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 코르뷔지에의 '에스프리 누보 총서' 두 번째 책, 『도시계획』
근대 건축의 최고 거장 르 코르뷔지에가 화가 아메데 오장팡, 시인 폴 데르메와 함께 1920년에 창간한 잡지가 '에스프리 누보'다. 거기에 실었던 글들을 묶어 3권의 책을 펴냈는데 그 첫 권이 작년 4월에 동녘에서 발간한 『건축을 향하여』이고, 오른쪽 날개에 해당하는 책이 바로 『도시계획』이며, 왼쪽 날개에 해당하는 책이 『오늘날의 장식예술』(근간)이다. '에스프리 누보 총서'는 르 코르뷔지에가 젊은 날에 지녔던 진취적이고 개혁적인 사고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책으로 건축인들의 필독서다.
건축과 도시를 떼어 놓고 생각할 수는 없지만 『건축을 향하여』가 근대 건축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 책이라면 『도시계획』은 제목처럼 도시에 관한 책이다. 이 두 권은 각기 독립성을 가지면서 상호 보완적인 성격을 띤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건축을 향하여』가 건축계의 영원한 고전으로 꾸준히 읽히고 있는 반면 『도시계획』은 상대적으로 덜 주목을 받았다. 제대로 번역된 한국어판이 출간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1977년 산업도서출판공사에서 『유르바니즘』이라는 제목으로 해적판이 출간되긴 했으나, 한글세대가 읽기에는 적절하지 않은 편집이고, 절판된 지 오래되었다.)
프랑스에서 출판된 것이 1925년이니, 근 80년 만에 한국의 독자들은 '르 코르뷔지에 재단Fondation Le Corbusier'과 정식 계약을 맺고 펴낸 프랑스어 완역판 『도시계획』을 만나게 된 것이다.