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독일 김나지움 철학 교과서로 철학 문턱 쉽게 넘기 독일의 일선 철학교사들과 대학 강사가 공동으로 집필한 중ㆍ고등학교용 철학 교과서인 이 책은 철학 입문서로서 갖춰야 할 조건을 두루 갖추고 있다. 특히 나름대로 가치관과 사고방식이 형성되기 시작하는 청소년기 학생들을 대상으로 쓰인 교과서답게 폭넓은 학습 내용과 풍부한 학습 정보를 담고 있음은 물론 주제별로 알맞은 교수-학습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는 점에서, 서양철학에 관심이 있는 우리나라 중ㆍ고등학생과 대학생들에게는 철학 입문서로 그리고 중·고등학교에서 도덕이나 윤리 과목을 담당하고 있는 선생님들에게는 교사 지침서로 권장할만하다. 이 책은 모두 다섯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지은이들은 서론 성격의 첫 장에서 철학의 발생과 ‘철학함(doing philosophy)’의 의미를 신화나 자연과학과 대비시켜 짚어보고 있으며, 이어지는 네 개의 장에서는 칸트가『순수이성비판』에서 던진 유명한 세 가지 질문(“나는 무엇을 알 수 있는가?”,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나는 무엇을 바랄 수 있는가?”)의 순서에 따라 인식론, 윤리학, 법철학, 국가철학 그리고 끝으로 형이상학에서 제기되는 주요 문제들을 차례로 소개하며 그때그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 가운데 특히 여성할례, 사형제도, 사후세계와 같은 주제는 중요한 문제임에도 종전의 철학 관련 서적에서는 좀처럼 다루지 않았던 것으로 우리나라 독자들에게 인간의 존엄성과 현세의 삶에 대해 진지하게 성찰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해줄 것으로 생각한다. 또한 다섯 명의 집필진이 엄선하여 발췌한 65개의 다양한 텍스트는 저마다 관련 주제의 핵심 쟁점을 드러내 주는 부분으로, 이를 통해 독자들은 소크라테스 이전의 철학자에서부터 파울 파이어아벤트, 토머스 네이글과 같은 현대 사상가들에 이르기까지 수천 년 동안 철학이 과연 어떤 문제들을 붙들고 씨름해왔는지 개략적인 얼개를 짜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또한 텍스트마다 제시된 다양한 문제들을 함께 논의하거나 두고두고 숙고해보는 것은 독자들 자신의 고유한 사고체계를 갖춰나가는 데에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 철학은 모든 학문이 공유할 수 있는 더는 거슬러 올라갈 수 없는 가장 일반적인 원칙과 가정을 다룬다는 의미에서 가장 포괄적이며 가장 기초적인 학문이다. 법철학, 사회철학, 과학철학, 역사철학, 교육철학, 정치철학, 경제철학, 의학철학, 예술철학, 종교철학과 같은 분과 학문이 존재하는 것도 반성(reflection)이라는 철학 행위만이 해당 학문의 성립 근거를 제공해주며 연구의 이론적 기반을 다져줄 수 있기 때문이다. 취약한 지반에 제아무리 멋있는 건물을 올려봤자 곧 무너져 내리듯, 철학적 사고가 뒷받침되지 않은 학문적 열정은 정체성과 방향을 상실한 채 방황하거나 오래지 않아 식어버리기 마련이다. 대상과 목적이 무엇이든 간에 모든 학문은 결국 인간의 문제로 귀결된다. 누가 뭐래도 학문의 주체는 인간일 수밖에 없으며, 학문의 목적 역시 인간의 삶에 필요한 지식의 습득에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철학은 개별적 학문 활동의 원칙과 방법 그리고 방향을 제시해준다는 점에서 마치 횃불 같은 역할을 하는 수행하는 학문이며, 동시에 인간의 이론적·실천적 행위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바가 무엇인지 끊임없이 되묻는 유일한 학문이라는 점에서 일종의 북극성과 같은 구실을 담당하는 학문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