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네 미술관

이진민 · Humani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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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속 철학 이야기를 담은 《다정한 철학자의 미술관 이용법》으로 많은 독자들을 만났던 이진민 작가의 신작 《언니네 미술관》이 출간됐다. 이번 책 역시 미술과 철학의 만남에서 출발한 것은 동일하지만 세상을 조금 더 먼저 살아가는 언니의 입장에서 후배 여성들, 세상의 모든 딸들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라는 점에서 차별성을 지닌다. ‘미술을 매개로 한 여성들의 이야기’인 셈이다. 슬픔, 사소함, 서투름, 근육, 거울, 마녀 등 9개의 키워드로 그림을, 때로는 문학을 읽어가며 저자가 전하고픈 진정한 삶의 의미와 아름다움을 풀어낸다. 1부 ‘다시 바라볼 것들’에서는 그간 여성 희로애락의 무늬를 새겨온 것들에 관해, 2부 ‘크게 바라볼 것들’에서는 인간을 가장 인간답게 만드는 것들에 관해, 3부 ‘함께 바라볼 것들’에서는 사물의 뒷모습, 보이는 것 너머를 살피는 마음에 관해 이야기한다.

"우리가 사랑한 마법의 공간"

35주년 기념 재개봉, 극장에서 다시 만나요

왓챠

"우리가 사랑한 마법의 공간"

35주년 기념 재개봉, 극장에서 다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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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of Contents

저자의 말 PART 1. 다시 바라볼 것들 1장. 근육-명사가 아닌 동사로 살아가기 위해 근육과의 거리두기 | 플라톤의 동굴 밖으로 나온 죄수 | 보티첼리의 비너스에게도 복근이 있다 | 연두부에서 단단한 두부로 | 보이는 몸과 기능하는 몸 | 우리 모두에게는 근육이 필요하다 2장. 마녀-이 단어에 무엇을 담아왔는가 딸들에게 불친절한 세상 | 가르바티, 메두사의 억울함에 답하다 | 슈투크의 그림 속 메두사의 눈동자 | 닥치거나 미치거나 | 워터하우스가 그린 키르케의 변화 | 우리 안의 마녀 3장. 거울-우리의 상(像)은 어디로 수렴하는가 반사와 반영의 사이 | 하디와 뭉크, 두 개의 거울 | 다정하지만 무례한 슬픔 | 시간의 두 얼굴, 크로노스와 카이로스 | 거울아 거울아 이 세상에서 누가 제일 예쁘니 | 윌 코튼의 아이스크림 동굴 | 명령하는 자는 누구인가 | 몸보다는 몸가짐 | 들뢰즈의 아장스망, 그리고 외로 PART 2. 크게 바라볼 것들 1장. 슬픔-인간의 가장 무해하고 본질적인 감정 무성한 슬픔 | 오귀스트 쉥크의 어미 양 | 슬픔을 묻는 일 | 월터 랭글리, 슬픔이 슬픔에게 | 가장 무해하고 맑게 자리하는 것 | 슬픔은 힘이 세다 | 그늘을 읽는 일 2장. 서투름-인간을 가장 인간답게 만드는 것 야코비데스의 아이들 | 서투름이 빛나는 이유 | 매끄러움의 이면 | 기술은 다정하고 도덕적일까 | 고흐와 밀레의 아름다운 격려 | 루소, 서투름의 철학 | 더 용감해지고 더 너그러워지는 우리 3장. 사소함, 익숙함, 하찮음-결코 사소하고 하찮지 않은 것 사소함의 단단함 | 결코 사소하지 않았던 이름, 엄마 | 페르메이르, 익숙함의 아름다움 | 그림 속 빛나는 푸른 치마의 의미 | 하찮음이라는 열쇠 PART 03 함께 바라볼 것들 1장. 직선과 곡선-나뉘었으나 나뉘지 않은 것들 직선과 곡선의 이분법 | 아우구스트 마케, 직선의 그림과 곡선의 그림 | 우로보로스의 세계 | 청자 베개가 건네는 말 | 이분법의 마음과 사이의 마음 | 김환기가 전하는 지혜 2장. 앞과 뒤-보이는 것 너머를 보는 일 뒷모습을 보지 못하는 사람들 | 마그리트의 그림과 거울 속 내 뒷모습 | 진실은 앞이 아니라 뒤에 | 시선의 범위 | 에른스트와 뒤집어 보는 사람들 | 뒤는 새로운 앞이 되고 3장. 너와 나-그럼에도 불구하고 곁에 서는 일 어디에 누구와 함께 | 브랑쿠시의 연인들, 갈라진 두 쪽 | 스며들고 침범하는 우리 | 마그리트의 연인들과 ‘이해’라는 환상 | 김홍도, 사이에 부는 바람 | 사람이 어디 한 겹이야? | 달과 물과 의자

Description

“슬픔·사소함·서투름·근육·거울·직선과 곡선…” 그림 속에서 길어 올린 9개의 키워드에 철학과 문학을 곁들여 세상의 딸들에게 전하는 ‘진짜’ 아름다움 그림 속 철학 이야기를 담은 《다정한 철학자의 미술관 이용법》으로 많은 독자들을 만났던 이진민 작가의 신작 《언니네 미술관》이 출간됐다. 이번 책 역시 미술과 철학의 만남에서 출발한 것은 동일하지만 세상을 조금 더 먼저 살아가는 언니의 입장에서 후배 여성들, 세상의 모든 딸들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라는 점에서 차별성을 지닌다. ‘미술을 매개로 한 여성들의 이야기’인 셈이다. 슬픔, 사소함, 서투름, 근육, 거울, 마녀 등 9개의 키워드로 그림을, 때로는 문학을 읽어가며 저자가 전하고픈 진정한 삶의 의미와 아름다움을 풀어낸다. 1부 ‘다시 바라볼 것들’에서는 그간 여성 희로애락의 무늬를 새겨온 것들에 관해, 2부 ‘크게 바라볼 것들’에서는 인간을 가장 인간답게 만드는 것들에 관해, 3부 ‘함께 바라볼 것들’에서는 사물의 뒷모습, 보이는 것 너머를 살피는 마음에 관해 이야기한다. 작가는 카페에 커피를 마시러 가듯 자주 미술관을 드나들고 산책하며 그림과 함께 일상에서 노는 법을 배웠다. 거기에 말랑한 언어로 사유하는 작가의 인문학적 시선이 더해져 어렵게만 생각했던 미술과 철학을 독자들의 일상으로 끌어들인다. 책을 추천한 김소연 시인의 말처럼 “우리의 낡은 통념들이 봄볕에 눈 녹듯 스르르 풀려 어떻게 자연스레 전복되는지, 사소함과 자상함과 섬세함에 깃든 힘을 문장으로 느끼게” 해준다. “철학자 이진민은 맑게 사유한다는 것이 어떤 설득력을 지니는지 느끼게 해준다. 우리의 낡은 통념들이 봄볕에 눈 녹듯 스르르 풀려 어떻게 자연스레 전복되는지, 사소함과 자상함과 섬세함에 깃든 힘을 문장으로 느끼게 해준다. 그는 자신이 옹호하는 것들을 정확하게 옹호하기 위해 오로지 살아가는 사람 같다. 은은하고 아름답다. 이 책은 아름다움에 관한 오랜 오해에서 빠져 나와 진짜 아름다움을 만나게 되는 책이다. 이 전복적인 사유를 어떻게 이렇게나 보드랍게 전할 수 있을까. 철학과 미술과 문학이 한 이불을 덮고 다정해진 덕분일 것이다.” _김소연 시인 추천의 말 중에서 복근의 비너스, 마녀 키르케, 반전의 성모마리아까지 캔버스 속 명사의 삶에서 뛰쳐나와 마침내 동사로 살아가게 된 존재들에 대하여 이 책의 1부에서는 여성의 삶에서 다시 바라봐야 할 ‘근육’ ‘마녀’ ‘거울’이라는 세 단어에 주목한다.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 속 비너스의 복근을 바라보며 남에게 ‘보이는 몸’이기보다 삶을 더욱 충만하게 살기 위해 ‘기능하는 몸’으로 가꾸자고 이야기한다. 워터하우스가 그린 〈마녀 키르케〉 3부작을 통해서는 오랜 역사 속에서 남성들 아래 순종하기를 거부하다 ‘마녀’로 취급당해왔던 여자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그럼에도 여성들에게 끊임없이 질문하고, 주체적으로 살아갈 것을 당부한다. 뭉크의 〈거울 앞의 나신〉을 보며 시간이 지나면 저물 수밖에 없는 젊고 아름다운 것에 권력을 부여하기보다 특별하고 소중한 찰나, 즉 ‘카이로스적 순간’을 경험하기 위해 나를 찾는 일에 몰두해보라고 이야기한다. “산다는 것은 동사다. 어딘가에 가만히 놓여 있는 명사가 아니라, 걷고 달리고 고꾸라져 넘어지고 숨을 고르고 다 시 일어서서 발을 내딛는. 그렇다면 이렇게나 무수한 동사로 이루어진 삶을 사는데 어째서 근육이 없어야 한다고 말했던 것일까. 딸들에게 울퉁불퉁한 근육이 없어야 한다는 것은 너희는 가만히 명사로 살아가라는 얘기다. 나는 세상의 딸들이 몸을 쓰고 움직이며, 휘두르고 걷어차며, 내뻗고 달려가며, 삶의 희열을 느끼기 바란다. 한껏 최선을 다해 다양한 동사로 살아보기 바란다.”(본문 43쪽) 2부에서는 인간의 가장 본질적이고 무해한 감정이지만 일상 속에서 잃어버렸던 내 안의 작은 것들(슬픔, 서투름, 사소함)을 들여다본다. 쉥크가 그린 어미 양의 〈비통함〉을 보며 자식을 잃은 어미의 슬픔에 함께 공명한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슬픈 존재이며, 하지만 함께 기대면서 아픔을 나누다 보면 그렇게 또 살아갈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고흐와 밀레의 〈첫걸음〉 속 아이의 첫 발자국을 바라보며 서투름이란 찬란한 보물의 가능성을 기다리는 시간이며, 상대의 힘을 신뢰하고 북돋아줄 것을 강조한다. 3부에서는 보이는 것 너머를 보는 법에 관해 이야기하며 김환기, 마그리트, 에른스트 등의 그림을 통해 실존주의·현상학 등의 철학적 개념들을 소개한다. 마그리트의 〈금지된 재현〉 속 어느 뒷모습과, 복제된 듯한 거울 속 또 다른 뒷모습에서는 우리가 어디까지 보려고 하는 사람인지,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라고 쉽게 판단하지는 않는지, 끊임없이 의심해야 한다고 말한다. 성모 마리아가 경쾌하게 예수를 ‘패는’ 에른스트의 〈세 명의 목격자 앞에서 아기 예수를 체벌하는 성모 마리아〉라는 작품은 어쩌면 신을 모독하는 작품으로 오해할 수도 있겠지만, 이는 기존의 권위와 규범 속에서 타성에 젖은 예술계에 매를 내리치고 전복하겠다는 의미다. 작가가 강조하는 ‘뒤집어 보기’의 사례이다. “니체는 도덕적인 현상이란 전혀 존재하지 않으며, ‘현상에 대한 도덕적인 해석만이 있을 뿐’이라고 말한 적이 있는데, 나는 이런 유의 사고방식이 앞과 뒤의 관계를 보는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당장은 기회를 놓친 것 같고 순서가 다 지나버린 것 같더라도, 무엇을 앞으로 놓고 무엇을 뒤로 할지는 세상이 정한다기보다 삶의 흐름 속에서 내가 규정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기억했으면 좋겠다.”(본문 289~290쪽) 인간의 가장 본질적이고, 무해한 감정에서부터 이분법의 경계를 넘어 보이지 않는 곳을 바라보는 것 작가는 비가 오면 마케의 〈숲길 위의 커플〉을 떠올리며 산책을 떠난다. 숲속 나무들이 꼴깍꼴깍 물을 마시고 환호하는 소리를 듣는다. 그림 속 붉은 숲길처럼 매대의 이국적인 향신료들이 뿜어대는 강렬한 색감과 냄새를 탐색한다. 야코비데스의 〈아이들의 콘서트〉를 볼 때면 사랑하는 이들의 따뜻한 가슴에 귀를 대고 심장 소리를 들어본다. 찻잔 위 소리 없이 흩어지는 수증기를 가만히 지켜볼 때면 박물관 한쪽 ‘사유의 방’의 너른 여백 속 〈반가사유상〉의 고요함을 함께 떠올린다.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에 그려진 아직 보지 못한 올리브 숲은 정말로 금빛으로 빛나는지, 그 숲의 냄새는 어떨지 상상해본다. 작가는 이렇게 그림 속 요소들을 하나씩 꼼꼼히 살펴보는 것처럼 자신의 몸에 있는 모든 감각을 온전히 느껴보자고 말을 건넨다. 우리가 사는 세계의 숨은 신비를 하나씩 찾아내어 껍질을 벗기고, 속살을 톺아보는 기쁨을 누린다. 자신의 몸에서 몰랐던 근육을 찾아내듯 하나씩 새로운 것을 만나는 일과, 익숙함 속에서도 낯선 감각을 깨우는 은은한 도전이 우리의 삶을 더욱 풍요롭고 충만하게 만들 것이기 때문이다. “끝이 새로운 시작이 되듯이, 뒤는 새로운 앞이 된다. 우리 삶 자체가 하나의 커다란 흐름이지 단계별로 단절된 시간들이 아니듯, 우리는 봄에서 여름을 보고, 여름에서 또 가을을 본다. 모든 계절은 무 자르듯 토막토막 잘려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보드랍게 포개 안고 있다. 봄꽃 향기 속에서 문득 여름의 태양 냄새가 느껴지고, 여름날 장대비 속에서 볼을 빨갛게 하고 있는 나뭇잎 하나를 만나게 되는 것이다.”(본문 28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