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연속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바로 그 강의!
서울대 ‘말하기’ 강의 유정아가 전수하는 소통의 기술
『유정아의 서울대 말하기 강의』는 2004년 처음 개설되어 2009년 현재까지 열화와 같은 인기를 모으고 있는 서울대 ‘말하기’ 강의를 책으로 엮은 것으로, 우리 시대 가장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소통’을 다룬 ‘말하기 안내서’이다. 그러나 이 책을 이제까지 출간된 스피치 전략 지침서들과 함께 묶기엔 책의 복합적인 성격상 무리가 있다. 이 책은 말하기 교육의 핵심 연구 결과들을 집대성한 충실한 자료집이자, 서울대 ‘말하기’ 강의의 주요 내용을 정리한 강의록이며, 수년간의 방송 경험에서 얻은 노하우를 기록한 아나운서의 에세이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말이란 타인에게 나의 마음을 전하고 타인에게 인정받고, 그래서 자신에게서 해방되는 소통의 수단이다. 오해와 실수 없이 모두가 완벽하게 소통하는 세상이 오는 그날까지, 우리는 끊임없이 말을 주고받고 간곡히 나를 전달하고 오해의 폭을 좁히고 현실을 보정하고 진리를 탐구해나가야 하는 것이다.” 「말, 제대로 알고 하자」에서
저자는 말하기에 정답은 없다고 말한다. 사람마다 성향과 기호와 살아온 발자취가 다르기 때문에 똑같이 말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어떤 표준화된 화술을 가르치는 대신 자신에게 어울리는 말하기 방식을 찾을 수 있도록 독자들을 안내한다. 저자 개인이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말하기 방식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수많은 ‘주입식’ 화술 지침서들과 달리, 이 책은 ‘자아를 표현하는 수단’으로서 말의 근본 의미와 역할을 성찰하고, 원활한 관계 맺음을 위해 어떻게 잘 말하고 들을 것인지 독자 스스로 탐색하게 하는 것이다.
저자가 이렇게 기본기에 충실하고, 말하기에 앞서 자신을 돌아봄으로써 독자 스스로 가장 적합한 말하기 방법을 찾을 것을 유도하는 등 ‘말하기 기술’에 대한 차별화된 접근을 시도할 수 있었던 것은, 이 책이 한 개인의 성공기나 노하우 모음집이 아니라 수많은 학생들과 함께한 강의를 토대로 쓰였기 때문일 것이다. 각기 다른 성향, 태도, 강점과 약점을 지닌 학생들을 대면하고, 그들의 심리를 분석하며 가장 잘 어울리는 말하기 방식을 찾아주는 과정에서 저자는 다양한 유형의 화자와 청자, 여러 가지 상황을 맞닥뜨리며 가장 일상적인 대화 현장을 체험할 수 있었다. 가까운 곳에서 그들을 관찰하고 그들이 호소하는 애로를 경청하며 꼼꼼히 기록한 강의일지이기에 단순한 스피치 기술을 가르치는 책들과는 깊이의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쏟아지는 스피치 전략서, 우리는 무엇을 찾아 헤매는가?
말 잘하는 비법, 내 안에 있다!
내 안에는 나도 알고 남도 아는 ‘열린 자아’뿐 아니라, 나는 모르고 남은 아는 ‘눈먼 자아’, 나는 알지만 남은 모르는 ‘숨겨진 자아’, 나도 모르고 남도 모르는 ‘미지의 자아’가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 중 ‘눈먼 자아’는 다른 사람 눈에는 뻔히 보이는데 자신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 부분이기에 종종 소통하는 데 걸림돌이 된다. 이러한 눈먼 자아는 타인들의 피드백을 통해 줄여나갈 수 있다. 타인이 자신에 대해 말하는 것을 귀담아 듣고 자신이 몰랐거나 부인했던 모습을 인정하면서 ‘열린 자아’로 옮겨가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소통은 자신을 제대로 알고 표현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기본 철학이다.
“건강한 소통을 위해서는 우선 자신을 평가하는 습관부터 버려야 한다. 자아에 평가 없이 접근하여 자신의 특징을 담담히 받아들이는 것이다. 긍정적 자기 개념을 가질 수 있는 영역에서는 그 긍정성을 유지하되, 성과가 없었거나 잘 통제하지 못했던 영역에 대해서는 받아들여 ‘난 언제나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늘 나아지고 있다’고 믿는 자기 수용이 필요하다.” 「긍정적인 자기 인식, 말하는 방식이 달라진다」에서
같은 맥락에서 말에 대해 배우는 것, 저자는 그것을 ‘자신 안에 있는 것을 밖으로 꺼내는 작업’이라고 정의한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저마다 다른 나무인데 어떻게 “이 나무더러 저 나무처럼 말하라”고 하겠느냐며, ‘말하기 선생’으로서 자신의 역할은 언제나 개인이 가진 “뿌리와 줄기를 살리는 방법을 일러주고 가끔 가지를 쳐주는 것”이었다고 말한다. 평소 나는 어떤 태도로 말하는지, 어떤 발음과 억양과 언어에 말을 실어 내보는지, 내가 말할 때 상대방은 어떻게 반응하는지, 말하기를 주저하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지 등 자신의 말하기 습관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기본기를 습득한 후 나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말하기 방법을 능동적인 자세로 찾아 나서게 만드는 것이다.
독특한 ‘유정아식’ 말하기 교육의 대표적인 수혜자는 네티즌들 사이에서 ‘공부의 신’으로 이름이 널리 알려진 강성태이다. 서울대에서 교양수업으로 ‘말하기’ 강의를 듣고 그는 “많은 것이 달라졌다”고 말한다. 대입과 유학에 필요한 알짜 정보를 제공하여 학생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공신’ 사이트를 시작한 것도 ‘대입제도’를 주제로 한 토론 수업을 듣고 나서였고, 스피치 수업에서 배운 것을 토대로 동영상 강의를 찍었으며, 사람들에게 말도 제대로 못 붙이던 평범한 공대생이 방송프로그램의 MC가 되었다. 말하기 수업을 통해 자기 안에 숨겨진 또다른 나를 발견하고, 자신에게 꼭 맞는 말하기 방법을 찾음으로써 사람들 앞에서 스스럼없이 자신을 표현하게 되면서, 많은 사람이 주목하고 귀 기울이는 새로운 사람으로 거듭난 것이다.
본질과 원리에 충실한, 새로운 개념의 스피치 가이드
말, 제대로 이해하고 체계적으로 설계하라!
‘나를 파악하는 일’에 이어 말을 잘하기 위해 풀어야 할 두번째 숙제는 ‘말’ 자체에 대한 이해이다. 스피치, 일대일 대화, 인터뷰, 토론 등 상황에 따라 말하는 방식도 달리해야 하는데, 저자는 무작정 지침만 던지는 것이 아니라 말하기의 유형을 꼼꼼히 분석하고 특정 기술을 왜,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지 친절하게 안내한다. 마치 식단을 짜듯 말도 미리 계획하고 활짝 깨어 있는 상태에서 자신이 밖으로 꺼내는 말을 예의주시할 때 제대로 진심을 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1장과 2장에서 소통의 수단으로서의 말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와 말을 잘하기 위해 갖춰야 할 태도에 관해 이야기했다면, 3,4,5장은 ‘스피치’ ‘대화’ ‘인터뷰’ ‘토론’으로 나누어 각기 다른 상황에 따라 효과적으로 말하는 방법을 안내한다. ‘프레젠테이션 실전 노하우’ ‘곤란한 말 잘하기’ ‘인터뷰어/인터뷰이의 마음을 사로잡는 법’ ‘내 주장과 상대 마음을 동시에 얻는 방법’ 등 생활 속에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갖가지 팁이 담겨 있다.
그렇다면 말은 왜 잘해야 하는가. 저자는 ‘제대로 소통하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강한 인상을 주기 위해’ ‘나의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서’ 같은 이유에서가 아니라 상대와 원활하게 소통함으로써 진심을 나누고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기 위해서이다. 그래서 이 책은 말하는 것 못지않게 ‘듣기’의 기술을 중요하게 다룬다. 제대로 듣지 않으면 제대로 말할 수 없고, 우리의 소통 과정을 들여다보면 제대로 듣지 못해 생기는 오해와 실수가 의외로 많기 때문이다. 저자는 듣고 싶은 것만 들으려는 습성, 세부에 집중해 큰 흐름을 놓치는 경향, 내용 대신 말하는 사람을 평가하는 버릇 등 듣기를 방해하는 심리적 잡음들을 소개하고, 자신의 듣기 태도를 되돌아보게 한다.
“우리는 진공 상태, 백지 상태에서 소통하는 것이 아니다. 경험과 입장, 처지가 다른 수많은 사람이 모여 말하고 듣는 것이기 때문에 이러저러한 심리적 잡음들이 개입해 얼마든지 제대로 듣지 못할 수 있다. 세부에 집중해 큰 흐름을 놓치는 경향, 듣고 싶은 것만 들으려는 습성과 같은 방해물들을 제거하면서 듣기 능력은 향상될 수 있다.” 「듣기의 힘-잘 들어야 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