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에 휘몰아친 고금리 리스크와
유동성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전례 없는 집값 상승과 하강, 그 변곡점의 순간에
반드시 공부해야 할 자산수호 독법(讀法)!
팬데믹을 계기로 봇물 터지듯 시중에 돈이 풀리면서 촉발된 역대급 상승장이 창백한 민낯을 드러내고 있다. 불과 2~3년 전만 해도 전국적으로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집값이 2022년 상반기를 지나며 분위기가 급반전하더니 어느새 철퇴를 맞고 있는 것이다. 뜨겁게 달아올랐던 초저금리 축제에서 영혼까지 탈탈 끌어 ‘똘똘한 한 채’ 투자에 나섰던 이들이 구입한 집은 이제 더 이상 똘똘하지 않게 되었다. 신공에 가까운 갭 투자 셈법과 대출기술로 다주택 자산가가 된 사람들도 이만저만 불안한 게 아니다. 혼란스럽기는 무주택자들도 마찬가지다. 전례 없는 상승장에서 매수기회를 잡지 못해 벼락거지란 조롱에 분노했던 그들은 과연 저점과 반등의 시그널을 포착할 수 있을까?
이 책은, 어떤 지역 집값이 크게 오른다거나 개발호재 엑스파일로 유망 투자처를 콕 짚어준다는 기존 부동산 도서들이, 고금리와 고환율, 인플레이션이 휘몰아치는 변곡점의 순간에 얼마나 무책임한 억측을 쏟아내고 있는지 조목조목 파헤친다. 아울러 시종일관 “공급절벽”에 방점을 찍어온 언론기사들, “서울 아파트값은 결국 오른다!”는 지론을 굽히지 않는 이해관계자들의 공허한 주장을, 적확한 데이터와 촌철살인 내러티브로 팩트체크한다. 급변하는 장세에서는 예측보다 대응이 중요한 법! 원인을 모르거나 잘못 알고 있다면 제대로 대처할 수 없기 때문이다. 책의 제호에서 알 수 있듯이, ‘마침내’ 찾아온 ‘부동산 붕괴’의 시대에는 상승장에서나 품어야 할 ‘야수의 심장’이 아니라 자산시장의 대외여건을 꼼꼼하게 ‘공부할 결심’이 절실한 것이다.
무엇보다 이 책은, 부동산 그 자체에만 매몰되어서는 집값의 추세를 읽어낼 수 없음을 강조한다. 한 채에 수억에서 수십억에 이르는 집값의 오르내림이야말로 한두 가지 요인에 좌우되지 않는다. 부동산을 다른 시장과 산업으로 확장해 공부하다보면 주택이란 자산이 얼마나 다양한 분야와 얽히고설켜 있는지를 깨닫게 된다. 이 책이 주식/채권/암호화폐는 물론, 인플레이션과 환율 등 일견 부동산과 무관해 보이는 주제들을 통해 부동산시장을 분석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책을 읽다보면 우리 동네 집값이 단지 집주인의 호가나 공인중개사의 맞장구로 결정될 수 없음을 수긍하게 된다.
고금리와 인플레이션, 고환율과 유동성 위기는
어떻게 당신의 집과 돈을 침탈하는가?
‘마침내’ 찾아온 부동산 ‘붕괴’의 시대에
‘야수의 심장’을 거두고 ‘공부할 결심’을 품어라!
시장과 금리, 돈의 흐름을 읽는 안목을 키워야 부동산 투자에서 낭패를 보지 않는다!
무분별한 정보 취합만으로 부동산 투자에서 승리할 수 없는 이유
이 책 <부동산을 공부할 결심>은 첫 장에서부터 부동산시장의 잘못된 고정관념을 깨부순다. 지난 수 년 동안 시종일관 ‘공급 부족’, ‘공급 절벽’이라 우겨온 언론 보도를 적확한 통계와 분석으로 팩트체크한다. 실제로 적지 않은 전문가들이 오랜 기간 서울 및 수도권 주요 지역 집값의 전례 없는 상승세를 뒷받침하는 핵심 논리로 삼아온 것은 다름 아닌 ‘공급 부족’이었다.
당연히 주택의 공급은 부동산시장에서 매우 중요한 이슈이다. 하지만, 공급지표인 착공 및 입주 물량은 서울/수도권 집값이 약세였던 이명박정부 시기에 가장 적었고, 문재인정부 시기에는 상당히 높은 수준이었다는 것(20쪽), 그토록 공급의 중요성을 강조하지만 정작 근거로 삼는 향후 입주물량 통계는 엉망이라는 것(48쪽) 등에 비춰보면, 언론을 통해 널리 알려진 바와 달리 공급은 가격을 좌우해온 결정적인 요인이라 보기 어렵다(24쪽 이하).
이 책은 1장에서 선동적인 정보에 휘둘리지 않기 위한 첫걸음으로 부동산시장의 맥거핀(MacGuffin)이 되어버린 ‘공급’의 허와 실을 집중 해부한다.
금융(부채와 금리)은 어떻게 미래 집값의 추세를 읽는 가늠쇠가 되었나?
금리가 부동산시장의 수요를 좌우할 수밖에 없는 이유
금융기관의 대출 없이 모아둔 현금만으로 집을 살 수 있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대부분의 사람들이 주택을 구입할 때 은행을 비롯한 금융회사로부터 적지 않은 규모의 대출을 일으킨다. 뿐 만 아니라 대출은 전세계약을 할 때도 빈번하게 활용된다. 문제는 ‘대출이 곧 부채’라는, 너무나 당연하기에 간과하기 쉬운 위험천만한 현실이다. 지금처럼 금리가 폭등하면서 이자부담은 회색코뿔소(지속적인 경고를 통해 예상은 하고 있지만 간과하기 쉬운 위험)가 아닌 블랙스완(예상치 못하여 한번 발생하면 큰 충격을 주게 되는 위험)이 되어버렸다. 이 책이, 가계부채발 리스크가 나라경제를 나락으로 떨어트리는 트리거가 될 수 있음을 강조하는 이유다(277쪽).
그런데 부동산 전문가들의 주장은 이상하리만치 ‘금융(부채와 금리)’이 주택수요를 좌우한다는 점을 무시해왔다. 즉, 대부분의 국민이 서울 요지의 신축 아파트를 원하지만 정부가 그에 대한 공급을 등한시했기 때문에 집값이 치솟았다는 주장을 무한반복해온 것이다. 하지만 집을 살 때 레버리지(차입, 대출)를 동반한다는 점에서 수요 측 금융을 무시할 수 없다(7쪽). 결국 급격한 금리인상으로 ‘마침내’ 집값을 좌우하는 핵심 요인이 ‘금리’였음을 목도하게 된 것이다. 이 책이 두 번째 챕터에서 ‘금리’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통해 집값의 추세를 조망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책은, (아파트가 전체 주택시장을 지배하는 국내 현실을 반영하여) 시장금리와의 밀접한 역학관계를 바탕으로 아파트의 가치를 구하는 모듈을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179쪽).
아파트가격=A+B+C
A : 현재의 사용가치, 전·월세(채권), B : 향후 임대수익 상승 기대(주식)
C : 소유 프리미엄 및 희소성 가치 부여(금)
즉, 국내에서 주택, 특히 아파트에 내재한 채권과 주식, 금의 속성을 분석하는 것이다. 이는 향후 부동산시장의 향방을 가늠하는 새로운 접근법이라 할 수 있다. 크레딧 애널리스트로서 매크로 관점에서 오랫동안 국내 부동산시장의 특이점을 연구해온 저자만의 탁월한 해석능력이다.
유동성 위기는 어떻게 악화되고 또 언제 수그러들 것인가?
집값의 오르내림이 결국 돈의 흐름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이유
이 책이 3장에서 다루는 유동성(liquidity)은 쉽게 말해 ‘현금’ 혹은 ‘현금흐름’을 의미한다. 부동산시장에서 현금흐름이 막혔다는 것은, 단편적으로는 이자부담을 감당할 수 없어 가격을 낮춰 보유한 집을 팔아야 하거나 세입자에게 전세보증금을 반환할 수 없는 경우를 의미한다. 이러한 상황이 급증하면, 유동성 위기국면에 처했다고 말할 수 있다.
팬데믹을 전후로 미국과 한국 중앙은행은 양적완화 정책을 통해 시중에 엄청난 돈을 풀었고, 사람들은 돈뭉치를 들고 레버리지 효과를 꿈꾸며 부동산과 주식, 암호화폐 시장으로 달려갔다. 국내 부동산시장에서 이른바 ‘영끌족’의 탄생을 알리는 순간이다. 물론 초저금리 유동성 파티가 지속된 500여 일 동안 급등한 자산가격이 단기 거품일 거라는 경고음이 아예 없었던 건 아니다. 하지만, 파티에 취한 사람들에게 “그만 정신차리세요!”라는 메시지를 힘주어 전하기에는 경고음의 볼륨이 턱없이 작았다.
그런데, 중앙은행을 비롯한 금융/통화 당국과 자산시장 전문가들은 ‘500일의 썸머’의 끝자락에서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지정학적 리스크, ESG 이슈 등으로 인한 ‘유동성 혹한기’가 찾아올 것임을 진정 예견할 수 없었을까?(134쪽) 이 책은, ‘500일의 썸머’가 지난 2022년에 ‘Winter is coming’이라는 경고 메시지를 보내는 것은 너무 늦은 처사라고 일갈한다(1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