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제작비 6천만 원으로
장편영화 만들기,
그 치열했던 1년의 기록
한국영화아카데미 장편영화 제작연구과정 6기들이 작품을 완성했다. 이번에도 역시나 상상할 수 없었던 고통과 어려움이 뒤따랐다.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은 지옥 같은 시간들. 그 과정 속에서 이들은 열정이 빚어내는 마법을 확인했다. 잉여 인간들은 정말 쓸모없는 존재들일까, 라는 물음에서 출발한 [잉투기], 교육열이 엄청난 가정에서 성장한 남자의 이야기를 들여다보는 [이쁜 것들이 되어라], 아수라장 같은 유괴극을 블랙 코미디 형식으로 담아 낸 [보호자], 사제폭탄을 만드는 남자와 이를 이용해 세상을 바꾸고 싶은 남자의 화학반응을 그린 [들개]. 4편의 영화를 만들어 낸 10인의 제작 노하우가 꼼꼼히 기록되어 있다.
[보호자] 18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 비전 부문 초청
[들개] 26회 도쿄국제영화제 아시아의 미래 경쟁부문 초청
잉투기 대회를 주최한 천창욱 대표의 인터뷰를 보았다. “잉투기 대회는 모니터 뒤에 숨어서 찌질하게 싸우지 말고, 링 위에 올라가 정정당당한 맨몸을 부딪치며 싸워 보라는 취지에서 만들었다.” 잉여란 통상 쓸모없는 것들을 가리키는 말인데, 그렇다면 ‘잉여 인간’은 정말 쓸모없는 존재들일까, 라는 궁금증이 차올랐다. 일반적 시각이 그러하듯 나 역시 그들을 조금 나약한 존재로 여겼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영화를 기획하고 그들과 소통하면서 잉여들이 결국 나와 다르지 않은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나를 포함해 모든 잉여들이 세상이라는 링 위에 한 발 내딛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영화를 만들었다. _[잉투기] 엄태화 감독
꿈이 그저 ‘좋은 대학에 들어가는 것’일 뿐인 수많은 한국의 학생들. 정도는 그렇게 성장했다.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른 채 그냥 시키는 대로 살았다. 교육열에 가득 찬 우리 세대 어머니와 가정에 무관심한 아버지 사이에서 성장한 아이. 이 아이가 자라서 무엇인가 선택을 해야 할 때, 그는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정도의 성장 과정을 통해 진정한 가족의 가치를 블랙코미디로 표현하고 싶었다. _[이쁜 것들이 되어라] 한승훈 감독
참으로 이상했다. 선량하고 인간적인 선택을 하는 바람에 다른 누군가가 불행해지는 순간을 목격한 적이 있다. 영화 속 인물들의 순진한 노력과 선택이 커다란 모순 덩어리로 변하는 것처럼. 그 과정 속에서 빚어진 처절함이 코미디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아수라장 같은 한 편의 유괴극이 만들어졌다. 가끔 내가 잘못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기뻐해야 할 순간과 아파해야 순간이 서로 바뀌었다고 느낄 때. 그런 아이러니가 모여 이 영화의 한 조각이 되었다. _[보호자] 유원상 감독
10대 중반을 넘어서면서부터 나는 항상 세상과 화해하지 못한 채 살아왔다. 20대 중반까지 세상에 대한 분노가 나를 이끌었고, 이후에는 점점 무기력해지기 시작했다. 영화를 만든다는 것은 내가 세상과 화해하는 유일한 방법인지도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들개]가 나를 비롯해 비슷한 감정의 굴곡을 겪으며 살아온 젊은이들에게 위로가 되기를 바란다._[들개] 김정훈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