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달

최이수 · SF/Novel
440p
Where to buy
Rating Graph
Avg3.8(76)
Rate
3.8
Average Rating
(76)
만약 지금 우리가 맞닥뜨린 기후위기가 지구 역사상 최초의 사건이 아니라면? 이 질문 대신 다음과 같이 가정하는 질문도 던질 수 있다. '우리가 지구 가열(국립과천과학관 이정모 관장이 지구온난화 대신 사용을 제안한 용어)을 막지 못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SF의 하위장르 중 하나로 대체역사(alternative history)가 있다. 한국에선 복거일 작가의 <비명을 찾아서>가 원조 작품으로 거론되곤 한다. 실제 역사적 사건의 결과를 바꾸어 이를 가설로 삼고 새로운 '가상'의 역사를 쓰는 것이다. 사고실험과 비슷한 면이 있는 장르라고 할 수 있겠다. <비명을 찾아서>는 이토 히로부미가 안중근 의사의 총격에 죽지 않았다는 전제하에 이야기를 풀어 가는 장편소설이다. 한국 독자에게 인기가 많은 필립 K. 딕의 <높은 성의 사내>에서는 2차대전의 승전국과 패전국의 운명이 뒤바뀐다. 의 장르를 굳이 따져본다면 변형된 대체역사물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두 번째 달>이 바꾸는 것은 역사책에 기록된 사실(史實)이 아니라는 점에서 그렇다. <두번째 달>은 현 시점까지 아직 발생하지 않았지만 발생할 확률이 높으며 지구적 차원의 경각심이 고조되어 있는 사건이 과거에 발생했던 것으로 간주한다. 그 사건은 다름이 아니라 심각한 온난화가 초래한 지구 생태계의 붕괴를 가리킨다.

[디아스포라영화제 개최]

단, 5일 간 인천에서 만나요!

디아스포라영화제 · AD

Rating Graph
Avg3.8(76)

[디아스포라영화제 개최]

단, 5일 간 인천에서 만나요!

디아스포라영화제 · AD

Author/Translator

Comment

10+

Table of Contents

프롤로그 기록보관소 미지의 전파 신호 9 인간의 목소리 손가락 개수 기도를 하다 루오에스의 편지 거짓말 반인류주의 92.2퍼센트 냉각 작전 트살의 실험 실행 파일 내가 알면 안 되는 이유 마녀 할머니 트살의 선물 달그락 유로파의 미생물 마지막 센서 기지국 온실효과 함께 가지 않을래? 한 달의 일과 닭이 먼저? 달걀이 먼저? 공감 능력 날개를 펼친 새 프롤로그

Description

해양생물의 떼죽음 이후 60년 만에 인류는 최후를 맞이한다 가열된 지구를 냉각시키고 전멸한 생명체를 되살릴 수 있을까 천문학적 시간의 역사를 저장한 ‘두 번째 달’의 비밀 만약 지금 우리가 맞닥뜨린 기후위기가 지구 역사상 최초의 사건이 아니라면? 이 질문 대신 다음과 같이 가정하는 질문도 던질 수 있다. ‘우리가 지구 가열(국립과천과학관 이정모 관장이 지구온난화 대신 사용을 제안한 용어)을 막지 못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SF의 하위장르 중 하나로 대체역사(alternative history)가 있다. 한국에선 복거일 작가의 《비명을 찾아서》가 원조 작품으로 거론되곤 한다. 실제 역사적 사건의 결과를 바꾸어 이를 가설로 삼고 새로운 ‘가상’의 역사를 쓰는 것이다. 사고실험과 비슷한 면이 있는 장르라고 할 수 있겠다. 《비명을 찾아서》는 이토 히로부미가 안중근 의사의 총격에 죽지 않았다는 전제하에 이야기를 풀어 가는 장편소설이다. 한국 독자에게 인기가 많은 필립 K. 딕의 《높은 성의 사내》에서는 2차대전의 승전국과 패전국의 운명이 뒤바뀐다. 《두 번째 달 : 기록보관소 운행 일지》(이하 《두 번째 달》)의 장르를 굳이 따져본다면 변형된 대체역사물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두 번째 달》이 바꾸는 것은 역사책에 기록된 사실(史實)이 아니라는 점에서 그렇다. 《두 번째 달》은 현 시점까지 아직 발생하지 않았지만 발생할 확률이 높으며 지구적 차원의 경각심이 고조되어 있는 사건이 과거에 발생했던 것으로 간주한다. 그 사건은 다름이 아니라 심각한 온난화가 초래한 지구 생태계의 붕괴를 가리킨다. 억겁의 시간을 저장한 기록장치 작품은 사건의 배경이 다른 두 개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시간적으로 뒤서는 서두의 〈프롤로그〉는 ‘두 번째 달’로 불리는 기이한 인공물의 정체를 대략적으로 파악하게 한다. ‘달’이라고 불리기는 하나 그것은 둥글지도, 빛을 반사하지도 않는다. 마치 물리학에 나오는 ‘흑체’처럼 복사에너지를 완벽하게 흡수하여 순수하게 검을 뿐만 아니라 직육면체 기둥처럼 생겼다. 미국 NASA가 덮어버린 ‘두 번째 달’의 비밀은 전직 국장의 폭로로 인터넷을 타고 전 세계에 퍼진다. 미국이 두 번째 달을 독차지해 감추려는 것은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일 뿐이다. 〈프롤로그〉에 이어지는 이야기는 NASA가 ‘두 번째 달’에서 해독해낸 충격적인 기록이다. 바다라는 티핑포인트 SF에서 작품 속 인물의 캐릭터, 주요 사건의 개연성, 플롯의 논리적 연결을 매끄럽게 만들기 위해서는 세계관이 중요하다. SF의 세계관에서 과학적 사실이 중요하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SF의 세계관 구축에 도입된 과학적 사실들은 고증을 거치지만 현실적 제약을 넘어서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두 번째 달》이 구축한 세계관에는 현실 과학과 실제 역사, 미래 과학과 가상 역사라는 톱니바퀴들이 설득력 있게 조립되어 있다. “지난 200년 동안 인류가 배출한 이산화탄소 양은 급격하게 증가했다. 그 결과 엄청난 양의 이산화탄소가 바닷물에 녹아 들었고, 녹은 이산화탄소는 탄산으로 변해 바닷물을 약한 산성으로 만들었다. 비록 바닷물의 산성도는 그리 높지 않았지만, 그 작은 변화에서 시작된 연쇄반응은 상당수의 해양동물이 호흡하는 데 치명적인 문제를 가져왔다. 그리고 약속이라도 한 듯 같은 날 전 세계의 바다에서 물고기 사체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해양생물의 떼죽음이 시작된 것이었다. […] 이후 약 60년이 지나서 인류는 최후를 맞이하고 말았다.” (49쪽) 인용문에서 보이듯 작품의 세계관은 현실의 여러 과학 분과가 보고하는 기후위기에 관한 사실들에 기반한다. 지구 기후에 영향을 주는 대기, 해양, 빙하, 육지 가운데 해양의 역할은 자못 크다. 지구 표면의 70%를 차지하는 바다의 열용량은 대기의 약 1000배에 이른다.(조천호, 《파란하늘 빨간지구》 참조) 이는 지구 기후와 순환계에서 바다가 감당한 몫이 크다는 의미이며, 또한 바다에 이상 현상이 발생했다면 그 원인은 수십 년 전 과거로 거슬러 올라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수온이 상승하면 이산화탄소을 가두어 둘 수 없어 대기 중으로 배출하게 된다. 탄산음료를 생각하면 된다. 바다가 회복력을 상실하는 순간 걷잡을 수 없는 변화가 연쇄적으로 발생할 수도 있는 것이다. 해양 사고로 유출된 기름이 바다를 뒤덮거나, 하천에 대규모 녹조가 발생할 경우 기름이나 녹조 제거 작업을 신속하게 진행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이다. 작품에서 대기 가열을 급속하게 심화시킨 중요한 요인은 바다에서 증발하여 대기를 급격히 팽창시킨 수증기였다. 수증기 역시 이산화탄소 못지않은 온실가스이다. 8, 10, 12, 14… 손가락 개수가 달랐던 인간의 세계 “인류는 네 개의 인종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그들은 서로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었고, 육체 능력 역시 큰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인종마다 유전적으로 고유한 특성이 있었고, 학습 능력과 사고방식 역시 조금씩 다른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정신적 능력의 차이를 부정하는 기록도 있지만, 대다수 사람들이 그 차이를 받아들였다.” (65쪽) 인류사 혹은 문명사의 차원에서 설정된 세계관은 실제 역사와 허구를 넘나든다. 〈인종차별〉이란 장에서 풀어내는 이야기는 근래 심각성을 더하는 인종주의 문제를 초고대라는 시공간에서 벌어진 사건으로 기입한다. 손가락 개수로 구분되는 네 인종이 존재한다는 플롯은 스토리 전개에서 중요할 뿐만 아니라 이야기 자체에 흥미를 더한다. 작품 속 세계의 지배계급은 열두손가락 인종이다. 열두손가락 인종은 사회생물학 같은 사이비과학과 통계 조작을 통해 제도적으로 차별을 합법화하여 자신들의 지위와 힘을 공고히 한다. 초고대 인류는 500년간 지속된 인종차별을 극복했지만, 지구온난화를 막을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언제일지 알 수 없는 미래를 기약하고자 한다. 산불로 전소된 숲에서도 생명이 다시 움트듯, 그들은 우주정거장을 비롯한 고성능 기계 건조물을 제작한다. 우주정거장에는 최종적으로 여섯 명의 인간이 남겨져 작은 사회를 이루어 부침을 거듭하다 마침내는 두 명만이 남게 된다. 그들은 아홉 살과 열한 살의 어린 형제였다. 작품에서 초고대인은 오늘과 비교해 뒤지지 않는 기술문명의 건설자로 그려진다. 그들의 문명을 화려하게 발전시킨 것도 과학기술의 힘이었다. 초고대 문명의 역사는 오늘날 우리 인류의 역사와 데칼코마니를 이룬다. 그들은 초지능 인공지능을 제작해 우주에 쏘아 올릴 정도로 고도의 기술을 가졌음에도 지구온난화의 가속을 막지 못했다. 일단 당겨진 방아쇠는 격발 이전으로 되돌릴 수 없는 건 자명한 이치다. 인공지능에 맡겨진 운명 《두 번째 달》은 인공지능이 일인칭 화자인 소설이다. 부제가 알려주듯 주인공인 인공지능은 호출명이 ‘기록보관소’이며 그것을 제작한 과학자 루오에스로부터 ‘아에록’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루오에스는 아에록을 만들고 인간의 감정을 학습하도록 훈련시켰다. 지상의 관제센터가 멈춘 후(즉 인류의 전멸) 작동을 시작하도록 설정되어 있다. 아에록 외에도 특별한 임무가 부여된 인공지능은 여러 대가 더 있다. 능력면에서 아에록을 훌쩍 능가하는 것은 만능형 인공지능인 AuTX-3463이다. 아에록이 지구 공전 궤도를 돌면서 지구 대기 정보 등을 수집·기록·분석해 AuTX-3463에게 보내주면, 주로 소행성대와 목성 주변에 머무는 AuTX-3463이 더욱 고도의 연산을 수행해 지구 생태계를 어떻게 복원할지 계획을 세우고 실행한다. 지상에는 아주 특수한 인공지능들이 동면 상태로 대기하고 있다. 이들은 지구에 생명체가 살아갈 수 있을 만큼 환경이 조성된 후 활동을 시작한다. 작가는 한번 망가진 지구를 살려내는 일이 얼마나 힘겨운 것인지 생생히 보여주는 데 집중한다. 지구의 상태를 나타내는 숫자들을 확인하는 가운데 테라포밍(ter

Collections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