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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캘린더

오가와 요코 ・ Nov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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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캘린더
오가와 요코 · Novel
2015 · Korea, Republic of · 208p
<박사가 사랑한 수식>, <세상 끝 아케이드>, <고양이를 안고 코끼리와 헤엄치다>의 작가 오가와 요코의 소설집 <임신 캘린더>가 현대문학에서 번역을 다듬어 재출간되었다.

Description

『박사가 사랑한 수식』에서 메마른 수식으로 감동을 전한 오가와 요코 평온한 일상에 숨은 두려움과 혼란을 투명하고 절제된 문장으로 그리다 제104회 아쿠타가와상 수상작 『박사가 사랑한 수식』 『세상 끝 아케이드』 『고양이를 안고 코끼리와 헤엄치다』의 작가 오가와 요코의 소설집 『임신 캘린더』가 현대문학에서 번역을 다듬어 재출간되었다. 제104회 아쿠타가와상 수상작인 「임신 캘린더」를 포함해 아쿠타가와상 수상 이후 처음으로 발표한 작품 「기숙사」, 《뉴요커》에 영역판이 실리며 오가와 요코 문학을 해외에 알린 「해 질 녘의 급식실과 비 내리는 수영장」까지, 그림자처럼 흐릿해 더욱 서늘한 두려움을 담은 세 편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작가는 이 책에서 출산, 해외 이주, 결혼이라는 커다란 생활의 변화를 앞둔 여성들이 겪는 막연하고 모호한 두려움과 혼란을 묘사한다. 언니의 임신에 미묘한 반감을 품은 여동생이 출산까지의 과정을 지켜보며 쓴 일기 「임신 캘린더」 양팔과 한쪽 다리가 없는 관리인이 지키는 기숙사에서 사라지는 사람들 「기숙사」 급식실이 불러일으키는 정서에 사로잡힌 남자의 고백 「해 질 녘 급식실과 비 내리는 수영장」 표제작인 「임신 캘린더」는 1990년 하반기 심사위원들의 절대적인 지지로 제104회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언니 부부와 살고 있는 ‘나’는 언니의 임신 사실을 전해 듣는다. 글은 그때부터 언니의 출산까지, 변해가는 언니의 모습을 지켜보며 그날그날 일어나는 일들과 자신의 생각을 서술하는 일기의 형식을 띠고 있다. 소설가 마쓰무라 에이코의 작품 해설에 따르면, 이 단편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임신’이 축하할 일이라기보다는 불안하고 꺼림칙한 일로 여겨진다는 것이다. 주인공은 딱히 거부감을 표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기대하거나 설레는 마음으로 아기의 탄생을 기다리지는 않는다. 이는 아이를 가진 언니도 마찬가지라서, 임신을 했다는 사실과 배 속의 아기는 전혀 무관하다는 듯 행동하다가도 임신이란 원초적 상황에 갈팡질팡하며 다가오는 아이와의 만남에 겁을 먹는다. 나는 변화하는 언니의 모습을 기록으로 담으며 임신이 과연 축하해야 할 일인지 고민하고, 농약이 다량 살포되었다는 그레이프프루트로 만든 잼을 매일 언니에게 먹임으로써 언니에게 고통을 주고 언니를 꼴사납게 만드는 언니 배 속의 생명에게 가벼운 복수를 한다. 「기숙사」의 주인공은 남편을 해외 부임으로 떠나보낸 주부로, 남편을 따라 일본을 떠날 준비를 해야 하지만 패치워크에만 몰두하며 현실에서 소극적으로 도피하고 있다. 그 와중에 사촌 동생이 기숙사를 소개시켜달라고 부탁하자, 그를 도와준다는 것을 구실 삼아 세세한 이주 준비를 요청하는 남편의 편지를 서랍 깊숙이 밀어 넣는다. 「해 질 녘 급식실과 비 내리는 수영장」의 주인공은 신혼 생활을 앞둔 예비 신부지만 결혼에 대한 기대나 설렘 따위는 느끼지 못한다. 그저 어쩌다 몇 번 만난 남자가 들려주는 급식실과 비 내리는 수영장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 풍경을 떠올리고 남자의 정서에 젖어들 뿐이다. 이 세 이야기의 주인공은 모두 다가올 사건에 대해 현실감을 느끼지 못하며, 무언가가 결핍되어 있다. 「임신 캘린더」의 나에게는 조카가 생긴다는 기쁨과 희망이 없고, 「기숙사」의 나에게는 남편과의 재회를 고대하는 즐거움이 없으며, 「해 질 녘 급식실과 비 내리는 수영장」의 나에게는 신혼에 대한 꿈이나 기대가 없다. 이들은 자신이 처한 현실에서 유리되어 있고, 그 상태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의지도 없다. 미지의 세계에 대한 두려움이 사건이 불러올 긍정적 감정들을 압도하기 때문이다. 그 두려움 때문에 주인공들은 다가올 사건을 회피하고 남의 일인 양 멀거니 쳐다보고만 있다고 옮긴이는 말한다. 임신이나 결혼 같은 인생의 주요 사건들은 기쁨과 즐거움만큼이나 두려움과 불안도 불러오지만, 사람들은 보통 이를 애써 의식 저편으로 밀어놓곤 한다. 오가와 요코는 이렇게 인지의 밑바닥에 도사리고 숨은 부정적 감정들을 민감하게 파악해 끄집어내고, 일상적인 단어를 새롭게 조합해 만들어낸 생경한 이미지로 이 오묘한 느낌들을 표현한다. 하나하나 공들여 고른 단어들을 쌓아 올려 만든 문장이 오가와 요코 특유의 투명하고 서늘한 정서를 자아내며, 굳이 기교를 부리지 않고 딱 필요한 만큼의 어휘만 사용한 문체는 과하지 않아 오히려 더 선득한 느낌을 가져다준다. 깔끔하고 단정한 문장들이 만들어내는 두려움과 책을 덮고 난 후 몰려드는 혼란스러움은 서로 대비를 이루며 오가와 요코만이 그려낼 수 있는 기묘한 세계의 느낌을 전한다. 작가의 초기 걸작 단편집 『임신 캘린더』를 통해 독자들은 그녀의 작풍을 이루는 모태인 집요할 정도의 관찰력을, 일상과 비일상의 모호한 경계를 그리는 오가와 요코 작품 세계의 근원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About the Author

1962년에 태어났다. 와세다 대학 제1문학부 문예과를 졸업하고, 1988년 『상처 입은 호랑나비』로 가이엔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작가로 데뷔했다. 1991년 「임신 캘린더」로 일본 최고 권위의 문학상인 아쿠타가와상을, 2003년 『박사가 사랑한 수식』으로 제55회 요미우리문학상 소설상, 제1회 일본서점대상 등을 수상하며 일본의 대표적인 여성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2004년 『브라흐만의 매장』으로 이즈미교카문학상을, 2006년『미나의 행진』으로 다니자키준이치로상을 받았다. 2012년에는 『작은 새』로 문부과학대신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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