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의 맛

조경란 and 7 others · Novel
320p
Where to buy
Rating Graph
Avg3.5(30)
Rate
3.5
Average Rating
(30)
메밀꽃 피는 봉평의 가을 목전에, 최고의 한국 중단편 소설을 가려 뽑는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이효석문학재단은 시적 서사를 소설로 풀어낸 이효석 소설가의 문학적 업적을 기림과 동시에 한국 문학에 길이 빛날 발자취를 남긴 단편소설을 매년 선정한다. 2017년은 강영숙의 '어른의 맛'이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강영숙의 '어른의 맛'은 사십 대 중년이 겪는 심리적 성장통이라 할 수 있다. 소설은 불안과 피로, 권태가 상존하는 비루한 현실을 감각적으로 그리고, 인물이 겪는 생의 누추를 추슬러낸다. 심사위원회는 '어른의 맛'을 두고 "자기 경험의 세계가 순금같이 구현된 소설"이라 평했다. 강영숙 작가는 작은 디테일을 무심한 듯 분산해 배치하며 실감과 자연스러움이 살아 있는 이야기를 짓고 거기에서 삶의 비의를 밝히려 한다. 이 비관적인 세계를 어떻게 견뎌야 하는지, 작가는 하기 힘든 두툼한 이야기를 써냈다. 수상작품집에는 대상 수상작 외에 2016년 대상 수상작가인 조해진 소설가의 자선작 '작은 사람들의 노래'와 본심에 올랐던 추천 우수작 6편을 함께 실어 선보인다. 우수작품상 수상작으로는 기준영 작가의 '조이', 김금희 작가의 '오직 한 사람의 차지', 박민정 작가의 '당신의 나라에서', 손홍규 작가의 '눈동자 노동자', 조경란 작가의 '언젠가 떠내려가는 집에서', 표명희 작가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이 실려 있다. 대상 수상작 말미에는 「매일경제신문」 문화부 김슬기 기자가 강영숙 작가와 진행한 인터뷰 및 대상 수상작가의 자선작 '라플린' 등이 포함되어 있어 다채로움을 더한다.
Rating Graph
Avg3.5(30)

Author/Translator

Comment

3

Table of Contents

대상 수상작 어른의 맛 _ 강영숙 대상 수상작가 자선작 라플린 대상 수상작가 수상소감 대상 수상작가 인터뷰 작품론 기호의 정교한 ‘구성주의’ 우수작품상 수상작 조이 _ 기준영 오직 한 사람의 차지 _ 김금희 당신의 나라에서 _ 박민정 눈동자 노동자 _ 손홍규 언젠가 떠내려가는 집에서 _ 조경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_ 표명희 기수상작가 자선작 작은 사람들의 노래 _ 조해진 제17회 이효석문학상 심사평 이효석 작가 연보

Description

한국 문학의 축복이 여기 있다! _ 《매일경제신문》 기사 중에서 “인간은 약하고, ‘물질성’에 지배를 받는다. 인간도 냉혹한 자연세계의 일부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어른의 맛〉은 그런 불안에서 비롯된 소설이다.” _ 강영숙 소설가와의 인터뷰 중에서 “자기 경험의 세계가 순금같이 구현된 소설” 메밀꽃 피는 봉평의 가을 목전에, 최고의 한국 중단편 소설을 가려 뽑는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17》이 출간되었다. 이효석문학재단은 시적 서사를 소설로 풀어낸 이효석 소설가의 문학적 업적을 기림과 동시에 한국 문학에 길이 빛날 발자취를 남긴 단편소설을 매년 선정한다. 오정희 심사위원장을 비롯해 구효서, 정홍수, 신수정, 전성태 심사위원은 2017년 7월 12일 1차 심사(예심)에서 강영숙, 기준영, 김금희, 박민정, 손홍규, 조경란, 표명희의 소설을 본심 후보작으로 선정하였다. 심사위원회는 2017년 8월 11일 열린 2차 심사(본심)에서 강영숙의〈어른의 맛〉을 수상작으로 선정하였다. 강영숙의 〈어른의 맛〉은 사십 대 중년이 겪는 심리적 성장통이라 할 수 있다. 소설은 불안과 피로, 권태가 상존하는 비루한 현실을 감각적으로 그리고, 인물이 겪는 생의 누추를 추슬러낸다. 심사위원회는 〈어른의 맛〉을 두고 ‘자기 경험의 세계가 순금같이 구현된 소설’이라 평했다. 강영숙 작가는 작은 디테일을 무심한 듯 분산해 배치하며 실감과 자연스러움이 살아 있는 이야기를 짓고 거기에서 삶의 비의를 밝히려 한다. 이 비관적인 세계를 어떻게 견뎌야 하는지, 작가는 하기 힘든 두툼한 이야기를 써냈다.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17》에는 대상 수상작 외에 2016년 대상 수상작가인 조해진 소설가의 자선작 <작은 사람들의 노래>와 본심에 올랐던 추천 우수작 6편을 함께 실어 선보인다. 우수작품상 수상작으로는 기준영 작가의 <조이>, 김금희 작가의 <오직 한 사람의 차지>, 박민정 작가의 <당신의 나라에서>, 손홍규 작가의 <눈동자 노동자>, 조경란 작가의 <언젠가 떠내려가는 집에서>, 표명희 작가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이 실려 있다. 대상 수상작 말미에는 《매일경제신문》 문화부 김슬기 기자가 강영숙 작가와 진행한 인터뷰 및 대상 수상작가의 자선작 〈라플린〉 등이 포함되어 있어 다채로움을 더한다. 미세먼지에 지배받는 인간… 불안한 그 내면을 들여다봤다 미세먼지의 습격이 일상이 된 서울. 기혼인 승신과 호연은 남몰래 만남을 이어가지만 이 불안한 관계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알 수 없다. 앞날에 대한 아무런 낙관도 없이 그저 기계처럼 하루하루를 견딜 뿐. 승신은 수십 년 만에 연락이 닿은 학창시절의 친구 수연의 누추한 일상을 목격하고 돌아오는 길, 자신의 입에 흙을 한 움큼 집어넣는다. 그 맛은 카지노에서 돈을 잃은 사람들이 먹는, 마치 황사를 삼키는 것 같은 아몬드 비스킷의 맛이었다. 대상 수상작인 〈어른의 맛〉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어 있다. 분량은 앞부분보다 뒷부분이 두 배 정도 길다. 그러나 작품은 이 두 부분이 앞뒤로 나뉘어 툭 잘려 있는 듯한 인상을 준다. 이 두 부분을 이어주는 인물은 승신이라는 주인공이다. 승신은 앞의 절반에서는 호연이라는 남성과 만나고, 뒤의 절반에서는 수연이라는 여성과 만난다. 앞에서는 승신과 호연의 ‘부적절한’ 관계 이야기가 펼쳐지며 이것이 승신의 현재 상황을 이룬다. 뒤에 나오는 승신과 수연의 이야기는 승신의 과거에 관한 것이자 동시에 그 과거에 의해 다시 한 번 반추되는 현재에 관한 이야기다. 이 소설은 승신이라는 여성 인물의 자기 인식에 관한 이야기이며, 그 요체는 작중 결말 부분에 나타나는 “흙의 맛”에 집중되어 있다. 결말에서 승신은 오랫동안 자기를 찾았다는 옛날의 소꿉친구 수연의 의정부 집을 방문했다 집으로 돌아가고 있다. 돌연 그녀는 흙을 먹으며, 독자로서는 예기할 수 없었던 행위를 연출한다. 남녀 간의 사랑을 다루는 이야기임에도 소설에는 극적인 상황이 등장하지 않는다. 남자는 “만일 우리가 거기 나란히 누워 죽은 채 발견된다면 말이야, 사람들은 뭐라고 할까?”라고 묻지만 대답은 돌아오지 않는다. 황사 때문에 만나자는 약속이 쉽게 깨지기도 한다. 작가는 “황사나, 바이러스 같은 작은 것에 의해 쉽게 사랑이 깨질 수 있지 않나. 어쩌면 우리는 확고한 내면의 지배를 받는 존재가 아니다. 인간은 약하고, ‘물질성’에 지배를 받는다. 인간 자체도 냉혹한 자연세계의 일부라는 그런 전제가 깔린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이들의 내면은 텅 비어 있다. 〈어른의 맛〉은 불안에서 비롯된 소설”이라고 설명했다. 2017 이효석문학상 우수작품상 수상작 소개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17》에는 대상작 외에도 총 6편의 우수작품상 수상작이 함께 실려 있다. 기준영 작가의 <조이>는 7년 만에 크리스마스를 한집에서 보내게 된 자매의 하룻밤을 다룬 소설로 이 간격이 만들어내는 환희와 비애의 순간을 포착하는 절묘한 솜씨를 보여준다. 작가는 그 미묘하고 가슴 저린 삶의 아이러니를 포착해냈다. 기준영은 다시 오지 않을 에피파니(顯現, Epiphany)의 순간을 포착해낸다. 기쁨도 슬픔도, 헤어짐도 다시 만나는 일도 반복해서 찾아오는 것. 그것이 우리의 인생임을 소설을 통해 보여준다. 김금희 작가의 <오직 한 사람의 차지>는 망한 출판업자의 이야기다. 스웨덴에서 온 분홍색과 코발트블루 투 톤으로 오로라처럼 머리를 염색한 낸내와 주인공과의 기이한 인연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작가는 일상을 비추는 담담한 이야기 속에 번뜩이는 유머를 틈입시켜 균열을 만들어냈다. 이미 견고하게 짜인 세상에서 마치 숨쉴 틈을 발견하듯 〈오직 한 사람의 차지〉는 읽는 이에게 울고 웃으며 해방감을 만끽하게 해준다. 레닌그라드 연극원에 유학을 다녀온 화자의 부모는 ‘망국’이란 단어를 자주 썼다. 그 망국의 도시에서 ‘나’는 다섯 살부터 여덟 살까지 살았다. 그 시절 큰엄마라고 불렀던 보모는 ‘나’를 라이너스라고 불렀다. 내니, 라이너스, 1991년, 레닌그라드. 그런 부모가 모르는 세계가 있었다. 박민정 작가의 〈당신의 나라에서〉는 평생 발표하지 않은 사진을 찍은 비비안 마이어의 삶, 영욕이 교차한 레닌그라드, 고려인들의 척박한 삶, 대통령을 희화화하는 연극을 올리는 정치인과 같은 현실의 소재를 정교하게 소설 속에 녹여낸다. 작가는 가상의 역사를 지어내는 사관(史官)으로 탁월한 능력을 보여준다. 은폐된 범죄를 통해 이 시대의 윤리성을 고발하는 생생한 목소리를 만날 수 있다. 손홍규 작가의〈눈동자 노동자〉는 한 청년의 죽음을 통해 애도의 윤리를 묻는 작품이다. 작가는 일터의 동료를 사고로 인해 잃은 자의 애도 시간을 천천히 쫓아간다. ‘그’가 한쪽 다리를 살짝 절며 걷는 윤호를 만난 건 유물 발굴 현장에서였다. 일당 4만 5,000원에 인부들은 호미와 괭이로 작업을 했다. 보통 일고여덟 명이었고 대개 육칠십 대였다. 윤호는 보기 드문 젊은이였다. 그리고 윤호는, 화창한 날 작업 도중 사고로 사망했다. 스물다섯 살 젊은이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건 그가 아니었지만 스물다섯 살 젊은이가 죽을 수밖에 없는 세상을 죽지도 않고 살아온 건 그였다. 이게 죄인지 아닌지 대답해줄 수 있느냐고 묻고 싶었다. 주인공은 속으로 몇 번이고 되뇐다. “나는 너를 보내지 않을 것이다.” 조경란 작가는 〈언젠가 떠내려가는 집에서〉를 통해 가족이란 구원인지, 혹은 통증인지 의문을 제시한다. 남자 둘이 사는 집, 아버지와 아들은 집안일을 도와줄 먼 친척뻘인 열아홉의 가사도우미를 들인다. 작가의 예리한 눈은 이 소설에서 타자로만 이루어진 새로운 가족의 원형을 제시한다. 애증과 갈등이 아닌 느슨한 유대로 만들어진 이들은 서로 가족이 되어간다. 소설에는 서로 다른 집에서 온 사람들끼리 저녁을 먹는 장면

Collections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