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미빅

가네하라 히토미 · Novel
19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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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첫 소설 <뱀에게 피어싱>으로 아쿠타가와 상을 수상했던 작가의 장편소설. 마른 몸매에 화려한 외모를 지닌 젊은 여성 작가가 주인공이다. 그녀는 글 쓰는 일만으로 먹고살 수 있을 정도의 성공을 거두었지만 약혼녀가 있는 잡지 편집자를 사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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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한순간이라도 평범하다면 그녀의 소설이 아니다! 지금 일본 문단이 가장 주목하는 작가, 가네하라 히토미의 신작 장편소설 '여자'이기 때문에 쓸 수 있는 치열함, '작가'이기 때문에 쓸 수 있는 순수함. 2004년 첫 소설 『뱀에게 피어싱』으로 일본 문단의 최고 권위라 불리는 아쿠타가와 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등장한 가네하라 히토미가 지닌 가장 큰 장점은 이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데뷔 당시부터 끊임없는 화제를 불러일으킨 그녀는 매해 한 편 이상 작품을 꾸준히 발표하며 유미리, 야마다 에이미의 뒤를 이어 일본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여성 작가로 자리를 굳혔다. 세번째 장편소설 『아미빅』은, 전작들에 비해 한층 심화된 묘사와 생생한 표현력으로 “사르트르 『구토』의 팝적인 현대판(요미우리 신문)”이라는 평을 받으며 작가로서 가네하라 히토미의 가능성을 재확인해준 작품이다. 소설의 주인공은 마른 몸매에 화려한 외모를 지녔으며 글 쓰는 일만으로 먹고살 수 있을 정도의 성공을 거둔 젊은 여성 작가. 약혼녀가 있는 잡지 편집자를 사랑하고, 파티시에인 그의 약혼녀를 흉내내어 홈 베이킹에 열중하지만, 정작 자신이 입에 대는 건 영양제와 진토닉, 그리고 약간의 야채뿐이다. 인간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영양분 이외의 음식을 섭취하는 사람들을 경멸하는 주인공은 몸무게가 32킬로그램으로 떨어질 때까지 이런 비정상적인 식생활을 계속한다.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불안정한 나날을 보내던 어느 날 그녀는 컴퓨터에 수상쩍은 제목의 문서파일이 저장되어 있는 것을 발견하고, 곧 그것이 자신이 정신 착란상태에 빠져 있을 때 남긴 것이란 사실을 알게 된다. 자신 안에 있는 또다른 존재가 말을 걸어오는 듯한 느낌이 가져다주는 공포와 쾌감, 주인공은 자신을 둘러싼 좁은 세계 안에서 벌어지는 ‘분열’과 보이지 않는 싸움을 시작한다. 치명적인 잔혹과 순수를 동시에 지닌 세계 사랑과 관계에 대한 가장 이기적인 상상 책장을 펼치자마자 공격적으로 달려드는 ‘착문’. 읽는 사람이 고문당하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혼란스럽고 말 그대로 키보드로 ‘휘갈긴’ 듯한 이 문장들에서는 온몸으로 자신의 불안정함을 호소하는 절박함이 느껴진다. 주인공의 설정과 환경은 작가의 실제 모습과 여러 면에서 겹쳐지는데, 실제로 이 소설은 가네하라 히토미 자신이 컴퓨터에 남긴 의문의 문서파일에서 착안해 쓰기 시작한 것이라고 한다. “등장인물의 이름이나 날짜, 시각 같은 필요 없는 정보는 쓰고 싶지 않았다. 아무런 설정이 없는 상태에서 읽는 사람도 맨몸으로 이 소설에 부딪혀주길 바랐기 때문이다”라는 작가의 말처럼, 『아미빅』은 이전 작품들에 비해 훨씬 심화된 심리묘사를 보여준다. 정제되지 않은 표현이 지니는 강렬한 흡인력과 거침없이 쏟아붓는 도발적인 독설도 여전하다. 이 세상에 필요한 일은 없다. 있다고 한다면 농업 정도다. 글 쓰는 일 따위는 불필요하기로 말하자면 톱클래스다. 밭을 간다. 야채를 거둔다. 그것만으로 충분하다. 물론 만드는 것은 오이와 무만으로 충분하다. 뭐, 나는 흙투성이가 되어 야채를 재배하는 것 따위 죽어도 사양이지만. 오이와 무의 씨앗과 밭을 제공받고 이것밖에 먹을 게 없는 상황에 놓인다 해도, 나는 절대로 흙 같은 건 만지지 않을 것이다. 흙은 만지는 게 아니다. 만져서는 안 되는 것이다. 나는 키보드를 두드리며, 불필요한 문장을 쓰면서, 밭 한가운데에서 죽어가겠지. _본문에서 가네하라 히토미의 소설에 열광하는 이들은 이런 ‘정면돌파’를 가장 큰 매력으로 꼽는다. 극단적인 상상력은 예리한 칼끝이 되어 가슴을 후벼파고, 인간의 내면 가장 밑바닥에 있는 감정까지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묘사는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한 설득력을 지닌다. 자신의 안에 또다른 의식이 존재한다는 공포, 사소한 추억조차도 다른 누군가와 공유할 수 없다는 고독, 스스로를 특별한 존재라 믿고 싶어하는 본능적인 심리, 사랑을 갈구하는 상대에 대한 기묘할 정도의 집착 등, 작품 속에는 내내 가공되지 않은 솔직한 감정이 날것으로 살아 숨쉰다. 읽는 이에게까지 자신의 고통과 혼란을 여과 없이 전해주는 문장들. 그것이 바로 ‘작가’로서의 숙명을 지니고 쓴 소설이라는 것일 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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