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라의 정원

김혜정 · Novel
25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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곱게 차려 입은 할머니 솔라의 수상한 외출이 시작됐다. 솔라가 생모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 희야는 자신을 둘러싼 진실에 의심이 생긴다. 소설 『솔라의 정원』은 부모가 누구인지 모르는 열다섯 소녀 희야와 아이들을 돌보며 살아가는 예순셋 솔라, 두 사람이 쌓아올린 아름다운 시간에 대한 이야기다. 가족이란 의미가 무색한 요즘, 소설은 가족이 품는 사랑과 이별, 삶과 죽음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진다. 거기에 주체적인 삶을 실현하길 바라는 작가의 마음을 가득 담았다. 솔라와 다섯 명의 아이들, 사회복지사 해리, ‘개똥철학자’ 알바트로스. 그들은 서로를 위로하며 사랑과 이별 같은 고유한 힘을 배워 간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학창작기금 선정, 조우리 작가의 추천사는 작품의 진솔함을 증명하며 출간 전 서평단 100인은 ‘최고의 성장소설’로 꼽았다. 청소년문학을 한 단계 끌어올릴 힘이 깃들어 있는 『솔라의 정원』을 함께 거닐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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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of Contents

프롤로그 풍경들 숨기 좋은 방 알바트로스 존재의 이유 케렌시아 지켜진 아이 춤추는 별 작별 그 후 에필로그 작가의 말

Description

교사, 학부모, 학생 100인이 꼽은 ‘최고의 성장소설’ 아르코 문학창작기금 선정·조우리 작가 강력 추천 "시간으로 가득한 정원에 초대합니다" 솔라와 희야가 진심으로 쌓아올린 먹먹한 감동 곱게 차려 입은 할머니 솔라의 수상한 외출이 시작됐다. 솔라가 생모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 희야는 자신을 둘러싼 진실에 의심이 생긴다. 소설 『솔라의 정원』은 부모가 누구인지 모르는 열다섯 소녀 희야와 아이들을 돌보며 살아가는 예순셋 솔라, 두 사람이 쌓아올린 아름다운 시간에 대한 이야기다. 가족이란 의미가 무색한 요즘, 소설은 가족이 품는 사랑과 이별, 삶과 죽음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진다. 거기에 주체적인 삶을 실현하길 바라는 작가의 마음을 가득 담았다. 솔라와 다섯 명의 아이들, 사회복지사 해리, ‘개똥철학자’ 알바트로스. 그들은 서로를 위로하며 사랑과 이별 같은 고유한 힘을 배워 간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학창작기금 선정, 조우리 작가의 추천사는 작품의 진솔함을 증명하며 출간 전 서평단 100인은 ‘최고의 성장소설’로 꼽았다. 청소년문학을 한 단계 끌어올릴 힘이 깃들어 있는 『솔라의 정원』을 함께 거닐어 보자. 열다섯 희야, 예순셋 솔라의 가슴 뜨거운 인생 청소년 시기에는 친구만큼이나 가족의 형성이 주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그런 가족에 대한 명징한 시선을 섬세하게 풀어 낸 김혜정 작가의 신작 『솔라의 정원』이 출간됐다. 작가는 소설 속 주인공 열다섯 희야의 복잡한 감정과 행동을 포착해 천천히 토닥여 준다. 그리고 다섯 아이와 사회복지사 해리 이모, 알바트로스를 정원으로 초대했다. 할머니는 우리 집에 찾아온 손님들이 배고프면 안 된다고 늘 먹을 것을 준비해 두었다. 개와 고양이, 새와 벌, 나비, 벌레들에게 손님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할머니 말고 또 누가 있을까. 우리 집에는 할머니가 아니었다면 찾아오지 않았거나 찾아오지 못했을 손님들이 또 있었다. 아진과 동화, 혜림과 가영이 그들이었다. 아진과 동화는 중1, 혜림과 가영은 초등학교 6학년으로 나와 한두 살 차이였다. 나는 우리가 하나의 풍경으로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할머니가 가꾸고 보살피는 정원의 풍경 말이다. p.17 우리에게는 각기 다르지만 가족이 존재한다. 누군가는 조금 빨리 보내 주거나 아직 만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가족이란 이름이자 호칭을 발음하면 저마다의 아릿한 무언가가 차오른다. 희야도 솔라 할머니가 꾸린 그룹홈 ‘작은 울타리’에서 살고 있다. 그리고 우리의 가족이 틀린 게 아니라 조금 다를 뿐이라고 알아 간다. “개똥철학자 아저씨. 우리 가족, 좀 이상하지 않아요? 할머니와 이모, 아이 다섯.” 가영이 무슨 생각을 했는지 뜻밖의 질문을 던졌다. “이상하기는, 아름다운 가족이지.” 가족이란 서로 모자라는 부분을 채워 주고 돌보는 사람들이었다. 그러니까 꼭 혈연이 아니라도 가족이 될 수 있었다. 앞으로는 우리 같은 가족뿐만 아니라 새로운 유형의 가족이 늘어날 거라고 했다. 내가 절망하고 고민한 것들을 단번에 날려 주었다고나 할까, 신선했다. 그의 말대로라면 우리는 앞서가는 가족이었다. 아이들도 나와 생각이 같다는 눈빛이었다. 할머니와 해리 이모도 미소를 띠며 고개를 끄덕였다. p.67 어떻게 됐든 그들은 가족이란 이름으로 모였다. 생김새, 취향, 분위기가 달라도 함께 어우러질 수 있다. 무엇보다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누며 성장한다. 이들을 보면서 가족의 또 다른 정의는 곁에 있어 주기만 해도 힘이 되는 존재가 아닐지 생각하고는 한다. 물론 오랜 시간 옆에 있다는 익숙함과 당연함에 상처를 들추기도 하지만 말이다. 시간이 깃든 자리에 피고 지는 희야는 솔라 할머니의 품에서 자랐다. 작은 순간을 소중히 여겼고, 행복을 나눌 줄 알았다. 하지만 나뭇가지에 쌓인 눈이 녹아가듯 두 사람의 관계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나이가 많을 뿐 엄마인 줄 알았던 솔라 할머니가 남이었다. 희야는 자신을 부정당한 기분이었고, 할머니에 대한 의심이 쌓여만 갔다. 그런데 햇살이 유난히 반짝이던 어느 날, 할머니와 오래전부터 가깝게 지내 온 후배 동료가 집에 놀러 왔다. 할머니 방 앞을 지나다가 우연히 두 사람의 대화를 엿들었다. 희야가 제 엄마를 쏙 빼닮았네요. 얼굴도 그렇고 하는 행동도 그렇고요. 예, 닮아도 어떻게 그렇게 닮을 수가 있는지. 희야를 보고 있으면 꼭……. 그녀가 돌아간 뒤 무슨 생각에서인지 할머니가 나를 불러 앉혔다. 희야, 잘 들어라. 언젠가는 말해 주려고 했던 거야. 언제가 좋을지 몰라 고민하다가 오늘까지 왔네……. 너는 내 딸이야. 하지만 내가 너를 낳은 건 아니란다. 그게 무슨 말이야? 네가 이 사실을 알았다고 해서 달라질 것은 없어. 너는 처음부터 내 딸이었고 지금도, 앞으로도 내 딸이니까. 나는 머릿속이 하얘졌다. 그럼 내 엄마는 누구야? 어디 있어? 할머니는 고개를 저을 뿐, 끝내 말해 주지 않았다. p.19 오해의 씨앗은 걷잡을 수 없이 자란다. 솔라 할머니도 그걸 알고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입안에서 맴도는 말을 쉽게 꺼낼 수는 없었을 거다. 거기다가 2주일에 한 번 같은 시간에 할머니가 밖을 나가기 시작했다. 희야의 머릿속에 지진이 울렸다. 중요한 일이나 고민이 있으면 할머니와 얘기하고는 했는데 이제는 기댈 곳이 사라진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희야가 향한 곳은 ‘철학자의 방’이었다. 집에 아무도 없을 때나 모두가 잠든 밤에, 모든 게 막막하게 느껴질 때면 발이 절로 이 방으로 향했다. 어쩌다 보니 책들과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희야, 오랜만이네. 또 우리를 팔려고 왔니? 책들이 한목소리로 물었다. “너희가 원한다면 얼마든지 팔아 줄게. 이 방에서 나가고 싶으면 손들어 봐.” 손을 드는 책이 없었다. “나가기 싫은 거야?” 이 집에는 우리를 사랑하는 사람이 있으니까. “혹시 그 사람이 나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너도 우리를 사랑하지. “천만에, 뭔가 오해하고 있는 거 같은데.” 사랑은 받는 쪽에서 먼저 알거든. p.35 벌어진 상처는 점점 곪아 간다. 희야는 마음속에 자라나는 미움을 누르기에 바빴다. 소설은 이야기가 진행됨에 따라 인물의 아픔을 고스란히 비춘다. 거기에 사람뿐 아니라 동식물과 사물에도 시간성을 확보해 소설을 유영시킨다. 꽃이 피고 지는 기간, 책이 한자리에 꽂혀 있던 지점, 이러한 것들은 할머니를 건너 이제 희야에게 닿아 시간을 부여받는 것이다. 희야는 자신이 혼자가 아닌 옆에 꽃과 책처럼 다양한 목소리가 있음을 깨달아 갈 거다. 어쩌면 지금 희야는 시간이 깃든 자리에서 조금 머뭇거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 후, 애틋한 기쁨과 단단한 슬픔 고민이 생기면 사람마다 생각하는 높낮이가 다르다. 누군가는 하루 종일 고민에 집중하거나 우선은 건너뛰기도 한다. 희야는 자신을 가둬버린 스스로에 대한 물음에 정작 중요한 함께라는 기쁨을 놓치고 있다. 이럴 거면 처음부터 키우지 말았어야지. 아니, 버릴 테면 버리라지. 이 집 아니면 갈 데가 없을까 봐? 널린 게 시설인데. 아니, 그런 데 들어갈 것도 없이 혼자 살면 되지. 열다섯인데 못 할 게 뭔가. 대나무 숲에라도 가서 할머니 욕을 하고 싶었다. p.132 당연한 기쁨은 왜 자꾸만 잊어버리는 걸까. 정작 슬픔에 빠져들 때야 기쁨을 회상하고는 하니까 말이다. 희야는 기쁨과 슬픔을 거쳐 조금씩 단단해지고 있다. 이것은 희야가 감정을 배워 가는 방식일 것이다. 그 후, 소설은 마지막까지 인물의 감정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고 파고든다. 독자는 애써 잊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