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마뉘엘 카레르 · Novel
22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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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1월, 프랑스 전역을 충격에 휩싸이게 했던 전대미문의 살인자 '장클로드 로망'의 실화에 기반을 두고 씌어진 소설이다. 작가가 범죄자에게 편지를 써 작품화의 의도를 밝히고, 재판에 참석하여 범인의 행적을 추적해 완성했다. 몽상과 현실을 교차시키는 구성, 수사를 배제한 간결한 문체를 통해 한 살인자의 내면으로 깊숙이 몰입하는 작품. 작가의 1인칭 시점을 통해 전개되는 이 소설은 일가족을 한꺼번에 살해한 끔찍한 범죄와 18년 간의 가공할 만한 사기 행각을 그린다. 사건의 발단, 경찰의 조사, 그의 주변인들의 증언, 재판 과정, 죄인과의 서신 교환, 살인자와의 일대일 대면 등을 낱낱이 고백하고 있으며, 이런 글을 씀으로써 겪어야 했던 작가의 심적 고통도 이야기 속에 그대로 드러나 있다. 작가는 장클로드가 살아왔던 모든 장소들을 되짚어 그의 과거를 재구성하며, 감정 이입을 통한 심리 추적도 시도한다. 그가 계속해서 거짓말을 해야만 했던 상황, 그리고 그로부터 발생했던 모든 일들이 퍼즐처럼 유기적으로 연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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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은 읽히기보다는 체험되는 책이다. 페이지마다 위기감이 느껴지고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른 어떤 남자를 너무도 가까이서 지켜보는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리테레르 현재 프랑스에서 비평가들로부터 가장 높은 평가를 받는 작가 중 한 사람인 엠마뉘엘 카레르의 <적>이 윤정임 씨의 번역으로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었다. 1993년 프랑스에서 실제로 일어났던 사건을 다룬 이 책은 인간 존재의 미지의 심연을 탐색하고 있다. 엠마뉘엘 카레르는 몽상과 현실을 교묘하게 교차시키는 특이한 작가로 일찌감치 주목받았다. 또한 프랑스 소설 특유의 절제된 구성 속에 주인공의 내면 깊숙이 몰입하면서도 담담한 서술로 일관하는 묘사 방식과 독특한 작가적 상상력은 뭇 독자들에게 보기 드문 감동을 선사해 왔다. 엠마뉘엘 카레르가 가공할 만한 이야기로 작성해 낸 <적>은 다음과 같은 실화에 기반을 두고 있다. 1993년 1월 9일 장클로드 로망은 아내와 두 아이 그리고 부모를 살해한 뒤 방화와 미수로 그친 자살을 시도했다. 경찰 체포 당시 그는 무려 18년이라는 긴 세월을 거짓으로 점철된 삶을 살아오고 있었다. 로망, 그의 이름과도 같이 그의 삶은 순전히 소설이었던 것이다(로망Romand이란 이름은 소설을 뜻하는 프랑스어 로망roman과 발음이 똑같다). 작품 속의 화자인 <나>는 바로 엠마뉘엘 카레르이며 그는 이 예외적 사건에 매료되어 범죄자에게 편지를 쓰고, 작품화의 의도를 밝히며, 그의 재판에도 참석하여 범인의 행적을 그대로 추적해 간다. <적>은 이러한 사실fact에 철저한 기반을 두고 적절한 상상fiction을 가미한 팩션faction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적>에는 책을 쓰는 과정 동안 작가의 마음속에 일었던 고통스러운 고백들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이는 장클로드 로망이라는 전대미문의 인물과 그의 가공할 만한 사기 행각, 일가족 몰살이라는 살인 사건이 어째서 작가의 마음과 머리 속에서 떠나지 않는가를 표현하려는 시도임을 짐작케 한다. 한편 작가는 이 사건을 희생자가 아닌 가해자의 관점에서, 그러나 단순히 끔찍한 일을 저지른 가해자의 이야기가 아닌 불가해한 일을 하게끔 되어진 가해자의 이야기를 전개하는 방식으로 풀이하고자 하였다. 이 책에는 책을 쓰는 동안 작가의 마음속에 일어났던 고통스러운 고백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라크루아 장클로드 로망의 실제 사건을 다룬 이 소설에서 작가는 인간 존재의 미지의 심연을 탐색하고 있다. 그곳은 모든 것이 어둠 속에 뒤엉켜 버려 어떤 밝음도 허용하지 않는다. 이처럼 <적>은 카레르의 익숙한 주제들을 다시 다루고 있다. 침묵, 거짓말, 심리적 불균형. 보이는 모습과 실제의 모습을 분리하는 이 골짜기를 광기까지 파헤쳐 가는 일. 데뷔 초기부터 카레르는 인간의 정체성 문제에 대해 질문해 왔다. 인간에게 스스로를 응집할 수 있는 부동의 중심이란 게 존재하는가? <적>은 결코 답을 가져다주지는 않은 채 이 질문을 끝까지 밀고 나가고 있다. 무엇보다 수사를 배제한 간결한 문체의 소유자인 카레르는 인간 영혼의 미로 속을 힘 있게 파헤쳐 나간다. 또한 모파상처럼 간결하고 정확한 문체로 카레르는 평온하면서도 배신적인 우리 시대를 비추는 거울을 들이밀고 있다. 이 예외적 사건을 통해 작가는 우리 사회를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어딘가에 소속되어 있고 무언가를 조회해야만 개인이 입증되는 사회를. 때문에 <적>은 우리의 현실을 반영해 주는 깨진 유리처럼 탁월한 책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낯선 글쓰기 방식과 낯선 집착을 드러낸 마력적이면서도 불편한 책이다. 작가가 장클로드 로망에게 느끼는 마력과 그 이야기가 불러일으키는 공포감은 아주 이상하면서도 쉽게 잊히지 않는다. 이 책을 소설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강렬하고 독창적이며 어떻게도 분류할 수 없는 새로운 작품이라는 사실만큼은 부인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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