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의 무기

더글러스 엠린
40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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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계 다양한 투쟁의 원리를 ‘무기의 진화’를 통해 들여다본 책이다. 몬태나대학교 생물학 교수인 더글러스 엠린은 열대우림과 해변을 누비고 다니며, 주목할 만한 동물들의 세계로 독자를 초대해 동물 무기의 미스터리를 파헤친다. 지난 20여 년 동안 아프리카, 호주, 중남미 전역으로 쇠똥구리를 쫓아다니며 이들의 무기 발달과 진화를 집요하게 연구해 온 저자는 생물계 전체로 관심사를 넓혀 동물 무기의 진화 이야기를 맛깔스럽게 풀어낸다. 이 책에서 특히 주목한 것은 ‘극한 무기’이다. 마스토돈의 가공할 엄니부터 앞장다리하늘소의 젓가락 같이 긴 앞다리와 농게의 치명적인 집게발에 이르기까지, 거대하고 인상적인 무기가 단박에 시선을 사로잡는다. 더없이 웅장한 무기는 경외감을 자아내지만, 사실 이렇게 큰 무기를 소지하기 위해서는 커다란 대가를 치러야 한다. 그런데도 많은 동물들이 무기 경쟁을 벌이며, ‘극한 무기’를 진화시키는 데 엄청난 에너지를 투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는 가시, 이빨 등 작은 것에서 시작해서, 뿔, 엄니 등 점점 더 큰 무기로 나아가면서 단계적으로 무기 경쟁의 생물학을 엮어 낸다. 저자의 분석은 행동생태학, 유전학, 계통학, 발생생물학 등의 접근 방식을 망라하며, 전 세계 과학자들의 연구를 폭넓게 아우른다. 생물학으로 시작한 이야기는 세상의 모든 무기 이야기로 넘어가며, “고삐 풀린 전면전”으로 치닫는 인간 세계의 무기 경쟁을 돌아보기에 이른다. 극한 무기라는 프리즘으로 생존 경쟁과 진화, 인류사까지 그 장대한 이야기를 하나로 꿰어 낸 역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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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of Contents

책 소개: 극한의 세계 제1부 시작은 작게 1. 위장과 갑옷 2. 이빨과 발톱 3. 조이기, 잡아채기, 커다란 턱 제2부 경쟁의 촉발 4. 경쟁 5. 경제적인 방어 가능성 6. 1 대 1 대결 제3부 경쟁의 경과 7. 비용 8. 믿을 만한 신호 9. 억제력 10. 밀통과 속임수 11. 경쟁의 끝 제4부 유사성 12. 모래와 돌의 성 13. 선박, 비행기, 국가 14. 대량 살상

Description

생산 비용도 높고, 소지하기도 어려운 ‘극한 무기’는 왜 등장했을까? 커다란 무기 뒤에 숨은 생물학을 밝히다! 인간의 경외감과 상상력을 사로잡는 동물 무기는 우선 크기부터 압도적이다. 고대 동굴 벽화의 주인공인 수사슴, 마스토돈, 코뿔소 등은 모두 우람한 뿔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대다수의 동물 종은 보통 전혀 인상적이지 않은 무기를 갖고 있다. 바로 비용과 편익 사이의 ‘균형’ 때문이다. 저자는 동물의 무기가 자연선택에 의한 진화의 산물임을 강조하며, “더 큰 무기가 더 좋을 것”이라는 보통 사람들의 통념을 뒤집는다. 그에 따르면 자연선택은 온건한 크기에 온건한 비용을 선호한다. 공격용 무기인 이빨만 해도 먹이를 물거나 잡기에 충분하면서도 움직임이 둔하지 않을 정도, 곧 기동 능력을 손상시키지 않을 정도의 크기로 진화해 왔다. 이는 사실상 무기 선택이 균형 있게 이루어진다는 것을 뜻한다. 그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나면, 민물에 갇힌 큰가시고기의 골질 판갑옷이 왜 퇴화했는지, 대검 같은 송곳니를 지닌 검치류가 왜 멸종했는지 자연스레 알게 될 것이다. 대다수 동물의 무기가 인상적이지 않은 이유를 짚어 본 뒤, 저자는 비로소 커다란 무기를 지닌 동물을 본격적으로 등장시킨다. 이빨이 무시무시한 피라냐, 입이 우산처럼 벌어지는 풍선장어, 사마귀 같은 앞다리를 가진 사마귀새우, 턱이 길게 휘어진 덫턱개미 병사…. 균형 잡힌 선택이라는 잣대로 보자면, 이들은 모두 ‘예외’에 해당한다. 저자는 독특한 외양으로 주목받는 생물들의 무기가 어떤 생태 상황 때문에 진화했는지 치밀하게 파헤치며, 동물 무기의 진화 지도를 촘촘히 그린다. 이 책에는 자연선택(natural selection), 성선택(sexual selection), 공진화(coevolution) 등 진화생물학의 주요 이론이 담겨 있다. 하지만 저자는 학술적 개념과 전문용어에 얽매이지 않고 생물학자들이 직접 수행한 현장 연구의 흥미진진한 일화를 솜씨 좋게 풀어놓는다. 동물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은 힘과 아름다운의 아이콘으로서의 박제된 무기가 아닌, 살아 있는 무기의 진짜 얼굴을 만나 볼 수 있다. 고요한 자연 속에서 펼쳐지는 치열한 생존경쟁의 원리를 엮어낸 이 책을 두고, 세계적인 자연사학자 에드워드 윌슨은 “생물계 극렬한 투쟁”의 “중요한 원리를 설명하고 예시”하는 일이 마침내 이루어졌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중무장했던 동물이 무기를 버리기까지, 무기 경쟁(arms races)의 ‘기-승-전-결’을 생생하게 그려 내다! 저자는 동물 무기를 극대화시키는 강력한 추동력으로 ‘경쟁’을 첫손에 꼽는다. 경쟁의 최우선 목표는 번식이다. 진화적 의미에서 한 개체의 성공은 ‘얼마나 많은 자손을 남겼는가’에 좌우되기 때문이다. 번식할 기회를 두고 다투는 전투에서는 무기의 크기가 중요하니, 수컷으로선 커다란 무기에 투자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동물 세계에서 거대 무기의 대부분은 이런 형태의 과잉 경쟁의 산물이다. 이 책은 거대 무기의 진화를 다윈의 성선택 이론과 연결시켜, 자신의 유전자를 후세에 남기고자 하는 욕구에 충실하려는 동물의 본성을 파헤친다. 그렇다면 무기 경쟁(arms races)이 촉발된 뒤에는 해당 동물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까? 무기가 지나칠 정도로 크게 진화하면 어떻게 될까? 이 책에서는 ‘압도적인 비용, 결투 억제력, 속임수’ 등을 키워드로 거대 무기의 진화 과정에서 나타나는 주요 현상을 하나씩 분석한다. 사슴 종 가운데 뿔이 가장 컸던 큰뿔사슴이 멸종한 이유를 거대 무기의 압도적인 비용과 연관 지어 설명하는가 하면, 농게의 집게발과 대나무벌레의 뒷다리가 어떻게 결투 억제력을 발휘하는지 짚어 보고, 뿔이 작거나 없는 쇠똥구리가 지배자 수컷의 눈을 피해 번식을 하려고 어떤 속임수를 쓰는지 풀어놓는다.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사례를 바탕으로 동물 무기와 생태 환경의 공진화를 서술한 이 책은 진화의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데 더없이 친절한 길잡이 역할을 한다. 저자가 극한 무기의 자연사를 추적하며 내린 결론은 “무기 경쟁은 영원히 지속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무기가 커지면 그에 따라 비용이 극적으로 상승하기 때문이다. 이 시점부터 거대 무기는 그저 부담스러울 뿐이고, 극단적으로 치달았던 무기 경쟁은 중지된다. 저자는 중무장을 했던 동물 종이 무기를 버렸던 역사를 하나하나 재구성해 보며, 극한 무기의 성쇠에 따른 생물들의 역동적인 진화 과정을 그려 낸다. 통제하기 어려운 인간 사회의 ‘극한 무기’, 어디까지 진화할까? 과연 인류는 “고삐 풀린 전면전”으로 치닫게 될 것인가! 극한 무기의 진화를 따라가다 보면, 인간 사회의 이야기도 함께 만나 볼 수 있다. 저자는 군사 역사가가 아닌 생물학자이지만 “동물 무기와 인간 무기의 유사성은 너무나 뚜렷하고 흥미진진해서 무시할 수가 없었다”고 밝히며, 동물과 인간의 무기 경쟁을 하나의 이야기로 아우른다. 인간 사회에서도 일단 무기 경쟁이 시작되면, 금세 크기와 비용 면에서 막대한 극한 무기의 경쟁 형태로 이어졌다. 특히 냉전 시대 미국과 소련의 무기 경쟁은 혀를 내두를 정도다. 미국의 초음속 전투기 100 시리즈(F100, F106), 퍼싱2 미사일, 스텔스 폭격기, 소련의 수호이 Su-15, 원자력잠수함,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이 모두 양국의 무기 경쟁으로 개발됐다. 생물학으로 시작한 저자의 이야기는 세상의 모든 무기 이야기로 넘어가며, 냉전 시대의 무기 경쟁이 핵과 생물무기 등 치명적인 유산을 남겼음을 통렬하게 지적한다. 동물의 세계에서는 값비싼 무기만이 억제력을 발휘한다. 최고의 조건을 갖춘 수컷만이 비용을 댈 여력이 있고, 이로 인해 거대한 무기가 억제력을 갖는 것이다. 하지만 핵탄두와 생물무기는 점점 생산 비용이 싸지고 있으며, 인간 사회는 “고삐 풀린 전면전”으로 치닫고 있다. 냉전 기간에 궁극적인 전쟁 억제력으로 작용했던 이 무기의 진입 장벽이 낮아져, 억제력의 근본 논리가 훼손된 것이다. 한편 지난 6월 싱가포르에서 열렸던 북미정상회담의 여운이 아직 가시지 않은 가운데, 대량 살상 무기를 바라보는 저자의 우려와 현재의 국제 정세를 겹쳐 보는 재미가 무척 쏠쏠하다. 북한과 미국의 정상이 가졌던 ‘세기의 만남’은 냉전의 잔재인 뿌리 깊은 적대 관계를 풀어 나가기 위한 물꼬를 튼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과연 양국은 북핵 문제의 매듭을 풀고 평화 협정 체결과 종전 선언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 저자가 일컫는 “대량 살상 무기의 시대”에, 핵무기 경쟁의 고질적 문제로 불거져 왔던 북핵 위기는 어떤 과정을 거쳐 해결될 수 있을까? 거대 무기가 실패하고 경쟁이 해소되자 진화가 끝났던 동물 무기의 전례는, 지금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맞이할 미래를 넌지시 일러 주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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