문정희 시인은 '머플러'를 두르며 인도에서 만났던 한 걸인 노파에게서 느꼈던 따뜻한 체온을, 박연준 시인은 '하이힐'을 신으며 어느 신혼부부와 같이 살며 보았던 무게를 감당하며 나아가는 사랑의 감정을 풀어놓는다. 이처럼 시인들은 살아가면서 만나기도 하고 무심히 지나치기도 했던 저마다의 사적인 사물에 가만히 귀 기울이고, 사물의 틈에 숨어 있던 잃어버렸거나 잊어버렸던, 어떻게도 잊을 수 없었던 기억의 한 시절을 붙잡아 조심스레 들어올린다.

"우리가 사랑한 마법의 공간"

35주년 기념 재개봉, 극장에서 다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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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느끼다 손삽 허수경 숟가락 김소연 보자기 이수명 사과 이수명 알약 하재연 오븐 이혜미 탁주 권선희 은수저 박경희 칫솔 임유리 겨울 양말 권민경 의자 손미 장롱 이용임 2부 보다 등잔 신현림 상자 정끝별 샤넬 이근화 안경 감자뇨 여권 배수연 팔찌 함순례 유리 성미정 꽃병 박서영 전기스탠드 이규리 신호등 유현아 커튼 안미옥 클립 김수우 3부 듣다 콘돔 김이듬 베개 김행숙 침낭 안희연 지도 김선재 털실과 코바늘 조민 도장 김은경 꽃 최문자 버스 석지연 우주선 강성은 음반 주하림 크리스마스트리 정한아 우편함 백은선 4부 만지다 머플러 문정희 봇짐 김해자 바늘 유형진 가발 장수진 팔찌 조용미 연필깎이 이은규 교복 김소형 맨발 이성미 매니큐어 황혜경 플랫슈즈 임승유 하이힐 박연준

Description

아프고 가려운 이 계절에 《당신의 사물들》을 읽으며 시인들의 사물들에 대한 편애가 아름다워 눈을 자꾸만 비빈다. _안도현(시인) ‘느끼다’, ‘보다’, ‘듣다’, ‘만지다’, 네 가지 감각으로 ‘사물’을 말하다 여자 시인 49명, 사물과 마주했던 각별했던 순간들 현재 활발히 활동 중인 여자 시인 49명이 마음이 닿은 사물에 대해 쓴 산문집 《당신의 사물들》이 출간되었다. 남자 시인 51명과 여자 시인 이원이 참여했던 《시인의 사물들》이 ‘사물’을 통해 시인의 삶, 시선, 세계, 축적, 욕망을 엿보았다면 《당신의 사물들》에서 49명의 여자 시인들은 각자가 편애하는 ‘사물’의 안과 밖을 서성이며 그 안에 고여 있는 말을 꺼내어 사물과 마주했던 사소하지만 각별한 순간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당신의 사물들》에 있는 49개의 사물은 ‘느끼다’, ‘보다’, ‘듣다’, ‘만지다’의 네 가지 감각으로 나뉜다. ‘1부 느끼다’에서 허수경 시인은 〈손삽〉을 들며 흙과 인간, 죽음과 탄생에 대해 말하고, 권민경 시인은 〈겨울 양말〉을 입으며 어린 날의 겨울을 떠올린다. ‘2부 보다’에서 신현림 시인은 〈등잔〉에 불을 밝히며 힘들었던 추억을 아름답게 바꾸어놓고, 김수우 시인은 〈클립〉을 집으며 흐트러진 마음과 관계에 대해 생각한다. ‘3부 듣다’에서 최문자 시인은 〈아카시아꽃〉을 떠올리며 옆 병상에 누워 있던 한 여자를, 백은선 시인은 〈우편함〉을 바라보며 말수가 적었던 한 시절의 남자를 떠올린다. ‘4부 만지다’에서 문정희 시인은 〈머플러〉를 두르며 인도에서 만났던 한 걸인 노파에게서 느꼈던 따뜻한 체온을, 박연준 시인은 〈하이힐〉을 신으며 어느 신혼부부와 같이 살며 보았던 무게를 감당하며 나아가는 사랑의 감정을 풀어놓는다. 이처럼 시인들은 살아가면서 만나기도 하고 무심히 지나치기도 했던 저마다의 사적인 사물에 가만히 귀 기울이고, 사물의 틈에 숨어 있던 잃어버렸거나 잊어버렸던, 어떻게도 잊을 수 없었던 기억의 한 시절을 붙잡아 조심스레 들어올린다. 사물의 맨 마음을 바라본다는 것 아리송한 것이 눈앞에 떠올라 자꾸 어른거리다, 라는 뜻을 가진 단어가 있다. 바로, ‘사물거리다’라는 동사다. 김소연 시인이 〈숟가락〉에서 아버지를, 유현아 시인이 〈신호등〉에서 한 노인과 소년을, 주하림 시인이 〈음반〉에서 언니를 떠올렸던 것은 모두 그것들이 눈앞에서 사물거렸기 때문이다. 49개의 사물 중 비일상적이거나 특이한 사물이 등장하지 않는 것은 그래서이다. 황혜경 시인이 〈매니큐어〉에서 말했듯이, “누군가에게는 흔하고 사소한 일이 누군가에게는 특별한 일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하는 사물”이 있다. ‘너’에게 있어서 흔하고 사소한 사물도 ‘나’에게 있어서는 ‘특별’할 수 있다는 걸 시인들은 자신이 선택한 사물로서 증명한다. 김경후 시인은 〈쌍둥이칼〉에서 이렇게 말한다. “편견과 아집으로 흐려진 눈과 마음에 들어오는 사물은 절대 사물 그대로가 아니다. 내게 그 사물은 아무 말도 건네지 않는다.” 어쩌면 《당신의 사물들》에 있는 네 가지 감각은 사물을 대하는 데 아무 소용이 없을지도 모른다. 사물을 만나야겠다, 이해해야겠다, 라고 마음먹은 사람 앞에 감각이란 도구에 지나지 않을 것이기에. 다행히도 《당신의 사물들》의 실린 49편 중 흐려진 눈과 마음 같은 건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다. 49명의 시인들은 사물의 시인이라 불리는 ‘프랑시스 퐁주’처럼 직접 사물이 되어 사물과 세상과 자신을 바라본다. 시를 쓰는 행위가 늘 그렇듯이 조금의 헛디딤도 없이 곧고 자유롭게 사물에게로 나아간다. 그 이유는 단 하나, 사물거리는 사물의 맨 마음을 보기 위해서이며 사물에 비친 자신의 맨 얼굴을 들여다보기 위해서이다. 《당신의 사물들》에 실린 49편의 글을 읽으며 우리는 사물의 마음을 이해하고 사물 옆에 자신을 가만히 놓아보게 될 것이다. 우리는 사물의 가능성 앞에서, 그리고 수많은 ‘나’의 가능성 앞에서 가만히 고개를 끄덕이게 될 것이다. 그 순간 머릿속에 떠오른 사물이 우리를 어디로 데려가게 될지 설레이는 마음으로 기다리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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