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면 보고서

Paul Auster · Ess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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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회적이고 세련된 감수성, '우연의 미학'이라는 독창적인 문학 세계, 놀라운 상상력을 갖춘 작품들을 발표하며 전 세계 지적인 독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우리 시대의 탁월한 이야기꾼 폴 오스터. <내면 보고서>는 폴 오스터가 자신의 유소년 시절과 청년 시절의 기억들을 탐사하며 그의 내면이 성장해 온 궤적들을 특유의 아름다운 산문으로 복원해 낸 회고록이다. 그의 세계관을 형성한 가장 원형적인 체험들부터 부인이 된 여자 친구와 주고받은 연애편지까지, 오스터 자신의 가장 사적이고 내밀한 기록들이 집약되어 있다. 일정한 연대순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로운 연상 작용에 따라 떠오르는 기억의 단상들을 하나씩 발굴해 나가는 이 독특한 형식의 회고록을 통해, 어린 시절 오스터의 풋풋하고 섬세한 내면을 탐험하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

'그부호' 잇는 독보적 감성

비주얼 마스터 웨스 앤더슨 신작

<페니키안 스킴> · 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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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부호' 잇는 독보적 감성

비주얼 마스터 웨스 앤더슨 신작

<페니키안 스킴> · 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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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소년에서 청년으로, 그리고 작가로…… 자신의 내면이 성장해 온 궤적을 탐사하는 폴 오스터의 어린 시절 회고록, 『내면 보고서』 도회적이고 세련된 감수성, <우연의 미학>이라는 독창적인 문학 세계, 놀라운 상상력을 갖춘 작품들을 발표하며 전 세계 지적인 독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우리 시대의 탁월한 이야기꾼 폴 오스터. 국내에서도 수많은 팬들을 거느린 현대 미국 작가 폴 오스터의 신작 『내면 보고서』가 송은주 역자의 번역으로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었다. 『내면 보고서』는 폴 오스터가 자신의 유소년 시절과 청년 시절의 기억들을 탐사하며 그의 내면이 성장해 온 궤적들을 특유의 아름다운 산문으로 복원해 낸 회고록이다. 그의 세계관을 형성한 가장 원형적인 체험들부터 부인이 된 여자 친구와 주고받은 연애편지까지, 오스터 자신의 가장 사적이고 내밀한 기록들이 집약되어 있다. 일정한 연대순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로운 연상 작용에 따라 떠오르는 기억의 단상들을 하나씩 발굴해 나가는 이 독특한 형식의 회고록을 통해, 독자들은 어린 시절 오스터의 풋풋하고 섬세한 내면을 탐험하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섬세한 감수성의 언어로 복원해 낸 어린 날의 순수했던 내면 풍경 속으로의 초대 처음에는 모든 것이 살아 있었다. 가장 작은 물체조차도 두근거리는 심장을 지녔고 구름들조차 이름이 있었다. 가위는 걸을 수 있었고 전화기와 찻주전자는 사촌 간이었으며 눈[目]과 안경은 형제지간이었다. 시계판은 사람 얼굴이었고 그릇 속의 완두콩 하나하나가 다른 인격을 가지고 있었다. 부모님 차 앞에 붙은 라디에이터 안전망은 수많은 이를 드러내고 씩 웃는 입이었다. 펜은 비행선이었다. 동전은 비행접시였다. 나뭇가지는 팔이었다. 돌멩이들도 생각을 할 수 있었고 신은 어디에나 있었다. (본문 9면) 『내면 보고서』의 첫 부분은 이렇게 시작한다. <처음에는 모든 것이 살아 있었다(In the beginning, everything was alive)>라는 작품의 첫 문장은,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In the beginning God created the heavens and the earth)>라는 성경의 창세기 1장 1절을 패러디한 듯 보이는 구절이다. 이와 함께 오스터는 태초의 에덴처럼 주위의 모든 사물들이 살아 숨 쉬는 신비로 가득했던 어린 시절의 세계로 독자들을 안내한다. 경이로운 마음으로 사물들을 바라보고 엉뚱한 상상 속에 잠기곤 하던 소년 시절 오스터의 섬세한 내면 풍경들을 보여 준다. 오스터의 또 다른 회고록인 전작 『겨울 일기』와 마찬가지로, 『내면 보고서』 역시 독특한 2인칭 시점으로 서술된 작품이다. 현재의 오스터가 과거의 자신을 <당신>이라 지칭하며 회상을 전개한다. 그만큼 과거의 자신으로부터 한 발짝 거리를 두고, 타인의 마음을 다루듯 세심하게, 어린 시절의 예민한 마음의 작용을 기록해 나간다. 마치 기억의 지층 속에 파묻힌 유물을 조심스러운 손길로 복원해 가는 고고학자의 작업 같다. 어린 시절의 자신은 어른이 된 현재의 자신이 함부로 규정하고 동일화시킬 수 없는 존재임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일반적인 회고록이나 자서전 서술처럼 일정한 연대순에 따라 인위적으로 기억을 조직하기보다는, 자유로운 연상 작용에 따라 떠오르는 단상들을 한 장면씩 <발굴>해 나간다. 마치 암실 속에서 한 컷 한 컷 현상해 낸 선명한 사진처럼, 이러한 형식적 시도가 그의 기억 속 장면들을 더욱 생생하게 살아 숨 쉬도록 만든다. 오스터는 이처럼 자신의 어린 시절의 기억을 탐사하고 그 마음의 작용을 기록하는 작업을 하는 것은 결코 자신을 희귀하거나 예외적인 연구 대상으로 여겨서가 아니라고 말한다. 오히려 자신이 <모두와, 누구나와 같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언급한다. 그의 회고록이 매력적인 이유는, 남들이 겪지 않은 거창하고 대단한 체험들이 있다기보다도, 누구나 한 번쯤은 어린 시절에 느껴 봤을 감정과 인상들을 섬세하게 포착해 내는 특유의 감수성 때문이다. 어린 날 어머니와 함께 다람쥐를 관찰하며 도토리를 줍던 기억, 여름밤에 반딧불이를 잡아 만든 마법 항아리를 들고 수풀 속을 거닐던 일, 캠프에서 침대에 오줌을 싸서 남들 눈을 피해 몰래 시트를 빨았던 일 등 지극히 사소하고 일상적인 사건들도, 어린 시절의 그의 예민한 감수성과 공명하며 뇌리에서 쉽게 사라지지 않는 강렬한 잔상들을 만들어 낸다. 그래서 우리는 그의 기억을 따라가며 마치 우리들 자신의 어린 시절을 마주하는 듯한 반가운 기분에 젖어 들게 된다. 대학 시절 오스터의 생생한 육성이 담긴, 전 부인 리디아 데이비스와 주고받은 연애편지들 수록 불안정하면서도 치열했던 청춘의 초상이 담겨 있는 타임캡슐 회고록은 유년기와 사춘기의 기억을 넘어, 치열하게 글을 썼던 20대 초반기의 기억까지 이어진다. 이 시기의 기록을 담은 장에서는, 특별히 오스터가 그의 전 부인이며 작가이자 번역가인 리디아 데이비스와 대학 때 주고받은 편지들이 담겨 있어, 뒷날의 기억으로 가공되지 않은 그의 청춘 시절 이야기들을 그 당시의 육성으로 생생하게 전해 준다. 오스터는 당시 그의 여자 친구였던 리디아와 1백여 통이 넘는 수많은 편지들을 주고받았으며, 그중에서 그가 갓 대학에 입학한 해이자 그녀를 처음 만난 해이기도 한 1966년부터 대학교 4학년이 된 1969년까지 보냈던 편지들 중 일부를 발췌하여 이 책에 수록했다. 그는 이 편지들이 단순한 연애편지가 아니라, 그가 젊은 날에 쓰지 못했던 일기이며, 그의 <사춘기 후반과 청년기 초반을 담은 타임캡슐, 기억 속에서 거의 희미해진 시기를 가장 선명하게 잡아 낸 사진>이라고 말한다. 정신없이 써내려간 듯 짧은 호흡으로 이어지는 편지 속 문장들엔, 열정에 가득 차 있으면서도 어딘지 불안정한, 청춘의 정서가 고스란히 묻어 있다. 또한 친밀한 사이에서만 주고받을 수 있는 애정 어린 유머와 장난기, 솔직함과 엉뚱함이 편지를 읽는 생생한 재미를 더한다. 리디아에게 전하는 재치 넘치면서도 풋풋한 사랑 고백, 글을 쓰는 과정에서 느끼는 고뇌, 문학과 예술에 대한 짧은 논평들, 발작적인 불안과 외로움에 대한 토로, 당시 캠퍼스를 뒤흔든 정치 문제에 대한 비판과 분노 등 젊은이다운 그의 고민들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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