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웅진주니어 그림책 공모전 대상작. 여러 수작들 중에서도 조원희 작가의 <앗! 줄이다!>는 이견 없이 모든 심사위원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은 작품이다. 다소 꺼내기 어려울 수 있는 현대 사회의 단면을 쉬운 언어와 간결한 그림으로 표현해 모두가 읽을 수 있고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로 승화한 그림책이다. 이야기는 땅에 떨어져 있는 기다란 줄에서 시작된다. 한 아저씨가 회사에 가던 길에 줄을 발견하곤 무심코 당겨 보는데… 의외로 홱 끌려가자 뭔진 몰라도 질 수 없다는 생각에 힘껏 줄을 당기게 된다. 부동산 가는 길이던 아줌마는 집값과 관련된 일일까 싶어 줄에 매달리고, 헬스장 가던 청년은 어떤 자세가 근육을 더 멋지게 보이게 할지 고민하며 줄을 당기고, 소개팅하러 가던 아가씨는 줄을 당기고 있는 청년이 맘에 들어서, 바둑 두러 가던 할아버지는 젊은이들이 하는 일에 자기만 빠지고 싶진 않아서 줄줄이 영문도 모른 채 줄에 매달린다. 그야말로 단박에 커다란 순무 옛이야기가 생각나는 우스꽝스러운 장면이다. 이쯤 되면 이 줄다리기를 마주한 아이의 능청맞은 물음이 확 마음에 와 닿는다. “왜 줄을 당기고 있어요?” 이유가 단순한 짐작이든, 한때 부리고 싶던 오기든, 누구나 다 자기만의 이유를 갖고 줄에 매달려 안간힘을 쓰는데, 실은 이들이 하려 했던 일이나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줄에 매달린 본인조차 잊은 듯하다. ‘무엇을 위해 줄을 당기나요? 무엇이 당신을 행복하게 하나요?’ 무심히 흘려 넘기기엔 <앗! 줄이다!>의 잔상이 제법 진하게 다가온다.
"우리가 사랑한 마법의 공간"
35주년 기념 재개봉, 극장에서 다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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