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망계급론

Elizabeth Currid-halkett · Social Science
400p
Where to buy
Rating Graph
Avg3.8(11)
Rate
3.8
Average Rating
(11)
소스타인 베블런은 자본주의사회에서 소비의 사회적 의미를 가장 날카롭게 포착한 사회비평가이자 경제학자다. 1899년 출간된 소스타인 베블런의 《유한계급론》은 물질적 재화와 지위의 관계를 정확히 설명한 결정적인 텍스트로, 과시적 소비를 통해 사회적 구별짓기를 하는 유한계급을 맹렬히 비판했다. 쓸모없고 별다른 기능도 없는 물질적 재화로써 자신의 사회적ㆍ경제적 지위를 끊임없이 과시하는 부유하고 게으른 집단으로서 유한계급을 비판한 것이다. 하지만 베블런의 시대 이래 사회와 경제는 극적으로 변화했고, 사회적 지위를 드러내는 소비도 달라졌다. 산업혁명과 제조업의 발전으로 중간계급이 생겨났고 물질적 재화의 가격이 저렴해지면서 과시적 소비는 주류의 행태가 되었다. 베블런이 말한 유한계급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그 자리를 차지한 새로운 엘리트들은 스스로가 오랜 시간을 일하고 자녀 교육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며 문화적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동시에 능력주의 및 자신들이 추구하는 가치와 규범을 통한 계급 재생산에 몰두한다. 물질적 소비보다 정신적 소비로 자신의 지위를 구별짓고자 하는 ‘야망계급’의 출현이다. 엘리자베스 커리드핼킷은 이러한 야망계급의 소비문화가 과거 유한계급의 물질적 소비문화보다 훨씬 더 유해한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하며 이를 생생하고 치밀하게 분석한다.

인터파크 MIX & MAX

올 여름 휴가, 인터파크가 쏜다!

인터파크 · AD

Rating Graph
Avg3.8(11)

인터파크 MIX & MAX

올 여름 휴가, 인터파크가 쏜다!

인터파크 · AD

Author/Translator

Comment

2

Table of Contents

1장 유한계급의 침식, 야망계급의 등장 2장 21세기의 과시적 소비 3장 비과시적 소비와 새로운 엘리트들 4장 모성은 어떻게 과시적 유한이 되었나 5장 투명함의 가치, 과시적 생산 6장 도시와 야망계급 7장 달라진 소비문화와 심화되는 불평등 감사의 말 부록: 소비자지출조사 데이터 분석 주 참고문헌

Description

유한계급이 사라진 자리에 야망계급이 등장했다 “베블런이 유한계급에 관한 시론을 쓸 때만 해도 과시적 소비는 극히 특수한 일부 사회계층에 국한된 것이었다. 물론 모든 사회계층이 어느 정도는 과시적 소비를 했지만, 물질적 재화를 사용해서 지위를 드러낼 수 있는 집단은 유한계급이 유일했다. 오늘날 물질적 재화는 풍부해졌지만, 이 재화가 사회적 이동성을 드러내거나 가능케 하는 능력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더 이상 지배적인 유한계급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 자리를 차지한 야망계급은 소비 양식을 새롭게 쓰는 동시에 전통적인 과시적 소비에서 손을 떼고 있다.” (1장 유한계급의 침식, 야망계급의 등장, 46쪽) 1899년, 소스타인 베블런은 《유한계급론》을 통해 자본주의사회에서 소비의 사회적 의미를 날카롭게 포착했다. 그중에서도 경제적으로 비생산적인 일을 하며 과시적 소비, 즉 쓸모없고 별다른 기능도 없는 물질적 재화로 사회적ㆍ경제적 지위를 끊임없이 과시하는 부유하고 게으른 집단으로서 유한계급을 맹렬히 비판했다. 베블런이 《유한계급론》을 쓸 때만 해도 과시적 소비는 극히 특수한 일부 계층에 국한된 것으로, 유한계급은 물질적 재화를 통해 사회적 지위를 드러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집단이었다. 그러나 “부유하고 게으른 귀족집단이 사라지고 교육받은 자수성가형 엘리트가 부상함에 따라 이제 ‘유한’은 상층계급과 동의어가 아니다”.(34쪽) 다시 말해 베블런의 시대와 달리 오늘날 상층 사회경제 집단은 누구보다 오랜 시간 일하고 삶 전반에서 생산성에 몰두하며, 시간이 더 많은 게 아니라 부족하다. 엘리자베스 커리드핼킷은 《유한계급론》의 주요 개념을 이어받아 현대의 소비문화와 계급을 새롭게 살핀다. 베블런의 시대 이래 사회와 경제는 극적으로 변화했다. 산업혁명과 제조업의 발전으로 중간계급이 생겨나고 물질적 재화가 저렴해지면서 과시적 소비는 이제 흔하게 볼 수 있게 되었다. 웬만한 사람들도 명품 하나쯤 갖고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과시적 소비의 차별성은 흐릿해졌고, 이에 따라 부유층과 엘리트들은 사회적 지위를 드러낼 수 있는 새로운 수단을 찾아냈다. 이들은 물질주의와 점점 더 거리를 두고 있으며, 사회적ㆍ환경적 의식과 지식 습득에 중점을 둔다. 즉, 오늘날 구별짓기 실천으로서의 소비는 쓸데없이 화려하고 과시적인 물건을 사는 과시적 소비가 아니라 지식수준, 문화자본, 사회적ㆍ환경적 의식 등을 드러내는 비과시적 소비에 초점이 맞춰진다. 저자는 오늘날 더 이상 지배적 유한계급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단언하며, 과거 유한계급의 자리에 야망계급(Aspirational Class)이 등장했다고 선언한다. 야망계급은 누구인가? 그렇다면 야망계급은 구체적으로 어떤 이들인가? 이들은 무엇을 기준으로 스스로를 구별하는가? 저자는 오늘날 디자이너 제품에 수십만 달러를 쓰는 많은 이들은 스스로 돈을 벌고 있다고 말한다. 대다수가 정당한 노동을 통해서 말이다. 과거와 달리 오늘날 부유층은 풍요로운 여가시간을 가지고 있지 않으며 이는 이미 여러 연구로 입증된 바 있다. 과거의 유한계급과 달리 야망계급은 고학력, 전문기술, 문화자본을 바탕으로 경제적 사다리를 오르지만 저자는 이들을 하나로 묶는 것은 소득수준이 아니라고 말한다. 다시 말해 야망계급의 성원들 대다수가 교육을 받고 지식을 쌓기는 해도 반드시 경제 피라미드의 꼭대기를 차지하는 것은 아니며, 노동시장의 부유한 엘리트가 아닌 사람도 많다는 것이다. 이 새로운 계급을 하나로 묶는 것은 소득수준이 아니라 문화수준이다. 이 새로운 계급에게 중요한 것은 지식이며, 이는 경제적 효용과 무관하게 소중하게 여겨진다. 그 이유는 더 이상 물질적 재화가 사회적 지위를 보여주는 뚜렷한 표지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야망계급이 스스로를 남들과 구별하는 지점은 지식을 습득하고 정보를 활용해 사회와 환경을 의식하는 가치관을 형성하는 데 있다. 여기서 소비는 그 성원들의 삶의 철학과 가치관을 보여주는 표지로 기능한다. 그러므로 야망계급에는 (대다수가 소득 상위 10퍼센트 이내에 분포하긴 하지만) 반드시 소득이 많지 않더라도 충분한 교양과 문화자본을 가진 사람들이 포함된다. 다시 말해, 야망계급에는 은행가나 법률가, 엔지니어처럼 교육과 전문화된 지식으로 경제적 상향 이동성을 확보한 이들도 있지만 예일대학교 문예창작 학위가 있는 이들, 영화계 종사자, 아직 시나리오를 팔지 못한 시나리오작가, 출판계에서 일하는 젊은 도시인 등도 포함되는 것이다. 이 새로운 엘리트 문화집단을 관통하는 특징은 지식 습득과 그에 기반한 가치관에 있다. 이들은 더 높은 사회적, 환경적, 문화적 의식을 얻고자 지식을 활용한다. 사회적 지위는 지식을 습득하고 가치관을 형성하는 과정 자체에서 드러난다. 저자는 따라서 이 새로운 집단은 비슷한 지식을 습득하고 동일한 가치를 공유하며 그것을 통해 집단적 의식을 구현한다고 말한다. 가령, 문화평론 읽기, 최신 뉴스 따라잡기, 유기농 식품 섭취 등은 이들이 경제적 수준과 무관하게 서로 연결되는 방법들이다. “지식과 문화자본은 무엇을 먹을지, 환경을 어떻게 대할지, 어떻게 더 좋은 부모, 더 생산적인 노동자, 더 식견 있는 소비자가 될 수 있을지 등에 관해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는 데 활용된다.”(40쪽) 과시적 소비에서 비과시적 소비로 야망계급의 등장을 이해하려면 과시적 소비가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저자는 미국 노동통계국의 소비자지출조사 데이터를 분석해 미국 소비의 초상을 그려낸다. 21세기의 과시적 소비를 살펴보는 2장과 비과시적 소비의 부상을 이야기하는 3장은 미국의 소비문화라는 폭넓은 맥락의 일부로 야망계급의 소비 습관과 실천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분석을 제공한다. 과시적 소비가 어째서 더 이상 부유층의 전유물이 아닌지를 밝혀내며 엘리트집단이 수행하는 가장 일관된 구별짓기 소비 실천으로서 비과시적 소비를 파헤치는 내용이다. 일반적으로 비가시적이지만 동류집단에게는 지위를 드러내는 비과시적 소비가 어떻게 엘리트와 나머지 집단을 가르는 가장 유해한 실천인지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해준다. 엄청난 비용이 들면서도 비가시적일 수 있는 비과시적 소비 실천은 과시적 소비로는 살 수 없는 사회적 기회와 경제적 이동성을 가져온다는 게 저자의 분석이다. 저자가 정리한 미국 소비의 중요한 거시적 추세는 다음과 같다. 첫째, 부유층과 상층 중간계급(소득 상위 1퍼센트, 5퍼센트, 10퍼센트 계층)은 과시적 소비에서 미국인 평균 지출액 대비 덜 지출하는 반면, 중간계급(소득 상위 40~60퍼센트)은 더 많이 지출한다. 둘째, 지출 비중으로 볼 때 중간계급은 소득 대비 과시적 소비 비중이 큰 반면 부유층은 적다. 셋째, 부유층의 과시적 소비는 비과시적 소비로 대체되고 있다. 다시 말해 부유층의 소비는 더 많은 여가와 삶의 기회를 창출하는, 비과시적이면서도 고가인 서비스로 대체되는 중이다. 대표적으로 교육, 의료, 육아, 보육, 가사도우미 등 노동집약적 서비스가 여기에 속한다. 부유층의 과시적 소비가 사라졌다는 이야기는 결코 아니다. 과거와 달리 그 비중이 상당 부분 줄어들고 교육과 같은 비과시적 소비 영역의 지출이 극적으로 늘어났다는 이야기다. 예를 들어, 미국 사람들의 교육 지출은 1996년 이래 60퍼센트 증가했지만 상위 1~10퍼센트 소득분위로만 좁혀보면 300퍼센트 가까이가 늘어났다. 다른 소득집단의 비중은 거의 변화가 없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상위집단의 지출이 총지출 증가를 추동했음을 시사한다. 저자는 상위 소득집단에서 이런 지출의 비중이 늘어났다는 사실로 말미암아 미래의 궤적이 정말로 달라질 것이라고 예상한다. 이러한 지출 증가의 혜택을 입은 아이들은 단순히 교육을 더 받는 데 그치지 않고 더 나은 일자리와 높은 소득, 간단히 말해 자신과 자신의 가족을 위한 더 나은 미래를 확보한다는 것이다. 이런 유형의 지출은 그것을 감당할 수 있는 이들에게 유의미하게 다른 결과를 안겨준다. 비과시적 소비와 새로운 엘리트들

Collections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