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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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람이 죽으면 우리는 그의 죽음에서 우리 자신의 죽음을 미리 맛볼 뿐만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든 그와 함께 죽는다.” 1982년에 출간된 이후 독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상실과 애도 분야의 고전! 새롭게 펴내는 개정판에서는 ‘병리적 애도’를 좀더 깊이 있게 파헤친다! 지난 한해 우리는 정말 많은 죽음을 목격했다. 슬픔에 빠진 우리는 그 상실의 상황에서 어서 빨리 벗어나기만을 바랄 뿐, 반드시 거쳐야 하는 ‘애도의 과정’을 제대로 치르지 못하고 있다. 『애도』는 1982년 독일에서 출간된 이후 독자들의 꾸준한 관심과 사랑을 받는, 상실과 애도 분야의 고전으로 평가되고 있다. 저자인 베레나 카스트는 대학에서 심리학ㆍ철학ㆍ문학을 공부했고, 융 심리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관계ㆍ이별ㆍ상징학ㆍ감정 분야와 관련해 다양한 저서를 집필했으며, 현재 취리히 대학교 심리학 교수이자 대학 내에 있는 융 연구소 강사 및 분석가로 활동하고 있다. 베레나 카스트는 애도를 상실의 체험에 반드시 필요한 정신과정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우리는 자신의 불안이나 감정, 더욱이 죽음과 같은 문제를 다루는 것을 자주 잊곤 한다. 저자는 우리가 상실을 겪은 후 심리적 방어를 하느라 대부분 건너뛰는, 바로 그 지점으로 눈길을 돌리라고 말한다. 즉 상실한 그 무엇과 대면하고 그것과 연관된 다양한 감정을 면밀하게 살피며 그것에 젖어들 것을 강조하면서 그래야만 하는 이유를 다양한 사례를 통해서 밝히고 있다. 저자는 애도 과정이 지연되거나 애도 자체가 이루어지지 않을 때의 문제들을 얘기하며, ‘죽음이 끊임없이 넘실대는’ 삶에서 이별하는 존재로서의 길을 우리에게 제시하고 있다. 또한 이 애도 과정의 전 단계를 안내하는 꿈을 통해서 우리의 무의식이 상실을 해소하는 데 어떻게 기여하고 있는지를 알려준다. 새롭게 펴낸 이번 개정판에서는 ‘복잡한 애도’에 대한 내용을 부록으로 추가했다. 복잡한 애도는 전에는 병리적 애도로, 오늘날에는 때때로 연장된 애도로 불린다. 이 복잡한 애도 과정을 소개하면서 그와 연관된 오랫동안의 치료 경험도 함께 전하고 있다. 복잡한 애도의 경우에는 1년이 지나도 상실이라는 감정이 애도자를 거의 전적으로 지배한다. 죽은 자와 함께했던 시절에 대한 고통스럽고 채워지지 않는 그리움을 지배하여 한순간의 기쁨도 느낄 수 없게 만든다. 게다가 애도자들은 대부분 바닥난 자부심으로 괴로워하고, 슬픔 속에서 탈진한 채 죄책감으로 고통스러워한다. 그들은 다른 문제점들과 연결된 우울증의 증상을 나타내는 것이다. 우리의 무의식은 상실을 해소하는 데 어떻게 기여하는가 애도 과정의 전 단계를 안내하는 꿈을 통해서 깊이 있게 살펴본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상실감으로 무기력한 상태에서 애도가 억압되면, 당사자로서는 도무지 이해할 길이 없는 우울증 증세를 보일 수 있다. 이 우울을 좇아가보면 종종 완결되지 않은 애도 과정, 애도 자체의 억압 등이 나타난다. 이미 프로이트는 애도와 우울증의 양상이 동일하고, 양쪽 다 사랑하는 대상의 상실로부터 일어난다는 점 때문에 서로 연관이 있다고 보았다. 그는 애도를 정상적인 반응으로, 우울증을 병리적인 반응으로 설명했다. 애도와 우울증의 차이는 애도하는 사람은 자기가 무엇을 상실했는지 아는 반면, 우울증인 사람은 자신이 누구를 잃었는지는 알지만 무엇을 잃었는지는 모른다는 점에 있다. 우리가 주위 사람의 죽음을 겪을 때 매우 집중적으로 꿈을 꾸게 되는 것은, 잘 알려져 있듯이 죽음에 대한 체험을 해소하도록 돕고자 하는 무의식의 작용이다. 저자는 오랜 기간 애도하는 사람들의 꿈을 수집하는 과정에서 무의식이 애도로 이끌어주고 그것을 통해서 애도자의 새로운 정체성을 길러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죽음이 끊임없이 넘실대는' 삶에서 이별하는 존재로서의 인간의 길은 과연 무엇일까? 제대로 슬퍼하지 못하며 애도 자체를 피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애도에서 더 이상 빠져나오지 못해 만성적으로 애도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몹시 우울한 상태인데, 그 이유는 고통을 억압해서가 아니라, 고통에 의해 압도되고 흡수되고 거기에 사로잡혀 그 이상을 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들 전부 애도에 완전히 몰입된 것 같아 보여도 자세히 살펴보면 그들 역시 어떻게 해서든지 애도 과정을 차단하고 그 변화의 과정으로 들어가려고 하지 않는다. 그러나 슬픔을 느끼는 가운데 이별, 공생과 개별화에 대한 숙고의 시기를 거쳐, 상실한 자가 자기에게 의미 있었던 한 사람을 떠나보낼 수 있는지, 그리고 그로 인해 자기를 잃는 것이 아니라, 삶에서 끊임없이 반복되는 이별에도 불구하고 관계를 지속하고 다른 사람과 연결되어 살아간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면, 다른 사람들과 새로운 관계를 맺으려는 모험이 애도 과정의 성공 여부를 알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죽음은 항상 삶에 넘실댄다. 우리는 끊임없이 무언가를 잃고, 헤어져야 하며, 포기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가 항상 패배하는 것만은 아니다. 바로 거듭되는 변화를 통해 삶은 우리에게 우리의 존재를 활짝 펼치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동시에 우리는 거듭해서 우리에게 익숙한 면들과 이별하고 새로운 면을 경험해가는 것을 배워야 한다. 죽은 사람에게서 분리되어야만 할 때에도 우리는 진정 홀로 남겨지는 것이 아니다. 그 사람과의 삶과 체험이 우리의 기억에 생생하게 자리하고, 바로 우리의 일부가 되며, 우리의 삶을 이루어간다. 그 사람에 대한 애도의 체험 또한 우리의 삶을 만들었고, 그것 역시 우리의 일부다. 우리가 제대로 애도하기를 이해한다면, 그것이 아마도 우리에게 근본적인 것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