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는 글 산으로 걸어가 보기를
01 첫 일출을 본 순간부터
그렇게 산이 내게로 왔다
삶이라는 배낭
한 사람의 배낭이 말해 주는 것
산을 오르며 나는 내가 좋아졌다
오직 산과 함께할 수 있기를 바랄 뿐
혼자 걷는 산이 주는 자유
외로움 속에서 알게 된 것
텐트에 비친 그림자
02 조금 괴로워도 무리가 되더라도
또다시 어디론가 출발할 테니까
낯선 산속에서 길을 잃다
서로에게 따스함을
아무리 힘들어도 산 아래 세상만큼 힘들진 않으니까
함께 산에 가고 싶지 않다는 말
이토록 낭만적인 포카라
몸이 나를 배신할 때
나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당신이 먼저 힘내기를
산에 반해버린 사람
만 개의 강을 건널 수만 있다면
03 함께 오르는 산
나를 비추는 빛을 알아볼 수 있을까
산에서만큼은 모든 게 확실하다
예상치 못한 순간, 자연이 준 선물
각자의 방식대로 누리는 산
너와 함께 시간을 낭비하고 싶다
야영지 생활에선 아무것도 숨길 수 없다
그녀들의 산 그리고 나의 산
산 위에서만 느낄 수 있는 맛
사랑하는 이들을 그리워하는 밤
내가 왜 여기 있는지 모른다고 해도
산에서 알게 된 것
04 산과 나 사이
산이 나를 부르고 있기에
그러니 계속 걸을 수밖에
마음속에 높은 발코니 하나
고독에 익숙해지는 법
나를 위해 셔터를 누르는 사람
산에 두고 온 그 말들이 좋아서
영원히 기억하고 싶은 온기
늘 내 곁에 머물고 있었음을
닫는 글 오래도록 산과 함께할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