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네

조르주 바타유
16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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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of Contents

연보와 사건 7 마네의 우아함 29 비개인적 전복 38 주제의 파괴 46 <올랭피아> 스캔들 68 비밀 88 회의에서 지고의 가치로 101 해설: 마네와 바타유, 예술과 주권 118

Description

위반과 전복의 사상가 조르주 바타유 현대 예술의 탄생을 말하다 『에로티슴』『저주의 몫』의 저자는 왜 마네의 그림에 매혹되었는가? ‘주제’와 ‘의미’의 속박에서 벗어난 자율적 예술의 시작, 마네! “마네는 그에 앞선 화가들과 단절했고, 우리가 사는 세계를 열었다. 마네의 회화가 일으킨 돌연한 변화, 그 날카로운 전복에는 혁명이라는 이름이 적절할 것이다.” 위반과 전복, 에로티슴과 이단의 사상가 조르주 바타유는 자신이 쓴 유일한 예술가론을 에두아르 마네에게 바친다. 마네의 회화를 ‘혁명’이라 지칭하는 그는 마네에게서 현대 예술의 탄생을 읽어낸다. 마네는 더이상 신이나 왕 같은 초월적 존재를 위해 봉사하지 않는 주권적 예술, 이성과 의미의 족쇄에서 풀려난 자율적 예술의 길을 열었다. 마네가 일으킨 희대의 스캔들은 낡고 위선적인 세계가 부서지는 균열의 소리였다. “바타유는 20세기의 가장 중요한 작가 중 한 사람이다.” _미셸 푸코 “바타유는 신의 죽음을 견디고 살아남았다. 그에게서 현실은 투쟁이다.” _장폴 사르트르 “바타유를 어떻게 분류할 것인가? 그 작가는 소설가인가? 아니면 시인? 에세이스트? 경제학자? 철학자? 신비주의자? 그 대답은 지극히 당혹스러운 것이어서, 문학 교과서에서는 일반적으로 바타유를 망각하는 편을 더 좋아한다. 실상 바타유는 텍스트들을, 어쩌면 지속적으로 하나의 유일하고 동일한 텍스트만을 썼다.” _롤랑 바르트 바타유와 마네 조르주 바타유Georges Bataille(1897~1962)는 프랑스 현대 사상의 원천이 된 독보적인 사상가이자 작가이다. 그는 철학, 문학, 사회학, 인류학, 종교, 예술을 넘나든 위반과 전복의 사상가이면서 ‘20세기의 사드’라 칭할 만한 에로티슴의 소설가이기도 하다. 평생 도서관 사서로 일하면서 한편으론 잡지 『도퀴망』『아세팔』『크리티크』를 창간하며 사상계를 주도하고 초현실주의와 공산주의 활동에 참여하는가 하면, 다른 한편으론 사창가를 드나들며 방탕한 생활을 하고 가명으로 외설적인 소설을 쓰는 이중적 삶을 살았다. 방대한 글을 남겼지만 그의 사상은 당대에 제대로 이해받지 못하고 사후에 푸코, 바르트, 데리다, 낭시, 라캉, 보드리야르, 크리스테바 등에 의해 재평가된다. 바타유 사유의 핵심을 이루는 ‘과잉’ ‘위반’ ‘소모’ ‘주권’ 개념은 특히 포스트모던 사상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롤랑 바르트는 『텍스트의 즐거움』에서 바타유를 ‘분류할 수 없는’ 작가로 규정한다. 이 분류 불가능성은 바타유의 삶이, 그의 다양한 글쓰기가 그대로 증명해준다. 바타유의 사유는 정의할 수 없는 것, 이성의 끝, 침묵하는 언어를 지향했다. 그는 언제나 경계 너머를 사유하고 실제로 이를 경험하고자 했다. 바타유는 예술에 관한 책 두 권을 1955년에 나란히 출간했다. 『라스코 혹은 예술의 탄생』은 예술 자체의 기원을 이야기한 책이고, 『마네』는 한 화가를 통해 현대 예술의 탄생을 다루고 있다. 19세기 미술계 최대의 스캔들을 일으킨 마네는 바타유가 보기에 현대 예술의 출발점에 있는 화가다. 예술을 사치, 도박, 종교, 성행위, 시와 더불어 ‘소모’의 활동으로 간주하는 바타유는 마네의 그림에서 새로운 예술의 어떤 징후를 보았던 것일까? 현대 예술의 탄생과 <올랭피아> 스캔들 에두아르 마네Edouard Manet(1832~1883)는 흔히 인상주의의 아버지로 불리지만 실제로는 인상주의의 틀에 묶이지 않는 다양성을 보여주었다. 마네는 그 누구보다도 대담하게 기존의 관습과 전통을 거부하고 예술의 지평에 파란을 불러일으킨 인물이다. 바타유는 그런 마네의 개성을 비일관성과 비개인성에서 찾는다. “일종의 변모를 위한 우연의 도구가 아니면 마네는 도대체 무엇일까?”(38쪽) “그 앞에 차례차례 나타났지만 그를 안착시키지 못한 가능성들의 무질서와 비교할 때 인상주의는 차라리 빈약한 것이었다.”(39쪽) 마네는 기존 세계의 기반이 무너져가는 변화의 한가운데 있었다. 그 기존 세계는 신의 교회와 왕의 궁전이 군림하던 세계다. 과거에 예술은 그런 주권적 형태들(신이나 왕에게 속하는 것)을 표현하는 도구였다. 마네가 주도한 변화는 주제의 파괴, 형태 및 색채의 해방과 긴밀하게 관련된다. 르네상스 이래 서양을 지배해온 근대적 재현 양식이 더이상 유효하지 않게 된 시점에 마네가 제시한 새로운 회화는 그 자체로서 자율성과 자족성을 갖는, 비개인적이면서 비개성적인 “형태와 색채의 노래”(49쪽)로 나아간다. 이 책에서 바타유가 중요하게 언급하는 마네의 작품은 <튈르리정원 음악회> <풀밭 위의 점심> <올랭피아> <막시밀리안황제의 처형> <발코니> <스테판 말라르메의 초상> 등이며, 이 가운데 특히 걸작으로 꼽는 것은 <올랭피아>(1863)이다. <올랭피아>는 1865년 살롱전에 출품되었을 때 “누런 배의 오달리스크” “‘올랭피아’, 일종의 암컷 고릴라” 같은 혹평을 받고 대중의 분노를 촉발하며 엄청난 스캔들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바타유가 보기에 이 작품이야말로 마네 예술의 정점이다. 마네의 다른 대표작인 <풀밭 위의 점심>(1862)을 <튈르리정원 음악회>(1860)에서 <올랭피아>로 나아가는 “체계적 탐구의 한 단계”(85쪽)로 간주할 정도이다. 침묵의 회화: ‘주제’의 파괴 바타유는 마네 예술의 가장 이상한 양상 가운데 하나로 ‘차용’을 꼽는다. 마네는 예전의 그림에서 구도와 주제를 빌려오곤 했다. <풀밭 위의 점심>은 조르조네의 <전원의 합주>와 라파엘로의 <파리스의 심판>에서, <올랭피아>는 티치아노의 <우르비노의 비너스>에서 구도를 차용했다. 하지만 마네는 예전 회화의 신화적 주제와 도식에 현재 세계를 끌어들였다. 과거의 회화가 재현하던 신화의 세계, 신적인 형상은 사라지고 없다. <풀밭 위의 점심>에는 현대적인 복장인 재킷을 입은 남자들 곁에 벌거벗은 여인이 앉아 있다. <올랭피아>에서 벌거벗은 여인은 신화 속 여신이 아니라 창녀처럼 도발적인 포즈를 취하고 있고 흑인 하녀가 화면의 중앙에서 강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마네는 이런 패러디를 통해 과거의 전복과 새로운 질서의 탄생을 모색했다. 그때까지 회화는 눈에 보이는 것, 현실의 범속한 것을 넘어서는 진리의 표현이어야 했다. 마네는 회화의 전통적 규약을 따르는 대신 현재 자기 눈앞에 보이는 현실을 그리려 했고, 권위 있는 주제, 웅변과 설교의 표현을 배격함으로써 회화를 침묵의 차원으로 옮겨놓았다. 이렇게 주제에서 벗어남으로써 회화는 스스로 독립적이고 자율적인 성격과 위상을 지니게 된다. 주제의 부정 또는 파괴는 곧 주제의 침묵이고, 주제는 단지 형태와 색채의 유희를 위한 구실에 불과해진다. 주제를 지우고 파괴하는 것은 현대 회화의 일이다. 하지만 정확히 말하자면 주제의 부재는 아니다. 각각의 그림은 많건 적건 하나의 주제, 하나의 제목을 유지한다. 하지만 그 주제, 그 제목은 무의미하며 회화의 구실에 불과해진다.(60~61쪽) 시인 폴 발레리는 <올랭피아>에 대해 “대도시의 매춘 일과 풍습 속에 감춰지고 보존된 모든 원시적 야만과 제의적 동물성을 꿈꾸게 해준다”고 말하지만, 바타유가 이 그림에서 주목하는 것은 오히려 회화의 침묵이다. 그 여자는 거기 있다. 도발적 정확함 가운데 그녀는 아무것도 아니다. 그녀의 벌거벗음(실제로 육체의 벌거벗음과 일치하는)은 난파한 배, 빈 배에서 스며 나오는 침묵처럼 그녀로부터 배어나오는 침묵이다.(78쪽) ‘올랭피아’는 여자이지 벌거벗은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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