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털리 부인의 연인>의 작가 D. H. 로렌스의 1915년 작. 급격한 산업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변화해 가는 남녀 관계의 역학 구조를 성(性)을 통해 조명한 장편소설이다. 1840년경부터 20세기 초에 이르는 기간 동안 브랑윈 가의 삼대가 겪는 격동적 삶이 이야기의 중심에 놓인다. 시골에서 농장을 경영하던 브랑윈 가는 삼대에 걸쳐 점차 도시로 이주하게 된다. 도시로의 이주는 곧 의식의 변화를 가져온다. 특히, 더 많은 교육을 받게 된 여성들은 평범한 농사꾼의 아내에서 자아실현을 추구하는 직업여성으로 발전해 간다. 이러한 자의식의 성장은 육체관계를 포함한 남녀 관계에서도 여성이 지배적인 역할을 하게끔 만든다. 1915년 출간된 <무지개>에서 로렌스는 '19세기 사실주의의 관습을 뛰어넘는' 인간 욕망에 대한 탐구를 보여준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무지개>는 출간된 지 채 두 달도 되지 않아 경찰에 압수되고, 법원으로부터 '외설' 선고를 받아 불태워지게 된다. 표면적으로는 '외설성'이 문제가 되었지만, 사실은 작품 기저에 깔려 있는, 모더니티와 군사주의에 대한 냉소가 그들의 분노를 산 것이었다. 일부 비평가들은 '이런 작품은 전쟁 중인 국가의 정신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평론가들은 반동적이긴 했지만 아둔하지는 않았다. 인간에 대한 전통적 관념을 무너뜨리려는 의도를 로렌스가 정말로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로렌스는 공장이나 학교와 같은 근대적 사회 기구들이 인간에게 천편일률적인, 즉 거짓된 겉모습을 부여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무지개>에서 산업혁명이 몰고 온 인간 삶의 급격한 변화를 직접적으로 다루는 대신, 인간의 의식과 감정, 특히 이러한 변화들이 남녀 관계에 가져오는 내제적인 영향을 탐구하는 방식을 택했다. 펭귄 출판사에서 나온 <무지개> 결정판을 번역 대본으로 삼았다. 이 결정판은 기존에 정본으로 익히 알려졌던 케임브리지 대학 판본보다 더 원전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는다. 출간에 참여했던 학자들이 검증한 텍스트를 저본으로 하고, 현존하는 수기 원고, 타자 원고, 교정쇄와 케임브리지 초판 인쇄본의 철저한 상호 대조를 통해 완성했다.
"우리가 사랑한 마법의 공간"
35주년 기념 재개봉, 극장에서 다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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