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선을 샀어

조경란 · Novel
32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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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등단 13년째로 접어든 작가 조경란의 다섯번째 소설집이다. 북미를 비롯한 독일과 프랑스 등지에서 여러차례에 낭독회를 통해 작품을 소개했으며, 최근에는 장편소설 『혀』(2007)의 판권을 국내 작가로서는 최고 대우를 받으며 해외 유수의 출판사와 계약을 맺는 등 문학적 자장을 밖으로 꾸준히 넓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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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of Contents

차례 풍선을 샀어 달팽이에게 형란의 첫번째 책 버지니아 울프를 만났다 밤이 깊었네 2007, 여름의 환(幻) 마흔에 대한 추측 달걀 해설 원의 형상학, 책의 조재론_차미령 작가의 말

Description

생의 상실과 깊은 절망에서 푸른 희망의 실을 자아내는 조경란 소설의 본령, 그 심원한 탐색 “언젠가는 일 대 일로 나와 당신은 만나게 될 것이다, 삶의 지도로서의 책, 그 위에서.” ─ 본문에서 깊은 밤, 고독과 열정으로 가득한 ‘소설가의 방’으로의 초대, ‘나’를 향한 침잠에서 ‘타인’과의 소통으로 올해로 등단 13년째로 접어든 작가 조경란이 다섯번째 소설집 『풍선을 샀어』(문학과지성사, 2007)를 발표했다. 이미 북미를 비롯한 독일과 프랑스 등지에서의 수차례에 걸친 낭독회를 통해 자신의 작품을 소개하고, 최근에는 장편소설 『혀』(2007)의 판권을 국내 작가로서는 최고 대우를 받으며 해외 유수의 출판사와 계약을 맺는 등 자신의 문학적 자장을 꾸준히 밖으로 넓혀온 조경란은, 그동안 ‘현대 한국문학을 대표하는 주요 소설가’ 그 부동의 자리를 변함없이 지키면서 독자와 문단의 신뢰를 받아왔다. 1996년 단편 「불란서 안경원」을 발표하며 문단에 나온 이후, 다섯 편의 소설집과 다섯 편의 중·장편소설을 발표해온 조경란은 크게 “시적 광휘와 서사적 긴장”이 어우러진 자재롭고도 밀도 높은 문체로 문단과 독자의 신망과 기대에서 좀체 벗어난 적이 없다. 심미적 소설이 가닿을 수 있는 카타르시스를 많은 이들이 슬픔이 응축된 단정하고도 왠지 모를 서늘함을 매복한 조경란의 소설에서 찾고 위안 받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4년 만에 발표한 이번 소설집에는, 표제작 「풍선을 샀어」(2007 이수문학상 수상후보작, 2006 비평가가 뽑은 올해의 좋은 소설)를 비롯해 직전의 소설집 『국자 이야기』 이후 올해 봄까지 계간지에 발표해온 총 여덟 편의 단편이 실려 있다. 여덟 편 모두, 작가 개인이 그리고 문학출판계 시장 전반이 다변화를 요구받았던 그 4년의 시간 동안 문득 그 화려하고 분주한 관계들을 뚫고 찾아드는 고독, 글쓰기 자체에 대한 자의식과 고민의 흔적으로 가득하다. 여덟 작품 속 화자는 하나같이 1인칭 주인공 ‘나’다. 여기에는 가족보다 더 긴밀한 유사가족의 틀 속에서 생활하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그들은 저마다 다른 트라우마를 간직한 채 타인과의 교통이 그다지 원활하지 못한 예민한 성격을 지녔다. 혈육의 죽음으로 인한 이별과 그로 인한 깊은 상처, 그리고 제자리를 버리고서야 비로소, 함께 있을 때 더욱 외로웠던 공포에 가까운 방황에서 자유로워지고, 몰랐던 자신의 존재감을 찾아 새로운 시작에 다가서는 인물들이 이야기의 한 축을 담당한다. 또 다른 축은 글쓰기의 어려움과 책읽기의 행복, 이른바 “책의 존재론”을 두고 고민하는 인물들로 채워지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글쓰기를 통해 지난한 고통을 극복해간다는 측면에서 작가 본인의 내면이 고스란히 투영된 인물들이라고 할 수 있다. 처음에는 타인 혹은 외부와 벽을 쌓고 고립에서 벗어나지 못하던 주인공 ‘나’들은 소통이 실현되는 실제적, 구체적인 상황을 접하고 각기 다른 치유의 길을 모색하고 때로는 도달하기도 한다. 작가 조경란이 이야기를 전개하는 세련된 얼개가 돋보이는 대목이기도 한데, 1인 ‘나’의 자기성 혹은 개인성이 보편적인 차원으로 확대되면서 작가를 움직이고 독자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부분에서 그 구성의 묘미가 빛을 발한다. 갈등과 번민, 상처와 슬픔 혹은 그보다 더욱 극적인 열망과 환희 앞에 선 인간 개개인의 미묘한 심리 변화에 천착해서, 때로는 날선 과도로 그어도 보고 둔중한 가위날로 잘라냈다가 그 모든 것들을 허허롭게 공중으로 날려 보내는 여유를 보이는 등 보다 깊은 상처의 근원을 건드리고 집요하게 좇아가는 이른바 조경란 소설의 본령을 이번 『풍선을 샀어』에서 재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각자 그 상처를 치유하는 길을 모색하는 성숙한 인물들을 만들어가는 작가적 역량, 이른바 등단 13년차 작가의 “유연한 면모, 담담한 여유”(차미령)에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것, 바로 이번 소설집 『풍선을 샀어』가 이룬 값진 성과다. 소설집 『풍선을 샀어』를 읽어가다보면, 팽팽하게 부풀어 오른 문체와 더욱 원숙해진 철학적 사유로 견고한 단편소설의 완결성, 읽는 이로 하여금 순간 움찔하게 만드는 긴장미를 만나게 된다. 작가의 내밀한 심경을 훔쳐보는 은밀한 묘미, 더불어 1인칭 주인공 화자 ‘나’로 대변되는 작가가 타자와 교감하기 위해 극심한 떨림과 불안의 고통을 감내하고 속 깊은 숨결, 따스한 손짓을 건네는 지점이 그러하다. 고통과 불안을 껴안고 ‘나’에게 솔직해지기, 관대해지기, 그러고 나서 타인과의 화해에 이르는 쉽지 않은 고행의 과정을 오롯이 읽는 독자의 몫으로도 남겨놓는 것, 조경란의 이번 소설집에서 독자가 가장 크게 공감하게 되는 대목일 것이다. “소설의 인물은 고흐의 그림에 대해 연인에게 이야기하고 싶어 했다. 고흐의 불안과 고통 없이 그 그림이 진정 아름다울 수는 없는 것이라고. 불안과 고통이 수놓았던 밤의 어둠은, 그것을 감싸 안는 인간의 의지와 더불어 낮의 빛 속으로 스민다. 그러한 의지가 이미지로 현상한 것이 이 소설집 곳곳의 둥근 형상들이다. ‘알’이나 ‘열매’와 같이 어떤 둥근 것들은 이제 막 가득 차게 된, 언젠가는 열리게 될 그러한 원이었다. ‘반지’와 같이 굴레인 동시에 기댈 수 있는 약속인 원도 있었고, ‘에니어그램’과 같이 각각의 점들을 전체 속에 조화시키는 원도 있었다. 지구와 화성과 토성으로 이루어진 우주적 화음을 들려주려 하는 동그라미들도 있었다. 그리고, 빼놓을 수 없겠다. ‘풍선’이 있었다. 우리의 영혼을 비끄러매고 있는 매듭은 풀리고 위로 들어 올려져, 저 먼 하늘로 향한다. 시작도 끝도 없다. 그것이 원이다. 아마도 그래서 현자들은 원에서 시간과 공간을 하나로 잇는 완전성을 보았을 것이다, 그 속의 아늑한 평화를 읽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이 작가가 고독하게 원들을 그려가던 밤들, 그 시간들을 자꾸 그려보고만 싶다. 간절하게 목마른 자만이 물을 찾으러 나선다. 책을 쓰고 싶다고, 언젠가는 책을 쓰겠다고 말하는 인물들이 가슴저리는 것은 왜일까. 불현듯 깨닫는다. 이 유연함, 이 담담함 안에 이제까지의 지도를 의심하며 가까스로 찍어나간 점들, 세상에서 가장 작은 원들이 숨 쉬고 있었구나. 동그란 원은 그렇게 글자로 변하고, 책장으로 변하고, 한 권의 책이 되어, 바깥으로 열린다, 당신과 만난다.” _차미령(문학평론가), 작품 해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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