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톨킨 세계관의 정수를 만나다 :
가운데땅의 모든 시대를 관통하는 대서사시
실마릴리온 + 끝나지 않은 이야기
찬란한 보석 '실마릴'을 둘러싼 요정들과 모르고스의 대결,
불멸에 집착하다 모든 것을 잃어버린 아라고른의 선조들,
<반지의 제왕>의 배경이 되는 힘의 반지 이야기까지
가운데땅의 모든 시대를 관통하는 풍성하고 깊이 있는 신화!
J.R.R. 톨킨의 대표작으로 『호빗』과 『반지의 제왕』이 가장 널리 알려져 있지만, 사실 이들은 톨킨의 ‘가운데땅 신화’ 중 일부에 불과하다. 톨킨의 가운데땅 신화는 20세기와 21세기에 걸쳐 소설, 영화, 게임, 음악 등 문화 전반을 아우르는 판타지의 기원이자 시작이 되고 있으며, 현대 문화를 이해하는 고전이자 걸작의 반열에 올라 있다. 그리고 『실마릴리온』과 『끝나지 않은 이야기』는 그중에서도 톨킨의 세계관을 이해하는 핵심적인 책들이다.
『호빗』과『반지의 제왕』을 읽은 독자들은 이제 톨킨의 가운데땅 여정을 막 시작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두 작품에는 설명되지 않고 모호하게 남아있는 것들이 꽤 많다. 대체 엘베레스와 에아렌딜은 누구인지, 곤돌린은 어디에 있는지, 요정은 왜 ‘서녘’이라는 곳으로 떠나려 하는지, 아라고른의 선조라는 ‘서쪽나라 사람들’은 누구인지 등, 숱한 의문들이 곳곳에 남아있다. 이것은 『호빗』과『반지의 제왕』너머에 엄청난 이야기가 숨어있다는 것을 알게 해 준다. 그리고 그 ‘엄청난 이야기’를 가장 핵심적으로 담고 있는 것이 바로 『실마릴리온』과 『끝나지 않은 이야기』이다.
『실마릴리온』은 세상의 창조부터 『반지의 제왕』까지 이어지는 이야기들의 모음집이다. 수많은 이름과 지명이 등장하는 이 이야기의 규모는 실로 어마어마하다. 처음에는 신들의 기원과 구성에 관한 이야기가 자리하며, 그 후 실마릴을 뒤쫓아 축복받은 땅을 떠난 요정들의 이야기 「퀜타 실마릴리온」이 이어진다. 실마릴을 둘러싼 대모험과 비극이 벌어진 뒤 에아렌딜의 구원 요청을 받아들인 발라들의 반격으로 마침내 대적 모르고스는 파멸하고 결국 실마릴은 하늘과 땅과 바다로 흩어진다. 「아칼라베스」와 「힘의 반지와 제3시대」에서는 누메노르의 몰락으로 가운데땅에 돌아온 서쪽나라 누메노르 사람들의 이야기와 가운데땅을 떠나기 싫어했던 요정들, 그리고 그 사이에서 재기를 꿈꾸는 사우론이 등장한다. 신들이 누리는 영생을 탐하다 사우론의 간계에 빠져 모든 것을 잃어버린 누메노르인들의 이야기는 흡사 한 편의 그리스 비극을 보는 듯하다. 만족할 줄 모르고 계속되는 욕심에 의해 파멸하는 인간들의 모습을 보고 있자면 톨킨이 『반지의 제왕』에서 강조했던, 작고 소중한 것들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게 된다. 이어지는 「힘의 반지와 제3시대」에서는 「아칼라베스」에서 살아남아 가운데땅으로 돌아온 사우론과 요정들의 대결이 벌어진다. 침몰에서 살아남아 가운데땅에 도착한 엘렌딜과 그의 아들들은 누메노르인들의 왕국을 세우고 요정들과 연합해 마침내 사우론을 패퇴시킨다. 그러나 사우론의 반지를 탈취한 이실두르는 반지의 유혹을 거부하지 못하고 자신이 그것을 차지한다. 이것이 바로 『반지의 제왕』 영화의 서막에서 등장하는 장면이다. 그 이후 프로도가 등장해 반지를 파괴하고 요정들이 퇴장하면서, 기나긴 이야기의 막이 내린다.
『실마릴리온』은 이처럼 톨킨이 만든 세상의 역사를 총망라한 책이다.『호빗』과『반지의 제왕』을 재미있게 읽은 독자라면, 또 『호빗』과『반지의 제왕』의 숱하게 남은 의문들이 궁금한 독자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다.
누메노르, 갈라드리엘, 이실두르……
톨킨 세계관의 중심 소재였지만
미처 다 등장하지 못한 이야기들이
지금 다시 무대에 오른다.
갈라드리엘의 설정을 둘러싼 톨킨의 고민
인간적이고 고뇌하는 영웅 이실두르의 최후
피와 맹세로 맺어진 곤도르와 로한의 동맹
간달프가 속한 이스타리와
신비의 돌 팔란티르에 얽힌 배경까지
끝나지 않은 이야기의 향연 속으로
완벽주의자였던 톨킨은 생전에『실마릴리온』의 원고를 숱하게 수정하였고 곳곳에 많은 이야기를 추가했다. 아들 크리스토퍼 톨킨은 이 원고를 정리하여 1977년에 『실마릴리온』이란 이름으로 출간했지만, 완결된 서사를 위해 부친의 원고를 일부 수정하고 편집한 것이 마음에 걸렸다. 이에 크리스토퍼 톨킨은 부친이 남긴 글들을 ‘미완성(Unfinished)’ 상태로 수록하고, 그것에 자세한 해설과 주석을 달아 『끝나지 않은 이야기』라는 책으로 1980년 출판하기에 이른다.
『끝나지 않은 이야기』는 제목 그대로 한 편의 이야기로 완성되지 못한 이야기들의 모음집이다. 어느 정도 완결성을 갖춘 이야기부터, 글의 사이사이에 삽입된 짧은 메모 및 주석들과 가운데땅의 종족과 인물, 사물에 대한 긴 에세이까지 다양한 형식의 글들을 모았다. 크리스토퍼 톨킨은 편집자로서 역량을 발휘해 부친의 글과 자신의 의견을 구분하고 해설을 추가해 부친의 글이 자연스레 읽히도록 편집했다. 이를 통해 『실마릴리온』으로 풀리지 않았던 의문점들에 한층 더 가까이 다가선다.
그래서 『끝나지 않은 이야기』에는 『실마릴리온』에 미처 담지 못했던 매력적인 이야기들이 많이 들어있다. 아라고른의 선조가 살았던 인간 왕국 누메노르의 지리와 기후에 대한 설정과 엘로스의 후예인 누메노르 왕들의 계보, 간달프와 사루만을 비롯한 마법사들의 이야기를 이 책에서 확인할 수 있고, 요정 영주 갈라드리엘과 켈레보른의 과거사, 이실두르의 최후, 그리고 『호빗』과『반지의 제왕』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뒷이야기를 설명하는 내용도 있다. 특히 제2시대와 제3시대를 다루는 2부와 3부는 2022년 9월 아마존프라임을 통해 방영될 블록버스터 드라마 와 긴밀하게 연계되어 있다.
아마존프라임에서 방영될 는 사우론이 강성해지고 강대국 누메노르가 자신의 욕심을 이기지 못해 파멸한 제2시대의 이야기로, 갈라드리엘과 엘론드 등의 요정들과 단편적인 설정들로만 전해지던 전성기의 누메노르인들이 등장한다. 실마릴리온에서도 제2시대에 대한 이야기는 극히 드물기에, 우리는 갈라드리엘과 요정들이 제2시대에 어떤 일을 했는지에 대해 제한적인 정보만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끝나지 않은 이야기』에서는 톨킨이 이 시대에 대해 어떤 설정을 집필했는지, 왜 이 설정들이 『반지의 제왕』과 『실마릴리온』에 드러나지 않았는지 알 수 있다. 톨킨은 죽을 때까지 계속해서 갈라드리엘의 설정을 변경하고 있었으며, 그녀를 실마릴리온에서 벌어졌던 요정의 동족 살해로부터 자유롭게 해주고 싶었다. 또한 그녀가 제1시대가 끝난 후 축복받은 땅으로 돌아가지 않은 이유를 ‘왕국의 지배자’가 되는 것으로 설정하여 능동적이고 야심 찬 인물로 설정하고 싶어 했던 것이 드러난다. 이를 볼 때 갈라드리엘이 『반지의 제왕』에서 절대반지의 시험을 통과하여 ‘왕국의 지배자’가 되는 야심을 포기한 것이 평생 동안 가지고 있던 숙원이자 열망을 포기한, 대단한 사건이었음을 새삼 느낄 수 있다.
또 드라마에서 중요 인물로 등장할 이실두르는 <반지의 제왕> 영화에서 서두에 단 몇 장면만 등장했으나 절대반지를 탐하여 차지하고 거만한 모습으로 고향으로 돌아가다 죽음을 맞아 상당히 부정적인 인상을 남겼다. 그러나 『끝나지 않은 이야기』 속의 이실두르는 절대반지가 가진 무게와 부담을 이기지 못해 엘론드를 비롯한 세 반지의 소유자들에게 이를 이야기하러 가는 것으로 나온다. 뿐만 아니라 그가 전투를 치르고 죽는 과정 또한 격조 있고 비장하게 묘사되어, 톨킨의 작품 속에서 영웅적 면모를 여럿 보여주었던 이실두르의 인물상에 걸맞은 최후를 보여준다.
한편 『반지의 제왕』 영화에서 등장했던 곤도르와 로한의 동맹은 그 배경이 상세히 설명되지 않고 소설의 해설에서만 간략히 등장해 이해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 사루만과의 국운을 건 일전 후에도 곤도르를 도우러 나서는 배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